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기타(cc) 2002-05-03   1113

[후기] 참여연대 ‘신용카드 수수료인하 및 연회비 폐지 시민행동’ 시작

참여연대 ‘신용카드 수수료인하 및 연회비 폐지 시민행동’ 선포

참여연대가 신용카드감시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최근 카드 빚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상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하는 신용카드사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

참여연대는 3일 오전 11시 강남 엘지카드사 앞에서 신용카드감시운동 선포와 함께 지난 26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이남기, 이하 공정위)에 의해 적발 당한 신용카드사들의 담합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또한 카드사들이 높은 수수료율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 수수료 인하와 카드발급비용 명목이상의 금액(평균 5000원)을 부과해 수익을 얻고 있는 연회비의 폐지를 촉구했다.

공정위는 지난 26일 LG카드, 삼성카드, 국민신용카드, 외환신용카드 등 4개 카드회사들이 공동으로 수수료율 등을 결정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의 부당공동행위 금지 규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총 233억5천2백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는 4개 회사가 1998년 초 현금수수료율, 할부수수료율, 연체이자율 등의 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인상한 데 따른 것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이날 집회에서 현재의 수수료율도 각 카드사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담합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올해 1월 각 카드회사들이 수수료를 10% 정도 인하했으나 대다수 카드회사들의 연체금리는 24%대,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15∼24%, 할부수수료는 12∼17%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8년에는 신용등급이 세분화되지 않아 담합행위가 쉽게 드러났지만 현재는 신용등급에 따라 수수료율이 세분화되어 있어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서 석승억 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끔찍한 사건들은 그 동안 곪아있었던 것들이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카드회사들은 채무자들을 강제로 내몰아 살인자로까지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벌어 빚을 갚아야하지만 카드사들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카드사들의 횡포를 규탄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권리국 간사는 “채무자들을 몰아세우는 카드사들은 절대적 강자다. 그들은 어이없는 수수료를 앞세운 카드를 마구잡이로 발급해 신용불량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변제 능력이 없는 그들이 사채시장을 두드리게 되고 결국 빚이 불어나면서 범죄자로까지 이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카드피해신고센터 개설

한편, 모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담합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담합행위는 인정할 수 없다. 다만, 카드업의 특성상 수수료율이 비슷할 수밖에 없고, 인상시기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담합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수수료 인상은 지난 98년 IMF 조달금리 인상 탓으로 카드사들의 생존적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던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에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가격변동 및 유지로 벌금(약 10억원)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는 이중처벌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이의제기를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양산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서는 “경쟁하다보니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을 인정한다. 제도적인 보완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참여연대의 연회비 폐지 주장에 대해 “연회비는 금감원이 카드의 무분별한 발급을 방지하기 위해 인정한 최소한의 장치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달했다.

이성복 금융감독원 부조사역(비은행감독국 여전감독팀)은 “권력에 기대려는 카드사의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다만 재무부(96∼97년)시절 ‘연회비를 발급시점에서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지금 그 조항은 삭제된 상태고, 이를 연회비 납부의 정당한 근거로 해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참가자들은 카드피해자들과 이들을 양산하고 있는 카드사들의 모습을 담은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앞으로 삼성, 국민, 외환카드사 앞에서도 순회집회를 가질 예정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사이버서명운동과 함께 ‘연회비 폐지와 수수료인하를 촉구하는 시민행동’을 시작하는 동시에 신용카드피해신고센터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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