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서울시 부동산 주택정책 5대 개선 과제는?

지난 금요일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세대란에 대한 긴급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어 오늘 9월 9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주택정책의 문제를 살피기 위해 ‘서울시 부동산 주택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2002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뉴타운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많은 서울 시민들에게 땅값, 집값 상승의 기대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뉴타운 계획에 세입자에 대한 보호는 빠져 있었다는 것이 지난 2008년 왕십리뉴타운 사례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서울시에서 왕십리뉴타운 지역 상가 세입자에게 보장해준 것은 4개월치의 영업보상 밖에 없었습니다. 이도 기존 3개월에서 용산 참사 이후 1개월 증액된 것입니다.

왕십리에는 봉재, 금형 등 중소기업과 대형시장의 서비스업이 발달해 있고, 성동구는 도심과 가까워 기본적으로 서울시 경제와 기층 노동력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타운 개발로 인해 상인들은 삶의 터를 잃었습니다. 보증금 가격이 비슷한 주변 지역으로 이사를 해도 그 역시 뉴타운 건설 대상이라서 많은 경우가 다시 도시 외각으로 이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왕십리뉴타운 1구역 세입자 대책위 이은정 위원장이 전한 실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상가 세입자와 주택 세입자를 모두 시 외각으로 쫓아내고 있는 뉴타운 정책. 무엇이 문제일까요? 

 

현재 서울시의 주택 현황은 주택수 기준으로, 단독/다가구주택이 443,448호, 아파트가 1,332,200호로, 서울의 모든 가구와 거주단위 주택을 포함하는 실질 주택보급율은 93.2%입니다. 여기에 주거용 오피스텔과 주거 ․ 업무 겸용 오피스텔을 합치면 절대적인 주택 보급률은 약 98%에 이르게 됩니다. 이를 근거로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뉴타운사업 전후 주택수준을 비교해 보면 나옵니다. 뉴타운 사업 전 82%에 달한 ‘전세가 4천만원 미만 주택’ 비율이 사업이 진행된 후 0%로 심각한 중저가 주택의 공급이 적어진 것이 그 답입니다. 결국, 중하위층 서민들이 얻을 상가와 주택은 한채도 남아있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시의 과속 뉴타운 ․ 재개발 사업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지금의 전세대란이 서울시의 주택 수급조절 실패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07년 12월, 서울시는 2010~11년 전세대란을 예측하고 점진적 개발을 도시개발 방향의 하나로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이명박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 방향은 뉴타운 지구를 2배 더 지정하고 재개발, 재건출의 절차를 더욱 단출하여 개발 속도를 더 낼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오 시장은 수도권 재건축 ․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여 결과적으로 이 정부에 동조하는 모습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미리 예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에 대한 대책 미비로 현재의 주택대란을 키웠다는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단계적, 순차적 개발을 주장하여 개발 인센티브 및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이명박 정부와 입장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 후보 시절 공약으로 뉴타운 24개를 추가로 지정하겠다고 밝혔으나, 다행히도 과속개발로 인한 부작용을 예측하고 추가지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강하게 반기를 들거나 소신있게 서울시정을 행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오시장이 정치적으로 비겁하다는 비판을 받기직전에 놓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임대주택과 시프트 택도 문제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서울시는 2012년까지 10만호의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쉬프트 2만호와 재개발을 통한 공급 2만호를 제외한 6만호에 대한 계획은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습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9만호의 쉬프트택을 짓겠다는 약속은 서울시장 재선을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져 나옵니다. 쉬프트택에 대해서도 남철관 성북주거복지센터 사무국장은 “현재 쉬프트택에 대한 호응은 높지만, 실제적으로 쉬프트는 18평 이상이고 유주택자도 분양가능해 중하층 서민들을 위한 주택이라고는 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상가 임차인에 대한 문제도 화두로 올랐습니다. 토론에 참가한 박래학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청계천 상인들의 입주를 위해 시작된 가든파이브가 원래 목적과 다르게 일반인에게도 상가를 분양하면서 용도가 변질된 것을 지적했습니다.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 또한 서울시의 여러 지하도상가가 공개경쟁입찰에 부쳐져 임대료가 상승하고 기존 상인들이 강제적으로 퇴거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상가 임차인에 대한 대책을 서울시에 촉구했습니다.

