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책임자 거라브 제인 옥시 전 한국 사장 수사 받도록 조치하라

피해자들, 옥시(Reckitt) 본사 CEO에 공개서한 보낸다
“참사 책임자 거라브 제인 옥시 전 한국 사장 수사 받도록 조치하라”

Reckitt 전 한국 사장인 거라브 제인 현 인도 사장 수사 응하도록 조치하라 요구

락스만 나라심한 Reckitt CEO에게 피해자 모두에 배상 책임 요구 

가습기행동20210527_옥시(Reckitt) 영국 본사 CEO에 공개서한 보낸다
10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함께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10주기 비상행동(준)>의 피해자들이 27일 오후 12시에 옥시(Reckitt) 한국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Two IFC 정문 앞에서 영국에 있는 Reckitt 본사의 락스만 나라심한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며 서한에 담긴 요구사항을 밝혔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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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영국본사 레킷(Reckitt)과 락스만 나라시만 CEO 에게 요구한다

 

1.  옥시불매운동, 레킷불매운동은 계속된다. 

회사 이름을 바꾸었더군요.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에서 레킷(Reckitt)으로. 한국지사 이름은 더 자주 바뀌었지요. 옥시 → 옥시RB → RB Korea → Reckitt 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는 건 귀사의 자유지만, 그런다고 귀사가 행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죄와 책임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번에 내세운 회사 이미지는 “HYGIENE, HEALTH, NUTRITION의 최상의 제품이 더 깨끗하고, 건강하고, 튼튼한 세상을 만들어 나갑니다”더군요. 2015년 처음 귀사의 영국 본사 항의 방문 때 동행했던 백도명 서울대학교 교수가 “레킷벤키저가 일으킨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그들이 내세우는 Hygiene, Health, Home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 위생과 건강 그리고 가정을 위하고 지킨다고 했지만 가정을 파괴했고, 건강을 해쳤으며 위생을 망쳤다”고 일갈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옥시’라는 이름은 ‘가습기살균제’를 떠올리게 하고 곧바로 ‘옥시불매운동’으로 연상됩니다. 지금도 옥시불매운동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귀사의 홈페이지에 나온 제품 이미지를 옮깁니다. 혹시 한국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이들 제품을 본다면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옥시불매운동 대상 제품’임을 상기시켜 주려 합니다.

 

2021년 5월 27일 현재 옥시(Reckitt) 판매 제품.

옥시(Reckitt)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9가지 제품들, 살균제, 약품, 세탁제, 습기제거제 등으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책임을 묻는 옥시불매운동 대상들이다. <사진=Reckitt 사이트>

 

2.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책임을 다하라. 올해 8월 31일 참사 10주기 때까지 응답하라.  

나라시만 사장님, 2019년 11월 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귀하를 만나러 갔을 때 보여준 물품을 기억하나요? 그것은 한국의 인천에 살던 한 아이의 장난감이었습니다. 글을 배우고 익히는데 도움이 되도록 물건의 그림에 이름이 적힌 것이었습니다. 3살짜리 그 어린 남자 아이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에 노출되어 세상을 떠나야 했던, 귀사 레킷이 만들었던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희생자였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상징했던 그 물건을 귀하는 물끄러미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손에 쥔, 미리 적어온 종이를 보면서 사과 발언을 했습니다. 마지못해 나왔음이 역력한 기색이었지만 특조위는 귀하과 귀하의 동료들이 최소한의 양심과 진심을 갖고 사과의 말을 하고 있을 거라고 믿으려 했습니다. 귀사의 전임 CEO가 2016년 말 한국의 국회의원단이 피해자들과 함께 방문했을 때도 그랬으리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옥시 영국본사 CEO의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관한 두 번째 사과도 옆구리 찔러 절 받기 식으로 진행됐고 귀하의 사과문은 귀사 홈페이지에 올라 왔습니다(사과문 보기). 귀하는 사과문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모든 한국의 피해자들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며 가슴깊이 사죄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며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분명히 밝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억하시지요? 나라시만 사장님! 귀하가 했던 그 약속을 이제 분명히 지켜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귀하를 만난 자리에서 특조위가 했던 제안을 이제 우리 피해자들이 다시 제안하고 요구합니다.

