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센터(종료) 미분류 2002-04-29   13429

배아줄기세포의 문제점과 성체줄기세포의 가능성

그 동안 국내에서는 인간배아연구의 필요성과 잠재적 가능성은 집중적으로 소개된 반면, 윤리적 문제가 없고 실제 활용가능성이 큰 성체줄기세포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왔다. 이 짧은 글에선 인간배아연구의 윤리적 문제이나 체세포복제 기술의 문제점은 생략하고 발표된 논문들을 통해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과학적 장단점을 비교하고 성체줄기세포의 우수성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배아줄기세포 이용의 과학적 문제들

배아줄기세포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신체 및 장기의 재생에 활용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각종 난치병의 치료가 기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로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의 과학적 한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 번째는 유전자의 발현이 극히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배아줄기세포는 이론적으로 210개 이상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은 과장된 측면이 많다. 실제로 분화가 확인되어 논문으로 발표된 조직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쥐에선 약 20여개 정도, (1))화이트헤드 연구소(Whitehead Institute)의 연구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배아줄기세포를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의 불안정성을 들고 있다.(2) 또한 배아줄기세포의 체외 배양에서는 배양액 속의 물질들이 성장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조절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성장과 발생이 나타난다고 보고되었다.(3)

두 번째는 특정 세포로 분화(differentiation)의 어려움과 종양(tumor)의 형성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세포치료를 하려면 정상적으로 분화된 특정한 세포들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8개의 성장요소(growth factor)를 사용해 배아줄기세포를 특정 세포로 분화시키려고 했는데, 부분적인 성과만 얻었을 뿐 단일하고 특정한 조직은 얻지 못했다. (4)단일하면서 균질한 세포형태로 분화시키기 위해 성장요소나 배양조건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음을 여러 연구들이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5) 줄기세포 연구의 선두 기업중의 하나인 제론社(Geron)의 연구자들은 단일한 줄기세포를 250세대까지 배양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쥐의 뇌에 줄기세포를 이식했을 때 조금의 분화만 있었을 뿐 대부분은 파괴되어 덩어리를 형성했고 주변의 정상적인 뇌세포들 까지 죽었다. (6) 뿐만 아니라 분화실험이나 동물실험에서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세포들은 쉽게 종양을 형성한다. 이런 종양의 형성은 치료를 위한 이식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다.(7)(8) 따라서 현재로선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특정세포에 대한 순수배양이나 세포주 확립에 어려움이 있다. 이 밖에 배아줄기세포의 이용으로 인한 문제점에는 많은 양의 난자나 배아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 세포 치료의 안전성과 반복성의 문제, 경제적 비용의 문제 등이 있다.

성체줄기세포의 우수성

성체줄기세포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고 부분적이긴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분화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소홀히 다뤄져 왔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성과들은 성체줄기세포도 다양한 조직들로 분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쥐의 골수에서 분리한 줄기세포가 기능을 하는 간, 폐, 장, 피부, 심장, 근육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는 성체줄기세포가 다양한 종류의 조직훼손의 치료에 이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9) 또한 뇌에서 분리된 줄기세포가 심장, 폐, 장, 신장, 신경계, 근육 등의 조직으로 성장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는데, 함께 실험한 배아줄기세포 보다 더욱 우수한 능력을 보여주었다.(10) 인간의 지방이나 태반에서 분리된 줄기세포들도 근육, 뼈, 신경 등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이 밝혀졌다. (11) 쥐를 이용한 실험에선 근육으로부터 분리한 줄기세포가 다양한 종류의 혈액 세포들로 분화되는 것이 확인되었다.(12) 덧붙여 성체줄기세포는 대량 배양도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는 임상치료 시 적당한 조직을 무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13)

배아와 성체줄기세포의 치료능력을 구체적인 질환에서 비교해 보면 성체줄기세포가 더 안전하고 효과도 뛰어남을 볼 수 있다. 배아연구의 필요성을 선전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파킨슨 병(Parkinson”s Disease), 척수 재생(Spinal Cord Regeneration),당뇨병(Diabetes)의 경우를 살펴보자. 파킨슨병에 걸린 쥐에 성장단백질을 주사했더니 줄기세포들이 성장하여 소실된 신경세포를 대체했으며 80%의 치료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를 주사한 파킨슨 쥐는 약 50%만이 약간의 효과를 봤으며 20%는 뇌종양의 형성으로 죽었다.(14) 척수 손상으로 하지가 마비된 쥐에게 성체줄기세포를 이식했더니 축색돌기의 생성 등 인상적인 기능 향상을 보여 줬다. 또한 심각한 척수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인 18살의 멜리사 홀리(Melissa Holley)는 그녀 자신의 면역세포로 치료를 받았고 발가락의 움직임과 방광의 조절 기능을 다시 획득했다. (15,16) 반면에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한 쥐에서는 경미한 효과만을 보였다. (17) 마지막으로 당뇨병의 경우 배양액에서 성장한 이자의 성체줄기세포들은 인슐린 분비섬(insulin-secreting islet)을 형성했다. 이것을 당뇨병에 걸린 쥐에게 주사했을 때 쥐들은 인슐린 주사 없이도 생존했다. (18) 하지만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한 당뇨병 쥐에서는 인슐린 분비섬 비슷한 것이 생겼고, 인슐린은 정상의 1/50정도 분비되었으며 결국 죽고 말았다. (19) 이 밖에 성체줄기세포는 현재 각종 암(유방, 난소, 뇌 등), 자가면역 질환, 빈혈, 뇌졸중 등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최초로 성공한 유전자 치료(20)도 골수의 줄기세포를 이용했다.

이처럼 성체줄기세포는 실제 임상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안전성, 반복성, 윤리적 문제 등에 있어서 배아줄기세포 보다 뛰어나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은 장기적으로 성체줄기세포가 치료에 선호 될 것으로 보고 있다.(21) 또한 발생과 분화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성체줄기세포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분화능력도 크게 향상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Smith, A.G., Annu. Rev. Cell. Dev. Biol. 2001

2. Science 293, 95-97, 2001

3. Biology of Reproduction 64, 918-926, 2001

4. PNAS. 11307-11312, 2000

5. PNAS 113-118 2001

6. Science 292, 1820-1822, 2001

7. Stem Cells 19, 193-204, 2001

8. Report on the study from UniSci News Report, Jan 7 2001

9. Cell 105, 369-377, 2001

10. Science 288, 1660-1663, 2000

11. Tissue Eng. 7, 211-228, 2001

12. JCB 152, 335-348, 2001

13. Nature Immum. 2, 172-180, 2001

14. PNAS 14686-14691,2000

15. Neuron 25, 425-435; 2000

16. Globe and Mail (Toronto), June 15, 2001

17. Nature Medicine 12, 1410-1412, 1999

18. Nature Medicine 6, 278-282, 2000

19. Science 292, 1389-1394; 2001

20. Science 288, 669-672, 2000

김병수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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