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국회 2003-02-17   643

“정치개혁 지금이 호기다”

시민단체·학계·법조계·정치권 망라 정치개혁범국민협의회 발족

▲17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시민단체, 여야 정치인, 학계와 접조계 인사들이 참여한 ‘정치개혁추진범국민협의회’가 발족식을 개최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주도적으로 준비해온 정치개혁을 위한 범국민적 기구가 닻을 올렸다. 17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는 시민사회단체·학계·법조계·여야 의원 및 정치권 인사들로 구성된 ‘정치개혁추진범국민협의회(이하 범국민협의회)’가 발족식을 가졌다.

범국민협의회는 발족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지금 거대한 세계사적 변화의 흐름 속에 놓여 있고, 특히 지난 대선은 전 국민이 변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면서 “정치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소명으로, 범국민협의회는 국민참여를 통한 새로운 한국정치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족식에 참여한 여야 의원들과 학계 인사들도 “이번에는 정치개혁의 여건이 호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범국민협의회는 대표단, 고문단, 운영위원회, 추진위원 등 크게 4개의 조직으로 구성됐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대표단은 명망성과 공신력을 갖춘 5명 내외의 인사들로 조만간 구성될 전망이다. 자문기구의 위상을 갖는 고문단에는 이세중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강원룡 목사,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참여했다.

특히 협의회의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할 운영위원회는 시민단체와 여야 정당을 망라한 20여 명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됐고, 공동위원장은 시민단체를 대표해 이남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이, 정당을 대표해 각각 이부영 한나라당 의원과 이해찬 민주당 의원 3인이 맡았다.

추진위원들은 여야 정치인 76명, 시민단체 72명, 학계와 법조계 24명 등 170여 명의 인사들로 구성됐다. 특히 시민단체가 정치권의 개혁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기준으로 삼았던 여야 정치인의 참여도가 비교적 높다는 평이다.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이부영 전재희 김부겸 김홍신 등 31명의 의원이 운영위원회 및 추진위원의 자격으로 참여했고, 민주당에서는 김원기 김근태 김영환 송영길 신기남 등 27명의 현직 의원들이 참여했다. 민주노동당은 노회찬 장상환 천영세 등 12명의 핵심 당직자들이, 개혁당은 김원웅 의원을 비롯한 5명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범국민협의회는 앞으로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 △정당 민주화 및 정책정당화 △국회기능 활성화와 국회 중심의 생산적 정치 △유권자 의사가 올바르게 반영되는 선거제도 마련 등 크게 4가지 기조 아래 개별 개혁안의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3월경에 ‘정치개혁 국민대토론회’ TV생방송을 4회 정도 추진하고, 한국정치의 비전·제도개혁안·입법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국정치 개혁안’이라는 보고서를 4월초에 작성해 국회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회를 맡은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오늘 참여한 여야 정치인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들어보니 이번에는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강재섭 한나라당 의원)의 시한인 오는 6월 이전에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이 정치개혁의 최적기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재섭 한나라당 의원이 범국민협의회 발족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국회 제도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재섭 한나라당 의원이 격려사를 낭독해 큰 관심을 끌었다.

강 의원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선거가 막 끝나고 여야의 입장차가 벌어지기 전에 정치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면서 “이 시점에서 정치개혁추진범국민협의회가 발족한 것은 큰 용기를 주는 일로, 저도 국회에서 정치개혁 과제를 관철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먼저 국민이 원하는 정치개혁 과제부터 다루고, 국회의원간 게임의 룰을 다루는 정당간의 사안은 나중에 다루자”면서 “특히 시민단체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공평무사하게 일을 하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개혁파를 대표하는 ‘국민속으로’의 핵심 인사인 이부영 의원의 격려사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부영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개혁의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금 각 당이 정치개혁을 얘기하지만 정치개혁의 핵심인 지역구 문제는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막혀 지지부진하다”면서 “한나라당의 개혁의지가 높다면 ‘국민속으로’를 해체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개혁의지가 후퇴한다면 저희들은 또 다른 각오를 할 것이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 밖에 여야 의원들과 학계 인사들은 대체로 이번 범국민협의회의 정치개혁 제도화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범국민협의회가 외연이 확장되고 공감대도 높여야 한다. 민주당도 앞으로 더 많은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번에는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힘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서 “정치개혁은 항상 정치권에서 동맥경화 현상을 보였는데, 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국민기구가 그런 점에서 유효성과 실천적 대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 역시 “여야가 같이 참여하고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도 참석하면서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학계 추진위원으로 참석한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대선 이후 시대적 분위기가 정치개혁 반대세력에게 위기감을 주고 있고, 노사정위원회처럼 이해 당사자가 모두 참여하고 있는 범국민협의회의 성격상 합의안을 만드는 데 힘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대단히 유리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범국민협의회의 향후 사업계획 발표에 나선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는 “여기 강재섭 의원도 나와 있는데, 국회 정치개혁특위와도 일정한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서 “현재 정치개혁특위 허태열 한나라당 간사와 천정배 민주당 간사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논의가 굉장히 유리하다”며 정치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장흥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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