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한미FTA 2011-10-11   2603

이명박 대통령 할일은 “한국은 FTA 독소조항 수정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

방미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 해야할 일은


“한국은 FTA 독소조항 수정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  

 2008년 미 쇠고기 개방 밀실협상이 야기한 촛불의 저항 기억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미국 국빈방문에 나선다. 이번 방문의 최대 화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한미 양국간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한미 FTA가 향후 양국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밝힐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정상회담 다음날인 14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청와대측은 한국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이 1998년 6월 김대중 대통령 국빈방문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하고, 전략적 동맹이라는 공치사를 얻는 대신 국민 동의 없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 완화를 선물로 제공했었던 사실을. 이 대통령은 밀실협상을 통해 이뤄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이 결국 ‘촛불’이라는 국민적 저항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한미 FTA는 결코 선물이 아니다. 도리어 한국 경제 전반을 미국식 경제제도에 동화시키는 경제통합 협상이며 초헌법적 협정이다. 한미 FTA는 미국에서는 법률 아래의 취급을 받고, 한국에서는 법률 위에 군림하는 불평등한 협정이기도 하다. 한미 FTA 협정을 계기로 미국 국내법을 전혀 개정하지 않는 반면, 한국은 최소 25개 이상의 법을 개정해야 한다. 미국 상하원에 제출된 한미 FTA 협정 이행법안에 따르면, 한미간 협정문보다 미국 국내법이 우선하고 이에 불만을 가진 상대국 기업이 미국 정부/자치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한미FTA 협정문이 기존 국내법에 우선하는 것은 물론 자유화후퇴 금지제도로 인해 이후의 입법권한마저도 제약받게 된다. 게다가 투자자국가제소로 인해 우리 정부의 정당한 공공입법/정책이 미국 기업에 의해 제소당할 수 있다. 

 

한미 FTA로 인해 얻어질 관세 인하 등의 혜택은 장담하기 힘든 반면, 한국농업의 존속자체가 근본적으로 위협당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형 슈퍼(SSM) 규제를 불가능하게 하여 국민의 대다수의 중소자영업자들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등 중소기업보호제도조차 불가능하게 하는 등 우리경제구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명백하다. 또한 한미 FTA는 약가를 급등시켜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투기금융에 대한 정부의 규제수단을 약화시킬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협정이 미칠 부정적 영향이나 그 대비책에 대한 국내논의 없이 미국 일정을 쫓아 미국 상하원에서의 기립박수 몇 차례에 우리 경제의 운명을 통째로 넘기려 하고 있다. 
  

지금 우리 정부와 국회의 준비정도를 직시해야 한다. 정부는 협정문의 국문 영문본간의 오역과 불일치에 대한 정오표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상하원이 이미 진행한 협정문 각 조항의 축조심의가 우리 국회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의 주도로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자동차 부분의 재협상을 수용하였지만, 한국의 야당과 사회단체들이 지적한 10개의 독소조항에 대해서 정부는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가 비준했으니 한국도 비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밀어붙여서는 곤란하다. 미국 정부가 아닌 한국 정부나 여당이라면, 결코 이같은 맹목의 주장으로 국민을 겁박해서는 안된다.     

 

지금 미국 월가에서는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국의 젊은이들이 자국의 신자유주의 경제폐해를 비판하면서 시작된 시위가 이제 한 달째 접어들면서 미국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신자유주의를 표방했던 미국 경제시스템이 이미 실패했다는 반증이다. 이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할 일은 미국 자동차 산업 도시 디트로이트에 가서 미국식 카지노 자본주의로 고통받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한미 FTA의 검증되지 않은 환상을 역설하거나, 미 의회에서 우리 국민과 합의되지 않은 약속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할 일은 따로 있다. “한국은 FTA 독소조항 수정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미국 월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 청년들의 외침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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