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3-27   451

퇴근후 소주잔 대신 촛불 들고 국회로!

노동시민단체 활동가들, 핸드폰으로 1인당 5명씩 모으는 중

사막의 모래광풍은 아니지만, 여의도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다.

황사를 동반한 차가운 바람은 아지랑이 일렁이는 봄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

오후 4시 33분, 적막한 오후의 나른함을 찢는 전화벨이 울렸다.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울먹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당장 핸드폰으로 1인당 5명씩만 불러모아 주세요. 우리 국민이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걸 세계에 알립시다. 지금 국회 앞 농성장에는 100여 명의 원로 시민운동가들만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을 뿐입니다. 이 힘으로는 국회 파병 동의안 부결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 같아요. 힘없는 원로 운동가들과 경찰이 국회 앞에서 맞붙는다면 당근 경찰이 이기겠지요. 우리는 지금 지난해 겨울, ‘미선이 효순이 사건’ 때 보여줬던 단결된 촛불의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저녁 7시 퇴근 후에 국회 앞으로 모이자고 전달해주세요.”

긴급 통화로 1인당 5명씩 모아달라는 호소는 지금 우리 국민이 처한 위중한 상태를 반증하는 것 같다.

국제적 반전여론이 심화하고 있는 요즘, 참여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청에 움찔 한번 못하고 일사천리로 파병을 통과하려 하고 있다. 한국 젊은이들을 명분 없는 전쟁터로 몰아넣고, 역사 속의 ‘전범국가’로 만들려는 참여정부의 속내는 진정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한 386세대는 “지금 당장 화염병을 들고 청와대로 진격하라!”는 한 활동가의 충고는 무심결 흘려 듣기엔 가슴 속 울림이 큰 것 같다.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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