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환경 2003-03-27   716

“핵폐기장 그렇게 안전하다면 청와대 앞마당에 지어라”

후보지역 주민들과 반핵국민행동, 총력저지투쟁 돌입

핵폐기장 후보지로 선정된 4개지역 주민 7천 명과 ‘핵폐기장 백지화 핵발전추방 반핵국민행동(이하 반핵국민행동)’은 3월 27일 오후 1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의 핵폐기장 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삭발은 물론 3월 28일부터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총력저지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생계를 제쳐둔 채 ‘핵폐기장 계획 철회’ 머리띠를 두르고 상경한 주민들

해당 지역주민 7천여 명, 120여대 버스타고 상경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는 지난 2월 4일 고창, 영광, 영덕, 울진의 4개 지역을 핵폐기장 후보지로 발표했다.

▲근조 청정영덕 상여
이에 환경단체들은 물론 해당 지역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울진에서는 주민 3천명이 “후보지 선정 철회”를 외치며 국도를 점거하는 등 지역차원의 반대투쟁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후보지역 발표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 4개 지역주민들은 연대행동에 돌입하기로 하고 120여대의 버스를 타고 서울에 집결한 것이다. 이날 모인 7천여 명의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핵폐기장 계획 백지화”를 외쳤다.

영광대책위 주민은 “謹弔 청정영덕” 상여를 메고 “핵폐기장이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더이상 영덕은 없다”며 항의를 표시했다.

고창에서 올라온 류문상 씨는 “주민 100%가 반대한다”라며, “고창은 물론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안될 시설이다. 만약 건설하려면 고창 땅 몽땅 사서 지어라. 그리고 고창에서 나온 농산물도 다 사가라”며 정부에 항의했다. “지금 고추와 볍씨 파종하고 논밭 갈아야 하는 바쁜 시기인데, 다 제쳐두고 올라왔다”며 “지역주민 생계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정”을 비난했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핵발전소는 여의도에 핵폐기장은 청와대에 지어라

반핵국민행동 공동대표인 만당 스님은 “4개지역은 물론 우리나라 어디에도 안된다. 급하지도 않은 핵폐기장부터 지을 것이 아니라 핵발전 정책부터 바꿔라. 핵 중심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안에너지로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핵국민행동 공동대표 김영락 목사도 “핵은 우리의 미래가 될 수없다. 핵관련은 축소해야 한다”며 정부방침을 비난했다.

고창대책위 송재숙 공동대표는 “누가 먼저 죽을 것인지 정하라는 것인가. 세계는 탈핵화로 가는데 왜 우리는 핵확산으로 가는가. 핵이 그렇게 안전하다면 핵발전소는 여의도에, 핵폐기장은 청와대에 세워라”며 항의했다.

핵폐기장 급하지 않다, 핵에 대한 근본대책부터 수립하라

반핵국민행동은 단순히 폐기장을 어디에 놓을것인가가 아니라, 핵에너지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이원영 반핵국민행동 사무국장은 “핵폐기장 추가 건설은 절대 급하지 않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핵발전소도 30년 수명을 다하고 나면 폐기장으로 변할텐데. 핵폐기장 건설이 왜 필요한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선정근거도 납득할 수 없다. 판단 근거인 용역보고서를 봐도 핵심 내용이 전혀 없다”며 원칙없고 비합리적 선정과정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선종 원불표 천지보은회 대표는 “서구 선진국들은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풍력과 태양광으로 대체하고 있다. 우리라고 못할 것이 없다. 핵산업계의 위협에 속지 말자.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여 자연에너지로 바꾸면 된다. 핵발전량을 2015년까지 두 배나 늘리기 위해 일방적으로 결정한 핵폐기장 후보지는 백지화해야한다”며 전국민이 나서 함께 대안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오늘은 삭발 내일부터는 무기한 단식, 계획백지화때까지 총력투쟁

▲지역대표들은 이날 삭발을 하고 ‘핵폐기장 백지화’날까지 투쟁을 결의했다.

핵폐기장 후보지역 발표까지는 아직 1년 가량 남았지만, 지역주민을 비롯한 반핵국민행동의 투쟁은 더욱 격렬해질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서 김성근 한국반핵운동연대 공동대표, 최영욱과 편봉식 영덕대책위 자문위원, 송재숙 고창대책위 공동대표, 방유봉 울진대책위 자문위원이 삭발을 했다. 집회 다음날인 3월 28일부터는 김성근 교무가 무기으로 5인의 대표단이 번갈아가며 단식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음주에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대표단과의 면담을 계획하고 있다.

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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