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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감시센터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 국민이 감시합니다

  • 칼럼
  • 2012.07.26
  • 2256

 

 

무분별한 제도 개선을 앞세우기보다 조용한 실천이 필요

 

 

19대 국회 출범과 함께 시작된 여야의 이른바 ‘특권 폐지’ 경쟁이 치열하다. 국회가 의정활동과 무관한 ‘특혜’들을 없애고,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특권 폐지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짚어볼 지점이 있다. 


먼저 여야의 선명성 경쟁이 왜곡된 개선안과 담론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제기되는 ‘특권폐지안’에는 ‘특권’이라 호명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안과 자칫하면 권력분립 하에서 입법부에 부여된 정당한 권한까지 약화시킬 수 있는 안까지 무분별하게 혼재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의정활동에서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자는 안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6월 세비를 반납했지만, 당 내에서 제기된 반론처럼 국회의원은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도 정책을 연구하고, 유권자를 만나는 활동을 수행하며,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 국회 파행을 해결할 정치력을 발휘하고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매진하기보다, 노동자의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악용되어 온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개념을 차용한 발상이 안타깝다. ‘국회폭력 처벌 강화’는 어떠한가. 지난 18대 국회 기간 몇 차례 발생한 국회 내 폭력이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날치기와 직권상정의 반복이라는 원인 진단은 제쳐두고, 입법부 내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사법권의 개입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입법부 내 갈등 해결의 자율성을 부여한 취지와 어긋난다. ‘국민소환제’ 역시 마찬가지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이 대표자의 오류를 시정할 적절한 방안을 찾는 것은 필요하지만, 소환의 남발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법안 발의부터 하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선명성만 앞세운 채 입법부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국민의 대표 역할을 망각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서는 곤란하다.  


다음으로 제도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다. 행태에 대한 성찰 없이 제도만 바뀐다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물론 참여연대도 창립 이래로 끊임없이 국회 개혁을 위한 제도 개선을 제기해왔고, 최근 논의되는 ‘의원 영리행위 겸직 금지’도 참여연대가 꾸준히 제기해 온 안이다. 하지만 제도가 모든 것을 규정할 수는 없기에 제도를 실천하는 ‘행위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국회 윤리특위의 경우, 현실에서 왜곡된 동료 의식으로 종종 기능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던 만큼, 선수가 높은 3선 이상의 의원들을 윤리특위에 배치하는 방안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19대 국회 첫 윤리특위는 15명의 위원 중 10명이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되어 사실상 ‘권위 있는’ 윤리 심사 기구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되었던 강용석 전 의원의 경우에도 제도의 부실 이전에 의원들이 제명에 찬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불체포 특권도 마찬가지다. 불체포 특권은 국회가 거대한 행정부 권력을 견제하도록 역사적으로 형성된 권한이다. ‘포기’를 선언할 대상도 아닐뿐더러 제도적 제약을 우선시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당과 의원들이 방탄국회를 여는 등 ‘남용’을 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얼마 전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서 볼 수 있듯이 인식과 행동은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말하자면 국회의원의 이른바 ‘특권’은 무슨 커다란 개혁을 하는 것처럼 여야가 떠벌릴 사안이 아니다. 불합리한 제도가 있다면 개선안을 검토하고, 권한의 취지와 다르게 남용되지 않도록 행동으로 보여줄 일이다. 그런데 최근 여야의 행태를 보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에 편승해 무분별한 제도 개선안만 제기한 채 정략적으로 '특권폐지론‘을 활용한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내부의 자정 결의를 다지고 실천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와 같은 행태는 오히려 국민의 정치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두언 의원 체포 동의안 부결 사태가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제 ‘특권 폐지쇼’를 중단하고 조용한 실천을 보여줄 때다. 


황영민 간사(의정감시센터)

(이 글은 7/25자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 아래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 논란'에 대한 의정센터 실행위원의 관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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