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12-30   1135

파병반대국민행동 2004 송년 반전 평화 결의문

2004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우리 정부가 이라크 국민들과 세계에 저지른 불법과 불의에 항거하여 쉼 없이 투쟁해왔습니다. 한 겨울의 칼바람이 몰아치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우리는 단호히 선언합니다. 파병의 연장은 전쟁범죄의 연장입니다. 국민 모두를 학살과 폭력의 악순환에 연루시키는 파병을 단 하루도 연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전범의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통한의 눈물을 삼킵니다. 새해를 기다리며 전 세계 인류가 평화를 기원하는 이 시간, 우리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파병연장 동의안을 합의처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논쟁도 토론도 없이 흔쾌히 이라크 시민을 박해하고 세계에 폭력의 악순환을 가져올 범죄행위를 돕는 거수기가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난 해 이 시간, 우리는 2004년을 맞이하며 다가올 총선을 통해 국민을 위한 정치, 평화와 화해의 정치, 나라의 자주적 발전과 세계인류의 공존을 가져올 새로운 큰 정치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기원했습니다. 우리 국회가 평화를 향한, 그리고 민주주의와 자주권을 향한, 우리의 양심과 신념을 실천해 줄 것을 소망했습니다. 그러나 새로 구성된 17대 국회는 추가파병안에 대한 재검토를 거부했고, 파병연장안마저 공청회 한 번 없이 통과시키려 합니다.

정부와 국회는 전쟁에 반대하고 파병에 반대하는 국민 대다수의 염원을 무시해왔습니다. 미국을 돕기 위해 국민의 파병반대여론을 묵살했습니다. 정부와 국회의 그릇된 선택은 침략을 부인하는 헌법을 훼손하였고 국민 모두의 자긍심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김선일씨의 억울한 죽음마저도 국익의 이름으로 무시되었습니다. 정부와 국회의 비정한 선택은 국민 모두를 폭력의 악순환에 휘말리게 했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이라크 시민들을 적대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오늘 우리는 국회가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2년여 동안 평화를 실천하는 정부, 국민의 양심을 올바로 대변하는 국회, 세계평화를 위해 주권을 올곧게 행사하는 떳떳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워왔지만 역부족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새롭게 떠오를 새해 새날을 떳떳하게 맞이할 수 없습니다. 새해 복을 빌기에 앞서 먼저 용서를 빌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라크 시민여러분, 그리고 세계 시민 여러분, 용서하십시오. 우리는 우리 정부가 국민의 이름을 팔아 불의에 협력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저앉지 않을 것입니다. 이라크에 우리 군대가 가 있는 한, 죄업의 시간은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투쟁은 다시 시작됩니다. 오는 3월20일 이라크 전쟁 2주년을 계기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종식시키고 자이툰 부대를 철수시키기 위한 새로운 범국민 운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라크 파병연장을 막지 못해 가슴시린 이 겨울, 우리는 또 다른 평화의 대행진, 새로운 반전평화의 봄을 준비할 것입니다.

이라크에 평화를! 한반도에 평화를!

침략자 미군은 이라크를 떠나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자이툰 부대 철수하라!

파병연장은 전쟁범죄 연장이다. 국회는 파병연장 거부하라!

2004. 12. 30.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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