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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
  • 2020.12.09
  • 645

한겨레·공공임대두배로연대 공동기획

모두를 위한 공공임대 ③공공임대 낙인의 문제

 

 ‘공공임대주택 두배로 연대’(두배로연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두배로 이상 확대하고 질적 개혁을 활동을 펼치기 위해 지난 11월 19일 출범했습니다. 두배로연대와 한겨레는 공공임대가 300만호가 되는 ‘새로운 상상’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본격적인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도입되고 첫 선을 보인지 30년이 되는 해다. 국내 1호 장기 공공임대주택인 번동 주공아파트 3단지의 최초 입주가 1990년 11월이었으니, 꼬박 30년이 지났다.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의 도입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가장 비인간적이고 잔인하게 철거하는 나라”라고 국제 주거연맹(HIC)에 의해 지목됐을 정도로 잔인했던, 80년대 강제철거에 맞선 철거민들의 저항과 희생의 결과이기도 하다. 철거민의 ‘꿈의 주택’으로 탄생한 공공임대주택은 30년 동은 도시 서민들의 ‘꿈의 주택’으로 이어져 왔다.

재계약 두달 전부터 집주인을 피해다녔다

소위 나는 착한 집주인을 만난 세입자였다. “전세금 올려봐야 다 빚이지. 집 사서 이사 갈 때까지 계속 잘 살다 가요”라는 계약 당시 임대인의 말은 고마웠고 인상적이었다. 2층 단독주택을 소유한 임대인 가족은 1층에 거주하고, 나는 2층에 전세로 살았다. 외풍이 심하고 천정이 낮아,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웠으며, 벽 곰팡이를 달고 살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가에 만족해야 했다. 계속 살라는 계약당시 말은, 실제로 재계약 때 인상 없이 묵시적 갱신을 했다.

 

그래도 재계약 시점이 도래할 때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재계약시 몇 천 만원을 올려줘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과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사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매번 아찔했다. 은행 대출창구에서 인생 품평을 당하는 기분을 또 느끼고 싶지도 않았다.

 

아침저녁으로 집을 오갈 때마다 1층 마당에서 꼬리를 흔들며 짓는 백구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다녔는데, 재계약을 앞둔 한두 달 전부터는 백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조심히 다녀야 했다. “멍멍” 짓는 소리는 심장을 쿵쿵 거리게 했고, 그 소리에 1층에 사는 임대인이 나와 재계약 얘기를 꺼낼까봐 두려웠다. 자세를 낮추고, 발꿈치를 들며 조심히 다닐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세입자라면 2년마다 겪던 서러운 경험 한 두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반복되는 주거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지로, 공고가 있을 때마다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했고, 3~4년 간 수차례의 탈락을 경험한 끝에,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됐다. 공공임대주택의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회원들의 신청과 탈락의 신세한탄 사연들을 보면, 몇 년의 시도 끝에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된 것은 말 그래도 행운이었다.

거주만족도 높아…꿈의 주택인 공공임대주택

그만큼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내 집’ 장만을 꿈꿀 수도 없는 도시 서민들에게, 공공임대주택은 ‘꿈의 주택’이다. 실제로 공공임대주택의 청약 경쟁률만 봐도 입주 선호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2019년도 SH공사의 1차 국민임대주택 최종 경쟁률은 31.99:1 이었다. 상암동, 마장동, 오금동, 신내지구의 경쟁률은 150~240:1로 매우 높았다. 같은 해 영구임대주택 경쟁률 역시 뜨거웠다. 1004호 공급에 대한 예비입주자 모집공고에 11,617명이 신청해 11.6:1의 경쟁률을 보였고, 성산동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172.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뜨겁게 달궈진 서울의 핵심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 못지않았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기반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있지만, 정작 그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들은 몇 십, 몇 백 대 일의 경쟁률로 줄을 서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뜨거운 만큼, 거주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2018년 서울시의회가 서울시내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주택내부여건’, ‘복리부대시설’, ‘주거외부환경’, ‘주민공동체’, ‘전반적 만족도’ 각각의 모든 항목에서 만족한다는 응답이 90%이상을 차지했다. 매우 만족한다는 의견도 모든 항목에서 70% 이상이었다. 이들은 ‘안정적으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고, ‘주거 환경이 양호’하며, ‘높은 전월세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공공임대주택을 선택했고,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집값 수호의 욕망과 정치적 목적에 의해 확대되고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공공임대주택 폄하 발언으로는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후보의 발언이 있다. 그는 상대 후보의 공공임대주택 공약을 공격하며, “11평형은 너무 좁아서 대각선으로 누워 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고 노회찬 의원은 당시 “11평에 대각선으로 누워야하는 괴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기 국제기네스협회가 방한했다”고 풍자하며 비판했다. 공공임대주택을 ‘극빈층이 거주하는 질 낮은 주택’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으로 낙인찍고, ‘우리 동네, 임대주택 절대 반대’라며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은, 집값 수호를 외치는 아파트 소유자들과 그들에 편승하는 지역 정치인들이다.

공공임대 들어가기 위한 ‘불행경쟁’ 이제 그만

한편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질 좋은 중산층 임대주택을 공급하자는 최근 논의에서도, 그동안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저소득층의 집단화에 두는 경향이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질적 개선과 도약이 필요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며 주거안정을 누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낙인을 전제로 해 중산층 임대주택 정책을 정당화하는 전략은 침소봉대이거나 의도적 왜곡이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의 관리·운영의 예산 편성, 입주민의 참여와 권한 강화, 자치권의 부여, 차별 없는 주택의 설계 및 디자인, 다양한 복지와 주거서비스 강화 등 도시 서민들의 꿈의 집인 공공임대주택의 질적 개선을 위한 여러 방안과 가능성과 책임을 뒤로하고, 고소득 중산층 유입 유도를 목표로 한 질적 개선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공공임대주택의 공공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제 곧 2년 전 입주한 공공임대주택의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임대차 재계약 시점에도 불안을 느껴보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이 행운이 극소수의 공급물량을 놓고 불행을 경쟁하며 얻게 된 행운이라는 점은 여전히 불편하다. 불행 경쟁을 넘어 공공임대주택이 더 필요한 계층에게, ‘질 좋은 평생주택’으로, 더 많이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배가와 질적 개선을 기대한다.

 

작성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한겨레 원문보기

 
[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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