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03-04-28   490

과학기술인 반전평화 선언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과 한국 정부의 파병을 반대한다

오늘도 미국의 첨단무기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파괴와 살육의 도구가 되어 이라크의 도시를 파괴하고 민간인을 학살하는 장면이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과학기술인들은 안타깝고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한국 정부의 파병 논의를 더 이상 침묵하거나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과학기술자라는 위치가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지금의 현실에, 우리의 양심을 걸고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우리는 이번 전쟁에 드러난 미국의 국가적 야욕과 파괴 행위를 분명히 반대한다.

미국이 현재 자행하고 있는 전쟁은 국제사회의 형식적 내용적 합의 절차를 무시한 침략행위이며, 미국의 이기적 야욕으로부터 비롯된 명분 없는 전쟁일 뿐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내세우는 전쟁의 명분들은 이미 그 허구성이 드러났다. 잘못된 역사에 대한 반성을 통해 힘겹게 세워놓았던 국제 질서가 그들만의 이익 앞에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다.

2. 우리는 정부의 전쟁 지지 선언과 파병 계획을 분명히 반대한다.

지금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라 이야기 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라크의 여성과 아이들을죽음으로 몰아간 댓가로 우리나라의 평화가 확보되는 것이라고 뻔뻔스럽게 말할 것인가. 우리나라가 지금 미국의 손을 들어준다고 해서 미국이 자신의 세계전략을 결코 수정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정부의 자주적이고 단호한 결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협력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 정부는 전쟁을 반대하는 80% 이상의 국민의 의견과 세계 여론을 겸허하게 수용하라.

3. 우리는 과학기술자의 양심을 걸고 전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과학기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과학기술이 침략전쟁과 살상 무기로 사용되는 데 반대한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에서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미래와 행복이 아닌 파괴와 절망을 가져다주고, 침략행위를 미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방송들은 미국의 첨단 무기를 마치 “전쟁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첨

단 통신장비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은 어린이와 노인과 여성들이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일 뿐, 세상 어디에도 ‘깨끗하고 정밀한 폭탄이나 미사일’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하는 과학기술이 도리어 인간을 파

괴하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살상무기가 되어버린 현실에 크게 분노한다. 우리는 과학기술이 침략과 파괴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4. 이제 과학기술은 “총과 칼을 녹여 보습을 만드는” 일에 쓰여야 하며, 우리 과학기술자들은 이전보다 더욱 책임지는 자세로 과학기술이 전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고 평화를 실현하는데 쓰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과학기술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강국들이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군사무기의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현재 미국이 이라크에서 벌이고 있는 파괴와 대량살상에 분노한다. 우리는 과학기술인 선언과 서명운동뿐만 아니라 범국민적 반전평화 운동에 직접 동참함으로써 이라크와 중동의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모든 과학기술자들이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전쟁 반대’, ‘파병 반대’의 목소리를 힘껏 외쳐 주기를 호소한다.

2003. 4. 1.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전국의 과학기술인 일동

과학기술인들의 반전 평화 서명은 http://antiwar-sci.jinbo.net에서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3년 4월 17일 현재까지 341명이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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