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한미FTA 2007-03-24   1579

이찬진 변호사 “협상과정에 대한 객관적 데이타를 알게 된다면 대다수 국민이 반대할 것”

참여연대 농성 2일째, 홍성태 교수와 김연명 교수 등 릴레이 단식농성에 동참

○ 3.25 한미FTA저지 범국민총궐기대회

– 일시: 3월 25일(일) 오후 2시

– 장소: 서울 시청 광장(5번 출구)

○ 참여연대 주관 촛불 문화제

– 3월 26일(월)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앞

– 행사 : 참좋다, 실버라이닝, 회원 퍼포먼스 등 문화제

○ 참여연대 집중 농성의 날

– 일시: 3월 26일(월)* 오전 9시 ~ 밤 10시

(* 2차 고위급 회담 서울에서 개최되는 날)

– 대상 : 임원, 간사 전원, 신청 회원, 시민

– 활동 내용 : 참가자 전원 1일 동조 단식 및 캠페인 활동(서명, 유인물 배포 및 거리 퍼포먼스 등)

○ 한미FTA저지 범국본 후원 및 사이버 시위

– 참여연대: https://www.peoplepower21.org/

–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 www.nofta.or.kr

한미FTA 졸속 협상에 반대하는 참여연대 거리 농성 이틀째인 3월 22일에는 3명의 임원이 단식농성에 동참했다.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한 홍성태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상지대 교수)은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가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라고 하지만 이는 억지주장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개헌 역시 마찬가진데 조급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역시 릴레이 단식농성자인 김연명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한미FTA 협상과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개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절차나 과정에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여연대 상근자들은 점심시간에 인사동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선전전을 벌였다. 한미 FTA의 문제점을 알리는 유인물을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과 인사동을 구경하러 나온 많은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릴레이 단식농성자인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변호사)도 함께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찬진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한미 FTA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에게 건강을 보장하는 장치로서 작동하는 건강보험이 지금과 같은 사회보험적 구실을 잃게 될 것”이라며 “빈곤층의 건강권을 크게 악화시킬” 한미FTA 졸속 협상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국민들이 협상과정에 대한 사실 관계부터 제대로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원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고, 마지노선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무너졌나 하는 객관적 데이터를 알게 된다면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열 명 중 여덟은 협상을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범국본이 민주노동당과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한미 FTA에 대해 “다음 정부로 넘기더라도 국익과 사회적 영향 등을 검토한 후 협상해야 한다”고 본 반면, “이미 충분히 논의했으므로 일정대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의견은 12.9%에 불과했다.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변호사)

“국민 대다수의 충격이나 고통을 생각한다면 단기간의 산업적 득실만을 따져서는 안된다”

사회복지의 측면에서 한미 FTA 협상체결이 가져올 영향은 무엇인가.

현재와 같은 내용의 협상은 양극화와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다. 그 결과, 복지를 필요로 하는 계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사회불안을 낳고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현재의 복지재정이나 사회적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은 사회 전반의 빈곤화와 가난의 세습을 가져올 것이다.

좀더 세부적으로 설명해 달라.

세부적으로는 보건・의료 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의약품비가 상승하게 되어 사회보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이 극도로 악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험료의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부족하게나마 추진하고 있는 보험의 보장성 강화도 이렇게 되면 물 건너가게 된다.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범위를 50%에서 80% 정도로 늘리려는 계획인데 한미 FTA가 체결된다면 추진이 불가능하다. 건강보험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보장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협상의 독소조항으로 지적되고 있는 투자자 대 국가 소송제나 비위반제소와 같은 조항에 의해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이 크게 저하된다는 얘기다. 거대 다국적제약사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약가 적정화 방안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신중하게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 의약품을 특허 출원하면 국제법상 20년간 보장을 받을 수 있는데, 이번 협상에서는 출원에 걸리는 기간을 별도로 인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특허기간을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 정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 신약에 대해서도 다국적 기업의 요구를 받아들여 원가나 성분에 대한 정보 보호를 보장하기로 했다. 우리 제약업계는 카피약품을 위주로 한 영세한 기업들이 많은데 이와 같은 조항은 국내 제약산업을 극도로 위축시키고 재편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기존 특허약품에 대해 성분의 일부만을 변경해도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기로 하는 등 국내 업계에 불리한 조항이 많다.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에게 건강을 보장하는 장치로서 작동하는 건강보험이 지금과 같은 사회보험적 구실을 잃게 될 것이다. 빈곤층의 건강권은 한층 더 악화될 것이다.

협상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한미 FTA가 의료산업의 합리화나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으로 발전의 계기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타당한 주장인가.

국내적 문제이지 외세에 의해 판을 엎는 식은 부적절한 접근 방법이다. 의료산업의 현대화를 한미 FTA가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세계에 보기 드문 평등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몇 안 되는 사회보장 장치이다. 국민 대다수의 충격이나 고통을 생각한다면 단기간에 걸친 산업적 득실만을 따져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 FTA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체결을 다음 정부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80%가 넘었다. 반면 한미 FTA 체결 자체에 대한 찬반은 반반으로 엇갈렸다.

일반적으로 ‘자유무역협정’이 주는 메시지는 ‘공정한 게임’, ‘동등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것’ 등 일정 부분 호소력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번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이다. 미국의 요구조건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었고 그 결과 국내법 중 160여 개 법안을 수정 또는 폐지하는 내용이 되었다. 또한 양국이 추후 협정 내용에 대한 감독기구를 상설화하는 데 합의했는데 이는 마치 군사에서 ‘한미연합사’와 같이, 경제 영역에서 공동 정부기구를 만드는 셈이다. 이는 주권과도 관련된 문제이다. 그에 반해 미국은 법 개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일반 국민들이 이런 사실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원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고, 마지노선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무너졌나 하는 객관적 데이터를 알게 된다면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데 있지 않나.

그렇다. 정부가 정보를 관리하는 태도는 비민주적・비신사적이다. 주권국가로서의 태도라고 볼 수 없다.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국회의 입법권까지 실질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권한을 넘어서는 정책적 독재이다. 현 정권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다.

이진영 간사(참여연대 시민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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