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들과 함께 서명을] 열린사회를 위한 시청 앞 광장 열기

열린사회를 위한 시청 앞 광장 열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꿀 에너지’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고 우리는 지금, 그 조건들을 만들기 위해 힘껏 뛰어야 한다. 그런데 더운 날씨가 우리들을 힘껏 뛰게 할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에너지는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에서 온다. 나는 이제서야 홀로서기를 시작했고 일상에서 부딪히는 부조리와 나를 가로막는 제약들을 깨부실 수 있다는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아직 부조리한 현실에 무감각하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제야 홀로서기를 했다는 것은 내가 이제까지 이 사회의 모순에 무감각하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음을 뜻한다. 나는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내 인생을 맡기고 단지 주어진 좁은 틀 안에서만 행동했다. 이처럼 내가 중고등학생 시절을 거치면서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한 이유는 이 사회가 닫힌 사회였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청소년들이 자기 삶과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민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오직 더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 공부만 하도록 강요당한다. 학교에 공론장이나 광장이 존재하지 않고 그 결과 청소년들은 자기의 고민을 토로하기 위해서 학교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광장은 우리 삶과 분리되면 안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를 가로막는 문제를 고민하고 이야기 할 공간이 필요하다. 예컨대 사회가 성소수자들을 그들이 원하는 모습대로 살수 없도록 억누를 때 광장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나의 삶과 분리되는 광장은 단지 넓은 마당일 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나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찾지 못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나는 내 고민들을 이야기할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내 고민 자체도 학교와 집이 갖는 틀안에 갇히고 말았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론장이 없는 사회에서는 요구나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불순해 진다. 서울광장을 그런 공간이 되지 못하게 하는 사용조례는 단지 시청앞 광장만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 광장도 닫아버리고 있다.

어쩌면 지난 10년 간은 닫혀있던 광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었을지 모른다. 청소년들과 성소수자들이 광장으로 나와서 외칠 수 있었다. 광장이 지니는 문화가 새롭게 변하고 있던 시대였다. 그 때에는 경찰버스의 창살을 때버릴 정도로 집회문화가 평화롭게 변하고 있던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다시 광장이 닫히고 있다.

이제는 경찰버스가 다시 창살을 달고 차벽으로 광장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막아버리는 사회가 되었다. 시청광장이 닫히고, 광화문광장도 닫히고, 미디어법이 통과하면서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공론장도 닫힐 위기에 놓여있다. 이 사회에 열려있는 공간들이 하나둘씩 닫치기 시작하면 결국 우리는 사방이 닫힌 철창 속에서 살게 될것이다.

그런 철창 속에서는 우린 철창의 너비만큼 밖에 생각할 수 없을 것이고 우리 마음속의 광장도 닫힐 것이다. 열린 사회를 위해서 우리는 시청 앞 광장을 열어야한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서울광장 조례개정팀 인턴 최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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