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신뢰성과 공정성 의심받는 선관위, 이대로는 안 된다

 

신뢰성과 공정성 의심받는 선관위, 이대로는 안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난 4월 11일 19대 총선 개표당시 서울시 강남구을 선거구 개표과정에서 제대로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 무더기로 발견되었고, 투표함 이송과정에서도 참관인이 동승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었다. 투개표 관리에 커다란 허점이 발견되었음에도 선관위는 업무처리가 미숙했다고 해명할 뿐 이를 중대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다. 선관위의 해명대로 실수일수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면밀히 조사해 전말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관위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의 신뢰회복을 위한 조직 개편과 투개표 관리 체제 전반의 쇄신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숙했지만 공정한> ⓒatopy


<미숙했지만 공정한> 일러스트 ⓒatopy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사건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 문책해야

 

선관위의 선거관리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것은 비단 이번 사례 때문만은 아니다. 투표 하루 전인 4월 10일 선관위는 모바일 웹페이지에 투표 시간을 오후 8시로 잘못 표기하여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선관위는 선거 하루 전날까지도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정보인 투표시간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일 오전에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이 되지 않거나 투표소 검색이 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이를 ‘사이버 선거방해행위’로 규정하며 중앙선관위에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중앙선관위는 자료 중 일부만을 공개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관련하여 특별검사가 임명되어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선관위에 대한 불신은 회복되고 있지 못하다. 또한 10.26 재보궐선거에서 투표소가 대거 변경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선관위로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투명하지 못하게 조직을 운영한 선관위가 자초한 일이다.

선관위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가져온 사례도 부지기수다. 선관위는 2010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쟁점’이라는 공직선거법에도 없는 규제조항을 만들어 ‘무상급식’과 ‘4대강사업’에 대한 정책운동과 정책선거를 가로막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정부여당에 불리한 정책적 쟁점이 생성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또한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에서는 ‘투표인증샷 규제지침’을 발표해 투표참여운동조차 방해한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역시 투표율이 낮으면 유리한 정당에 눈치를 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었다. 최근 재외국민투표가 실시되고 있는 해외 공관 앞에서 진행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1인 시위를 제지한 사례도 선관위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선관위 조직개편과 투개표 관리 쇄신 위한 특단의 대책 필요

선거관리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을 의심받는 선관위는 존재가치가 없다. 신뢰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 없이는 8개월 남은 대통령선거에서도 선관위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될 것이다. 우선 선관위 사무처의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 공정성과 신뢰성의 위기를 불러온 사무총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투개표 관리에 있어서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훼손의 위험성이 크고 각종 의혹을 키운 종이투표함을 철제투표함으로 교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전자개표기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번에 논란이 된 투표함 봉인과 봉쇄에 대한 절차도 보다 투명하고 엄정하게 강화해야 한다. 또한 투표관리관과 투표참관인이 반드시 투표함 이동 과정에서 참여하도록 하는 등 절차의 강화가 필요하다. 선관위 조직에 대한 개편과 투개표 관리에 대한 특단의 쇄신 없이는 선관위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수 없음을 선관위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AW20120416_논평_선관위.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