 

첫째, 한국정부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라고 인정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에 의한 구제인정자에 배상하라. 

한국 정부의 피해인정대상이 폐손상에서 태아, 천식, 폐렴, 간질성 폐질환 등으로 확대된지 오래입니다. 2021년 5월 26일까지 피해신고자가 7,459명이고 이중 사망자는 1,659명이나 됩니다. 그리고 피해인정자가 모두 4,117명으로 늘었는데 귀사의 피해배상은 소수의 폐손상 피해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더디긴 하지만 한국의 국회와 정부가 두 번이나 법을 개정해 가면서 피해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를 귀사는 빨리 수용해서 배상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왔어야 합니다. 사실 귀사가 다 해야 할 일을 한국 정부와 국회가 그리고 한국인들의 세금으로 다 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귀사는 온갖 이유와 핑계를 대면서 제대로 된 피해 배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귀사의 박동석 한국지사장은 2019년 특조위 청문회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책임론을 꺼내서 온갖 비난을 자초한 바 있습니다.

나라시만 사장님! 귀하께서 2년 전 특조위 대표단과 피해자들에게 한 사과의 말과 약속은 빈 말이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벌써 10년이 되어가는 이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바랍니다. 오는 8월 31일이면 이 참사가 알려진지 만 10년이 됩니다. 그때까지 한국 정부가 인정한 피해구제 인정자들에 대해서 완전한 배상계획을 제시하기 바랍니다. 더불어 아직 인정되지 않고 있는 다른 피해신고자들에 대한 배상 대책도 같이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옥시 책임자’인 전 한국지사장 거라브 제인이 한국 검찰의 수사에 응하도록 조치하라. 

거라브 제인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으로 인한 피해자가 가장 많이 나오던 시기에 레킷의 한국지사 마켓팅 총괄이사와 사장을 지낸 핵심 인물입니다. 그 때문에 2016년 한국 검찰이 첫 번째 수사 때 거라브 제인을 소환했는데 지금까지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 정부가 인터폴에 수배를 의뢰해 현재까지 적색수배 상태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귀사는 거라브 제인을 그들의 가장 큰 시장인 인도지사장에 앉혀놓고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2년 전 특조위가 찾아갔을 때, 귀하는 거라브 제인 전 한국 사장에 대해 ‘개인 문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어떻게 ‘거라브 제인 개인 문제’입니까? 한국 지사의 간부이자 책임자로서 많은 급여를 받으면서 행한 일입니다. 당연히 귀사 차원에서 거라브 제인 문제를 해결해야 마땅합니다.

이제라도 한국 검찰의 수사와 특조위 조사에 응하도록 조치하기 바랍니다. 이 문제 역시 참사가 드러난지 10년째인 오는 8월 31일까지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기 바랍니다. 

 

이상의 두 가지 요구는 최소한의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구제인정자에 대한 배상과 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문제해결을 위해 가장 기본적 사항들입니다. 이 두 가지의 해결을 계기로 ‘피해대책, 진상규명, 재발방지’라는 문제 해결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도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데톨 회사’로 널리 알려진 레킷의 가습기살균제 책임을 국제사회로 알리고자 합니다. 얼마 전 한 인도 언론이 레킷의 가습기살균제 책임 문제와 LG화학의 인도 스타이렌 가스누출 주민사망사건 책임을 연결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CEOs and Poisoning, Counter Currents 2021. 3. 21자 기사 참고). 인도에 기반을 둔 영국계 다국적기업 레킷과 한국계 LG화학의 문제는 초국적 기업의 영향력과 그들이 일으킨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한국과 인도 시민사회는 피해자들과 함께 다국적기업들의 잘못을 일깨우고 책임을 지우는 활동을 전개할 것을 밝힙니다. 

 

2021년 5월 27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10주기 비상행동(준) 

가습기 4차 접수.판정 정보공유/ 가습기살균제 4차 피해자 모임/ 가습기살균제 기업책임 배보상추진회/ 가습기살균제 참사 장애인 연합/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권익위원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통합모임/ 전북 가습기 피해자 연합/ 천.인.모/ 한국 가습기살균제 참사 협의회(KOHUDIDIVIA)/ SK케미칼·애경 가습기살균제 단독사용 피해자 모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참여연대,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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