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연구소 칼럼(ip) 2009-08-17   5439

오마이뉴스·참여연대·참여사회연구소 공동 기획, 광장을 열어라 ⑬

시민들 자발성 틀어 막는 ‘광장 죽이기’  


[광장을 열어라 ⑬] 대안문화 형성되는 공간, 그대로 살려야


노회찬

MB 정부의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침해와 광장공포증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서울광장 경찰버스 봉쇄가 이어지고 있고, 서울시는 문화행사 이외에는 사용 제한을 내걸었습니다.  광장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시민사회와 야당은 광장의 위기에 맞서 주민직접발의라는 직접민주주의의 방법으로 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찾아오는 서울광장조례개정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광장을 열어라’는 주제로 공동기획을 진행합니다. 독자여러분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 문화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야4당은 3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 광장에 표현의 자유를!’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화 시위가 금지된 광장은 닫힌 공간’이라고 주장하며 광화문 광장 조례안 폐지를 촉구했다. 
ⓒ 권우성  광화문광장
 
 



지난 6·10항쟁 22주년 문화제를 서울광장에서 치르기 위해 진보신당은 민주당, 민주노동당의원, 당원들과 함께 밤샘 농성을 해야 했다. 서울시가 6·10항쟁 기념 문화제가 서울시 조례에 명시된 ‘건전한 문화활동’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허방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87년 민주화 투쟁에서 2002년 월드컵 그리고 2008년 촛불까지 시민들이 만들어 온 서울광장의 역사를 서울시는 ‘건전한 문화활동’만 해야 한다는 조례를 들먹이면 지워버리려 하고 있다.



결국, 시민들의 자유로운 발언과 대화의 공간인 서울광장을 봉쇄하려는 서울시의 반역사적 행태에 맞서 서울광장을 시민에게 다시 안겨줘야 한다는 뜻이 모여 서울광장조례개정 시민캠페인단이 구성되었고 지난 6월24일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광장조례개정을 통해 시민이 운영에 참여하고 국민의 기본권이 지켜지는 광장사용의 권리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광장 발전, 시민들 자발적 움직임으로만 가능



돌이켜 보면 지난날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만들어온 광장의 역사는 우리에게 시청 앞을 드넓은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게 하였다. 시민들의 역동적인 몸짓과 소리가 어느 것에 구속됨이 없이, 어느 영역에 한정됨이 없이 문화든, 놀이든, 정치든 어떤 영역이 함께 해도 어색함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그것은 매우 새롭고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광장의 문화였다.



그러하기에 서울광장을 일방적인 그 무엇으로 그 어떤 것으로 한정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응원만의 광장으로, 촛불만의 광장으로, 문화예술만의 광장으로 한정하려 하지 말자. 때로는 촛불이기도, 때로는 문화공연의, 응원의 광장이기도 하며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는 광장이 서울광장이다.


  
  
▲ 문화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야4당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화문 광장을 소통의 공간으로 개방’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광화문광장
 
 



서울시가 조례를 들먹이며 광장에서 시민들의 자유롭고 자발적인 몸짓과 소리를 제한하려 하는 것에 대한 분노는 민심을 듣지 않고 통제하려는 앙상한 서울시의 태도 때문만은 아니다. 서울광장이 갖는 무한한 가능성을 최대한 가꾸고 발전시켜 가기 위해서이다. 시민의 창조적 에너지가 발현되는 공간, 새로운 정치문화, 축제문화가 만들어지는 공간, 미래사회를 위한 대안문화가 형성되는 공간으로써 서울광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서울광장의 올곧은 발전은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집단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며 참여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애초 서울광장문화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발전해 온 것이니 특정집단이나 개인이 이를 무리하게 정리하려 한다면 그동안 가꿔져온 광장문화를 퇴보시키는 역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서울광장을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서울광장사용조례개정 청원운동에 진보신당 대표로서 그리고 한 명의 서울시민으로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서울광장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노회찬 기자는 진보신당 대표입니다.
 
 

기사원문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9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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