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적 기업반대 공동행동 “왜 월드컵이 문제인가?” 토론회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환상적인 플레이와 강호들의 감동적인 승부를 기대하며 전세계인들이 월드컵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분위기 속에서 월드컵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시정하여 월드컵이 진정한 꿈과 희망의 축전으로 거듭나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자·아동노동착취 월드컵 후원 초국적 기업반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8일 2시 영상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왜 월드컵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통해 아동과 제3세계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초국적 기업에 기대어 이루어지는 월드컵의 모순을 지적했다. 이 토론회에서는 월드컵의 이면에서 초국적기업들이 벌이는 제3세계에서의 아동, 성인노동착취 현실을 폭로하고, 이러한 초국적 기업들의 노동착취행위를 감시하는 활동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리고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이러한 노동착취의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점적으로 부각시켰다.
▲ 공동행동측은 초국적 기업의 착취에 기댄 월드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감시활동 강화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
모든 사람이 아동노동착취에 대한 감시자가 되자
이날 토론은 1부 ‘신자유주의 세계화, 초국적기업과 월드컵’, 2부 ‘한국 초국적 기업의 아시아 노동자 착취 보고서’, 3부 ‘아시아 노동자 연대와 초국적 기업 감시운동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나뉘어 벌어졌다.
1부 토론에 나선 박하순 WTO반대 국민행동 집행위원은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초국적 기업의 스포츠 용품 산업들이 ‘세계적 조달’을 위해 노동기준과 환경기준이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저개발국에서의 아동노동이 성행하게 되었다”고 지적하며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고, 개도국의 발전의 권리, 노동자의 생존권·노동권을 보호하며, 아동노동 폐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글로벌 마치(Global March 세계아동노동반대행진)의 토코 토리나 씨는 “아동노동을 근절하기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아이들이 혹독한 환경속에서 축구공을 생산하고 있다”며 열악한 아동노동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시알코트 지역에서 ILO(국제노동기구)가 아동노동근절을 위한 감시체제를 도입하였지만, 그 결과 기업들은 감시가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옮겼고, 감시가 어려운 가정에서의 아동노동은 여전하다”며 특정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적인 감시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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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에게 비난의 대상인 한국인 기업들
토론회에는 해외진출 한국기업에 종사하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노동자들과 홍콩의 시민단체(CRC) 활동가가 참여하여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부당한 노동착취 행위를 고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부당해고, 강제노동 등 노동자에 대한 부당행위를 자행해오다, 채불임금, 퇴직금 등을 지불하지 않고 한국인 책임자가 도주한 ‘자야 장난감(JAYA TOYS)사’의 행태를 고발했다.
나이키 하청생산업체 도손(PT Doson)사에서 근무하는 조코(Joko Heriyono) 씨는 “도손사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요구를 하는 노조는 인정하지 않고 있고, 임금이 더 싸고 노동환경이 더 열악해 노동자들을 부리기 손쉬운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길 계획이다”고 말하며 “공장이전으로 인해 현재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50%가 해고될 예정이지만 회사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해고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찬다나(chandana ashoka)씨는 “스리랑카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근무하는 여성노동자의 경우 월 1일을 제외하고는 일요일도 쉬지 못하고 작업을 강요받고 있으며, 화장실 가는 시간도 제한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노조결성을 막기위해 노조선거가 실시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노조에 참가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차별 해고를 하고 있다”고 한국기업들의 횡포를 고발했다.
홍콩의 시민단체인 CRC에서 온 해리(Harry) 씨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비인간적인 행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 투자한 한국자본은 12억 달러에 이르지만 한국 기업들의 부당한 처우로 인해 중국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인의 비인간적인 행위로 1998년 한국인 기업주가 중국인 노동자들을 감금, 욕설을 퍼붓고, 무릎을 꿇리는 등 모욕을 준 사례를 들었다. 그리고 2001년에는 가발 도난사고가 발생하자 여성노동자들을 세워놓고 남성 간부들이 여성의 속옷 안까지 손을 넣어 몸수색을 하는 등 인권침해 행위를 해 손해배상판결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3부에서 토론자로 나선 국제민주연대 차미경 씨는 한국에서 제3세계와 연대한 초국적 기업의 감시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에 대해 “제국주의 극복을 외치면서도 식민지적 사고에 갇혀 서구 선진국들과의 연대만 신경 써 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늘 회의에 정작 중요한 우리나라의 노동단체에서는 참여하지 않은 사실에 실망을 표하며 “초국적 기업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국제적인 연대를 형성하는 것은 거대 노동조직이 아닌 계급문제를 고민하는 개개인들에 의해 힘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마치 등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해외단체들은 초국적 기업의 부당행위를 감시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 등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하고 있는 나라들이 자국내 기업들의 감시활동을 꾸준히 하고, 전 아시아 적인 연대를 통해 기업행동강령 등이 제대로 준수될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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