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한미FTA 2007-03-28   457

“한미 FTA 정보, 학자들마저 소외당해 영향력 검토할 수 없어”

[인터뷰] 릴레이 단식농성 참여한 임종대 참여연대 공동대표

3월 26일 광화문 열린마당은 경찰들에 의해 이중삼중으로 둘러싸였다. 2시에 예정된 농성장 내의 소규모 집회를 차단하기 위해 입구에는 다섯 겹의 전경들이 방패를 세우고 서 있었다. 한눈에도 집회에 참가한 사람보다 경찰인력이 서너 배는 되어 보였다. 일부는 ‘사람의 벽’을 뚫고 들어올 수 있었지만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그 밖에서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섬처럼 고립된 농성장 안에는 참여연대 활동가들과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가한 임종대 참여연대 공동대표도 있었다. 임대표는 “한미 FTA에 반대하면 무조건 ‘쇄국’이라고 매도하고 있다”며 분통을 떠뜨렸다. 이어 그는 “참여연대는 그동안 합리적으로 대처해 왔다. 협상과정에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에 제대로 된 협상을 촉구하고 국회의 검증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이제 거리로 나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임종대 참여연대 공동대표(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미 FTA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한다. ‘한마디로 이것이다’ 라고 말해 줄 수 있나.

그럴 수 있다면 나는 벌써 유명인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웃음) 내가 못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런 사람이 없다. 아무도 모른다. 한미 FTA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고위 경제관료조차 모른다.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이고 그들은 한미FTA가 우리 사회를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참여연대는 한미FTA에 어떻게 대응해 왔나.

참여연대는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처해 왔다. 정부를 비롯한 한미FTA 찬성론자들은 ‘개방에 반대하면 무조건 쇄국’이라며 진보진영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무조건 반대하지 않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졸속 추진하는 것을 반대라는 것이다. 분과별로 협상의 정책을 지적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촉구하고 국회의 검증을 요구했다. 이것저것 다 해 보고 아무 반응이 없어서 결국 거리로 나온 것이다. 우리를 개방 반대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정부가 우리의 문제제기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다.

한미FTA는 우리사회를 아예 구조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영향은 산업처럼 바로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심각하게 타격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들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이번 협상을 진단해 달라.

추진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협정의 결과로 나타날 경제・사회적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할 방법이 없다. 부정적 효과에 대한 대비책조차 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할 수도 없다. 학자로서 책임 있는 말을 하려면 관련 자료를 분석해서 이야기해야 할 텐데, 아예 자료가 없는 것 아닌가. 현재 사회복지학자들 가운데 한미 FTA의 영향에 대한 종합적 안을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 이미 분명하게 예측되는 피해와 대비해야 된다는 주장만 가능할 뿐이다. 학자들마저 소외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비책을 세우겠다며 믿어달라고 하는데…

임기 1년 남은 대통령이 언제 그것을 할 수 있을까. 협상의 결과는 임기가 끝나고 난 뒤에 나타날 것이다. 대통령은 책임지겠다고 하지만 그는 책임지고 싶어도 질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참여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이번 협상에 긍정적 기대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10년 전 외환위기의 열 배 이상의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외환위기가 그런대로 잘 극복된 부분이 있지만 97년 직후 거리로 나온 사람이 급증했다. 이번에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산업에서 얼마나 될지 정확한 데이터가 나왔는가. 그나마 농업에 대한 이야기만 할 뿐이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산업의 대표와 정부가 협상을 했나? 누구에 의해 누구를 위해 진행되고 있는가. 일방적으로 미국의 일정을 따르고 있다.

단식농성을 해보니 어떤가.

나 같은 사람은 여기 있으면 안 된다. 한국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야기할 ‘한미FTA 협상’이 진행 중인데, 학자들이 이 상황을 분석하고 이후 대책을 연구해야 하지 않겠나. 학자로서 분석해내고 글을 쓰는 것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여기 나와서 몸으로 때우는 것밖에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협정이 체결되면 바로 우리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그때는 이미 늦는다. 지난 일 년 동안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는 과연 무엇을 했나 묻고 싶다. 이런 문제는 국민소환의 대상이 되고 남는다. 지금이라도 노무현 대통령이 사태를 인식하고 협상을 중단시켜야 한다.

이진영 간사(참여연대 시민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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