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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위기
  •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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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위원회는 기후위기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밝혀라

 

5월 29일 대통령 산하의 '2050 탄소중립 위원회'(이하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한다. 위원회가 출범하는 현 시점은, 기후위기와 재난이 일상화되고, 지구생태계가 6번째 멸종위기에 처한 매우 중대한 시기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기후'가 아니라 바로 '한국 정부'와 '한국 정치'의 현실에 있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무시하고, 책임 있는 행동보다는 ‘말’로만 대응하는 척 해왔다. 비상행동은 이번에 출범하는 탄소중립위원회가 더 과감한 행동을 하도록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무책임한 정부의 행태에 면죄부를 주는 역할로 이용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각종 공론화나 각종 위원회의 이름으로 거버넌스가 운영되었지만, 정부의 책임을 떠넘기고 면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온 현실을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한편에서는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다른 한편에서 석탄발전소 등 화석연료산업을 꾸준히 늘려왔다. 녹색성장위원회 출범 이후 국내 석탄발전소가 20기 이상을 건설되었고, 한국은 전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석탄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은 국가가 됐다. ‘배출권거래제’로 산업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한다고 했지만, 배출권거래제는 오히려 대상 기업이 부담없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위한 면죄부가 되었다. 

 

현 정부에서도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선언이 잇따랐지만, 그 와중에 국내의 신규석탄발전건설은 계속되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석탄발전투자마저 결정했다. 정부는 2050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정작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인 향후 10년 간의 감축목표와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후정상회담에서 올해 10월 안에 2030년 NDC 상향 목표를 제출한다고 했지만, 과학에 기반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감축 목표를 제시할 의지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기후위기 시대 걸맞지 않는 가덕도 등 전국 각지의 신공항사업이 막무가내로 추진되고 있다. 기후위기에 직격탄을 맞게될 노동자와 농민, 지역주민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원인이 되는 사회적 불평등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여러 부처에서는 ‘보여주기’식 위원회를 세워놓고 ‘탄소중립’을 내세우면서, 정작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안되는 사업으로 예산만 타내려는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탄소포집기술, 핵융합, 소형원자로 등과 같이 불확실하고 위험한 기술의 개발이 그것이다. 당장 10년안에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과학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언제 개발이 될지 모르거나 또다른 위험을 낳을 기술에 투자하며 돈 낭비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결코 기후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번에 출범하는 위원회는 법률에 의한 행정기관이 아닌 자문기구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런 위상의 위원회로는 그 권한과 역할의 한계가 명확하다. 비상행동은 탄소중립위원회가 과거 위원회와 같이 ‘보여주기식’ 위원회, '들러리' 위원회가 될 것을 크게 우려한다. 또한 탄소중립위원회 뒤에 숨어 대통령과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만약 위원회가 무책임하고 안이한 정부의 결정을 합리화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그 존재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탄소중립위원회의 몫이다. 시간 낭비를 하기에 기후위기는 너무나 엄중한 현실이다. 탄소중립위원회가 허울 뿐인 또 하나의 위원회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기후위기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밝혀라. 지금 당장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비상행동은 탄소중립위원회가 우선적으로 실행해야 할 사안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이 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 사회적인 전환을 위한 조치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위원회가 이 사안에 대해 우선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실행을 담보해야만, 위원회의 존재이유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 1.5도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탄소중립 이행계획 수립
  • 1.5도 탄소예산에 부합하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최소 2010년 대비 50% 이상 감축)
  • 2030년 탈석탄로드맵 수립, 국내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과 해외 신규 석탄발전투자 중단
  • 가덕도 공항을 비롯한 신규 공항건설계획 백지화
  • 노동자, 농민, 지역주민, 소상공인 등이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 계획 수립
  • 국가의 모든 예산과 정책수립에 있어서 기후위기에 입각한 평가와 재검토 실시

 

 

202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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