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1-11-08   560

[논평] 주택법 위반한 ‘분양가상한제 심의 매뉴얼’ 철회하라

고분양가 논란인데 분양가상한제 아닌 ‘건축비보장제’ 추진?

현행 분양가상한제의 토지비, 건축비 가격 거품 빼야 

무주택자, 시민단체 의견 반영해 재개편 필요

 

오늘(11/8)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 및 「추정분양가 검증 매뉴얼」을 마련하여 전국 지자체 및 민간업계에 배포했다. 국토부는 시민단체와 무주택자들이 고분양가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이번 매뉴얼을 통해 건설업계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분양가 상승이 가능하도록 했다. 참여연대는 국토부에 주택법을 위반한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의 철회와 현행 분양가상한제의 가격 거품을 빼는 개선조치를 요구한다. 아울러 3기 신도시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 계획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

 

첫째, “기본형 건축비를 임의 조정하지 못하도록 매뉴얼에 구체화”한 조치는 기본형 건축비를 100% 인정하라는 것으로,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본형 건축비를 개선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는 명백히 분양가상한제의 취지에 어긋난다. 우리 주택법은 법 제57조(주택의 분양가격 제한 등)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산정되는 분양가격보다 낮게 주택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기본형 건축비’ 이하로 감액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어떻게 법에서 정한 ‘분양 가격의 상한 이하’로 분양가격을 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이 주택법 제57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것이다. 조례 제정 없이 기본형 건축비 감액이 불가능하도록 하면 분양가상한제가 아니라 건축비보장제다. 그러나 기본형 건축비를 감액할 수 있는 조례를 정한 지자체는 거의 없다. 현재 기본형 건축비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어 실건축비를 크게 웃돌고 가산비 인정 없이도 최고급형 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가 기본형 건축비를 개편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본형건축비를 실건축비에 부합하게 감액 조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건설업체 요구에 따라 분양가를 더 높게 형성되도록 제도를 운영하려는 것은 지금 고분양가에 대한 아우성과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무주택 가구들의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하는 조치이다. 

 

둘째, 민간택지의 택지비가 사업시행 후 최소 2~3년 후 산정되어 토지비가 과다 책정되고 있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오히려 토지비에 이주비와 조합운영비를 반영하도록 했다. 게다가 가산비 항목도 분양가심의위원회에 권장 조정률을 10% 이내로만 제약했다. 따라서 이번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은 토지비, 건축비, 가산비 모두 전반적으로 건설업체에 유리하도록 마련된 것으로 보이며, 분양가 상승이 우려된다. 

 

셋째,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을 개편하면서 일반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전혀 청취하거나 반영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전문기관 관계자로 구성된 TF를 구성했고 이와 관련해 민간사업자와 지자체의 요청사항도 받았다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무주택자들이다. 그렇다면 무주택자와 그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시민단체들의 의견 수렴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부담을 더 가중시키는 정책을 어떻게 시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발표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넷째,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추정분양가 검증 매뉴얼은 3기 신도시 공공 택지를 민간 매각하지 말고 공영개발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요구사항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공공택지를 민간매각해서 사전분양을 할 수 있도록 고분양가를 보장하는 현재의 분양가상한제에 기반해 추정분양가를 검증하게끔 하려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가면 결국은 3기 신도시는 민간 건설업체들의 고분양가 잔치만 벌어질 것이 너무나도 명백하다. 참여연대는 3기 신도시 공공택지를 민간매각하면 기존에 발표된 3기 신도시 중 5개 지구만 계산해도 민간건설업체들의 개발이익이 8조원이 넘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을 제한하지 않고 분양가상한제의 가격 거품도 빼지 않은채 추정분양가 검증 매뉴얼을 만들어 사전분양을 진행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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