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넷 보도자료] 폐 이식 앞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또 숨졌다

폐 이식 앞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또 숨졌다

산소호흡기 의지하던 40세 여성 투병 중 끝내 사망 (920명째 사망자)
엉터리 판정 기준에 사망 여부조차 파악 안 하는 4단계 피해의 실상 
국회는 국정조사 연장해 3-4단계 판정 기준 개선 시급히 논의하라! 

옥시가 만들어 판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옥시싹싹)을 사용했던 피해자가 또 사망했다. 지난 24일 만 40세 여성 김연숙씨(경기도 안성 거주)가 폐이식을 기다리다 끝내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교직에 몸담고 있었으며 둘째 아이 임신 무렵인 2010년 가을부터 옥시싹싹을 이듬해인 2011년 봄까지 썼다. 2014년 정부의 2차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를 받았고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4단계 ‘가능성 거의 없음’ 판정을 받았다. 폐섬유화로 교직을 떠나야 했고 폐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졌음에도 4단계 판정을 받은 건은 납득이 되질 않았다. 판정 이유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다. 김씨는 지난해 3차 신고 때 남편과 8살인 첫째 아들, 그리고 태아 때만 노출된 둘째 아들까지 포함해 가족 3명을 추가 신고했다. 산소호흡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만큼 건강은 계속 악화됐고, 폐 이식 외에는 생명을 이어갈 길이 없었다. 그러나 결국 폐 이식은 해보지도 못한 채 숨지고 말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중에는 김씨처럼 판정 뒤 사망한 사례가 더 있다. 1~2차 발표 때 조사자 530명 중 사망자는 140명이었다. 안타깝게도 판정 뒤 6명이 더 목숨을 잃어 사망자는 146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정부가 확인한 사망자는 3명으로 1~2단계 유족이 장례비를 신청한 2명과 재심 기간에 사망한 1명 뿐이다. 4단계 판정을 받은 사망자 3명은 집계조차 하지 않았다. 김씨의 사망으로 2차 판정 뒤 4단계 판정 받은 사망자는 1명이 늘어 모두 3명에 이르게 됐다.  

지난 8월 31일까지 집계된 정부 조사의 피해 신고 현황은 전체 4,486명이었고, 그 가운데 사망자는 919명이었다. 김연숙씨가 추가 사망해 사망자는 920명으로 늘었다. 

<표> 정부가 집계조차 안 하는 4단계 사망자 4명 명단

이름 이용훈(남) 김춘희(여) 강인숙(여) 김연숙(여)
지역 경기 용인 경기 의왕 부산 경기 안성
사용제품

 

이마트 PB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옥시싹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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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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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나라 
가습기살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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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나이 65세 74세 78세 40세
사망년월 2015. 3 2015. 9 2015. 11 2016. 9
판정회차
(단계)
1차
(4단계)
2차
(4단계)
2차
(4단계)
2차
(4단계)
건강피해
 
간질성폐렴, 
폐섬유화증
특발성
폐섬유화증
특발성
폐섬유화증
폐섬유화증
 

 
<표> 가습기살균제 정부 조사 및 신고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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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단계 피해자 중에는 폐 이식을 했거나 수술을 기다리는 피해자가 더 있다. 3단계 피해자로 전직 배구선구 출신인 안은주씨(경남 밀양 거주)는 2015년 10월 폐 이식 수술 후 서울 대학병원에 입원과 외래 치료를 반복하고 있다. 또한 3차에서 4단계 판정을 받은 윤미애씨(경기 김포 거주)도 폐 이식을 기다리는 피해자다. 1-2단계 판정된 피해자에는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3-4단계 피해자에는 정부가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아 의료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폐 이식 수술은 의료비가 수억 원에 달해 피해자들의 가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다. 
 
3-4단계 판정 보완이 시급한 까닭은 중증으로 폐 이식을 해야만 살 수 있는 피해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긴급을 요하는 폐이식 대기자들에게 의료비 지원이 절실하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국정조사 연장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야당도 한 목소리로 국정조사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조사 시작할 때 여야 모두가 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듯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정쟁 사안이 아니다. 국정조사가 이대로 끝난다면 3-4단계 중증 피해자는 치료 시기를 놓쳐 또 다시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국회는 국정조사를 연장해 특위의 당초 목적인 진상규명, 피해대책,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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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 해결을 위해서 불매운동에 동참해 주세요”
故 김연숙씨가 직접 찍어 SNS에 올린 프로필 사진

지난 7월 21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김연숙씨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휠체어에 앉자 가쁜 숨소리로 자신이 써 온 글을 다음과 같이 낭독했다. 

“가습기살균제 4등급을 받은 피해자입니다.  실제로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현재 폐가 30%도 남아있지 않아 폐 이식을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데도 저는 4등급을 받았고, 왜 4등급을 받아야 했는지 제대로 설명 또한 듣지 못한 채 지금까지 왔습니다. 

정부는 더 이상 피해자들이 죽음의 문턱 앞에서 고통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데에서 그치지 말고 폐 이외의 판정에 대한 기준 마련을 최대한 서둘러 피해자들이 수술 시기를 놓쳐 이마저 희망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마시고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피해자들에게는 긴급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아이들의 엄마로 아내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매일 희망합니다. 힘들게 한마디 한마디 드린 이 말씀으로 인해 정부에서 소외된 3,4등급의 피해자들을 하루빨리 구제에 나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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