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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 2021.02.25
  • 401

민주당의 ‘언론피해구제’ 법안들, 언론의 책임성 제고와 피해 구제에 미흡하거나 부적절해

법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은 졸속 입법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포털, SNS, 유튜브 등으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의도적인 허위조작정보의 급속한 전파로 인한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하고 예방책을 마련하겠다며 소위 ‘언론피해 구제 6개 법안’을 발의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발생하는 피해구제를 실질화하고 언론의 책임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특히 영향력이 아주 큰 포털과 유투버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편견과 증오를 조장, 증폭시키는 사례는 대폭 늘고 있으나 이로 인한 피해 구제는 기존의 법제도로는 해소하기 어려워 이들 미디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는 언론피해 구제 법안들은 이러한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언론의 책임성을 높이고 피해구제를 실질화하기에는 미흡하거나 심지어 부적절해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언론피해 구제 법안 중 3배수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대표발의)의 경우, 피해구제를 현실화하고자 하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인 ‘불법 정보 생산·유통’의 개념이 불명확하여 적용대상 여부가 자의적이거나 모호할 수 있다. 또한 적용 대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을 포괄하고 있어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자기검열 및 위축효과를 야기할 우려도 있다. 또한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는 기존 정보통신망법에 형사 처벌 규정이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새롭게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진실한 사실에 대해서조차 명예훼손죄로 처벌하여 소비자의 품평,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 등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법개정 취지인 언론피해 구제의 현실화를 위해서라면 오히려 입법 예고된 상법 개정안의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 도입으로도 충분히 달성가능하다.  

 

댓글로 인한 피해 확산을 막는다며 서비스 운영자에게 임시조치 의무를 지움으로써 게시판 운영까지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양기대 대표발의)의 경우, 공적 사안에 대한 여론 형성 자체를 차단하거나, 인터넷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실제 게시판 운영 제한조치가 이뤄질 경우 합법적인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의 댓글도 비공개되어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의 표현의 자유도 침해할 수 있어 위헌적이라 할 수 있다. 

 

언론중재법안 개정안(신현영 대표발의)은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당사자의 구제 수단으로서 열람차단청구권을 도입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닌 경우까지 “사생활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면 열람 차단이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은 공적 영역에서의 국민의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할 수 있다. 공적 인물 및 공적 관심사에 대해서는 적용 예외 규정을 두는 등 법개정 취지에 맞게 보다 정교하고 적확한 내용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언론 피해로부터 실질적인 구제가 가능하도록 정정 대상이 된 언론보도와 같은 시간‧분량‧크기로 정정보도를 하도록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은 필요하다. 

 

이번 6개 법안과 별개로 민주당 정필모 의원, 김승원 의원 등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국민이 이사 선임을 할 수 있도록 한 방송법 등 개정안과, 취재·제작, 편집의 자율성 보장과 포털의 사회적 책무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각각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이야말로 시민사회가 그동안 언론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성 강화를 위해 꾸준히 제시해 온 개혁 방안을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이 통과시키겠다는 법안 목록에 이들 법안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언론의 책임성 제고와 피해구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안이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침해하거나 희생시키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언론피해 구제 6개 법안’은 그 필요에 걸맞은 법안이라고 보기엔 미흡한 반면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우려하게 한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아울러 민주당은 그동안 시민사회가 제기해왔던 개선 방안들, 즉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취재, 편집권 독립을 위한 편집위원회 설치, 포털의 사회적 책무성 강화를 위한 신문법 개정안 처리 등을 후순위로 두어서는 안 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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