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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연구소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소입니다

  • 시민교육
  • 2009.12.02
  • 6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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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연구소가 지난 10월부터 시작한 ‘참여사회포럼: 대화’(이하 ‘대화’)의 세 번째 모임이 12월 1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렸다. 이 날은 한국종합예술학교 총장을 지낸 황지우 시인이 ‘창의성과 문화적 상상력’을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참여사회연구소황지우 시인은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창조에 대한 일반의 가장 큰 오해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하는데 인간이 하는 것 중에서 무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창조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유에서 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주어진 것으로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창조란 이전에 전혀 없던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이전에 있던 것과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아마데우스’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이 작품에서 살리에르와 모차르트, 두 유형의 예술가를 볼 수 있습니다. 살리에르는 이미 있는 규칙이나 캐논에 잘 맞춰서 만들어가는 작가, 예술가였다면 모차르트는 이미 있는 캐논, 즉 주어진 것으로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입니다.”

황지우 시인은 창의성에서 중요한 ‘주어진 것으로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을 만들려면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해야 하는데 한국의 공교육은 학생들이 확산적 사고를 할 수 없게 하고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만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라는 용어는 조이 길포드(Joy Paul Guilford)라는 미국의 심리학자가 ‘인간지성의 본질(The Nature of Human Intelligence)’이라는 책에서 쓴 개념이다.  길포드에 의하면 수렴적 사고란 사지선다형 문제의 정답을 고르는 것처럼 크게 창의성을 요하지 않는 일들에 필요한 사고 능력이다. 확산적 사고란 다양한 해결방안들을 탐구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사고과정이다. 이는 논리적인 단계적인 단계들을 거쳐 '정답'에 이르는 수렴적 사고와는 반대되는 성격을 띤다.

황지우 시인은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가 변증법적으로 피드백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해방이후 우리 나라의 학교교육은 수렴적 사고만 강제하고 있습니다. 단 하나의 정답, 밑줄 하나 긋고 여기에 가장 가까운 것을 1~4번 중에 찍는 것이죠. 비슷해도 틀렸다고 합니다. 생각의 매커니즘을 수렴적 사고에다 찍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초등교육, 중등, 대학교육까지 제도화된 교육이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을 얼마나 멸균시켜버리고 있습니까”라고 말하며 아이들 안에서 자라나는 창의적인 싹을 학교교육이 얼마나 무자비하게 잘라버리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다함께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사회에서 모차르트가 자란다면 아마 (정신)병원에 가거나 아파트에서 투신할 것입니다. 다행히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홈스쿨링을 받은 것이죠. 우리 나라 대학생들을 만나면 서울대, 연고대까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대학 다니는 학생들은 수렴적 사고만 강요하는 교육제도에서 부여받는 석차로 자신의 능력을 재단하는 컴플렉스가 있습니다. 인생 전체가 그것으로 멍드는 것입니다. 수능시험 오지선다 찍기로 결정된 순위가 그 사람의 20~30년을 지배합니다.”라며 창의적인 일을 할 기회가 우리 교육풍토에서 봉쇄 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황지우 시인은 창의성과 관련해 확산적 사고 못지 않게 '몰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심리학자들의 조사를 종합해 놨는데 세계수준의 전문가, 마에스트로가 되는 자들을 보니까 1만 시간, 에누리 없이 1만 시간을 몰입을 했더라’며 제일 집중이 잘 되는 시기인 중학교 시기부터 대학교 시절  한 분야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교육시스템이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예술이 됐든 과학이 됐든, 체스가 됐든. 우리 아이들이 가진 능력 심해에 집어넣어서 몰입시키면 폐활량이 커져 어느 분야에서든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수렴적 사고로 재단돼 있는 수능, 아이큐에서 빨리 해방시켜서 좋아하는 분야에 몰입하게 해야 합니다. 제도교육의 커리큘럼 구성도 다시 해야 합니다”라며 현재의 교육제도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 속에 있는 잠재력이 사장되지 않게 참여연대가 각별히 연구해 시민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사회연구소공교육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서 남들이 인정하는 시인이 되었냐는 시민의 질문에 황지우 시인은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열심히 하지 않았고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비웃었던 사람’이라며 학생들이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고 있는 현재의 교육 상황을 비판했다.

소통과 창의성의 관계를 묻는 시민의 질문에는 ‘타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사유하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티비티가 나온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으면 크리에이티비티는 불가능하다’며 소통 속에서 발산적 사유가 확장이 되고 그 속에서 창의적인 지식이나 인식이나 예술작품의 창작이 가능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렴적 사고를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시스템이 현재의 문화적 상황을 고착시키고 있고 그런 식으로 교육정책을 드라이브하고 있는 현 정부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지우 시인은 한국예술종합대학 총장 시절 문화관광부는 실기교육만 하라고 말하고 본인은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통섭교육으로 전환하려고 했는데 일단 좌절했고 되찾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지우 시인은 예술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천동설이 지배하던 시기에 지동설을 주장하는 것처럼, 도저히 못 받아들일, 그래서 화형에 처해지거나 감옥에 가야 할, 그 정도로 대담한 생각을 하라'며  그 정도라도 해야 우리 나라의 문화적 고착상태가 조금은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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