 

이러한 서울시의 주택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최성태 서울시 주택국 공공관리과장은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공공관리자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최성태 과장은 공공관리자제 하나만으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이를 보완하는 여러 제도를 고민하고 있다며, 관리처분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프로그램, 공사 내역서 제출, 조합장의 월별 지출을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시공사의 공사 자금 구조 등을 바꾸도록 하는 제도 등을 고민하는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성태 과장은 이를 통해 공사비를 1억원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또, 이를 통해 공사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세입자, 가옥주 등이 좀 더 공사 과정을 잘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주택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 김수현 교수는 도심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고 20년 간 1조원씩 도시재생사업에 투자해 서민들이 실제 재입주 할 수 있는 방법을 시행하고 도시재생지원단을 설치해 서울시의 조정․관리, 지민 지원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김남근 변호사 또한 소형주택을 늘려야 함을 강조하고 미래지향적인 종합적 도시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서울을 5대 광역권으로 나눠 광역권별로 대형 상가단지를 조성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각종 개발과 도시계획 시설로 철거되는 상인들에게 이주단지를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남철관 사무국장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해 차상위계층을 입증하는 국토해양부의 기준과 까다로운 절차를 간소화하여 도심내 저소득층, 고시원 생활자를 위해 쓰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쉬프트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여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예산 확보나 구체적 계획이 없는 경우도 있고, 결과적으로 계획과는 달리 민간 시공사가 고소득자를 위한 주택으로 지을 가능성이 다분해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사업들도 시범으로 몇 곳만 지정해, 단발성 사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서울시는 이 외에도 여러 사업을 광고하기 위해 많은 재정을 지출했습니다. 오시장이 재선을 위해 전시행정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2010년은 도시재정비 10개년 계획을 수림하는 연도이기 때문에 올바른 도시재정비사업 방향 설정이 중요합니다. 2008년 총선때와 마찬가지로 뉴타운 개발이 정치인들의 표몰이용 공약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 시장이 정말 내년 지자체선거를 준비한다면 먼저 서울시민들의 주거부터 안정시켜야 합니다. 오늘 토론회에 참가한 분들 중 한 분은 주거안정은 서민의 삶의 질과 연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오세훈 시장의 재선출에 가능성이 생깁니다. 

*  이 글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자원활동가 김성진씨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


토지주택공공성넷, 서울시 부동산 주택정책 5대 과제 발표 기자회견 및
부동산주택정책 토론회 개최

오늘 (9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별관 2층 강당에서 토지주택공공성넷과 민주당 서울시당, 민노당 서울시당, 진보신당 서울시당의 공동주최로 민선4기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주택정책을 진단하고 과제를 정리해보는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토지주택공공성넷은 토론회에 앞서 약식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서울시 부동산주택정책의 5대 과제를 발표하고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입니다.

다음은 시민사회단체의 5대 요구사항을 요약한 것입니다.

<서울시 부동산 주택정책 5대 개선 과제>

1. 과속개발에 따른 재개발(뉴타운)발 전세대란 대책 수립

시민사회단체들과 재개발(뉴타운) 지역 주민들은 과속개발에 따른 전세대란에 대해 서울시에 경고해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를 외면하고 전세대란에 대한 대책수립을 게을리 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의 경고대로 재개발(뉴타운)발 전세대란이 다시 발발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대책수립에 미흡하게 대응한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아야 하며, 동시다발적 이주수요를 야기하여 주변 전세값, 소형주택가격의 상승을 불러오는 과속개발방식을 수정하여 순환재개발이나 순차적 개발방식으로 개발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2. 소형저가주택, 임대주택 건설비율의 확대와 세입자에 대한 지원강화

 영세한 가옥주와 세입자가 대부분인 원주민들의 재정착을 높이기 위해 원주민들의 소득능력과 주거수요에 맞추어 소형저가주택,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확대하고 세입자에 대한 주택자금 저리융자 등 실질적 이주대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원주민의 재정착을 높이기 위해 개발과정에서의 부동산거품 가격인상분을 그대로 분양가격과 임대보증금, 임대료에 반영하는 현행 가격결정 방식을 분양원가에 기초한 분양가격 결정, 원주민의 소득수준을 감안한 임대료차등부과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3. 용산참사에 대한 유가족 문제의 조속한 해결 촉구

서울시민의 통합과 화합을 책임져야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 미온적 대처는 용산참사 문제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록 용산 희생자와 관련된 사람의 수가 많지 않다고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서울시민들은 서울시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다. 따라서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용산 희생자 문제를 사인간의 문제라는 안이한 생각을 접고 적극적으로 해결에 임해야 한다.   

4. 광역단위별 이주상가 설치

용산참사의 원인은 재개발(뉴타운) 사업으로 생존권을 상실하는 상가세입자에 대한 대책의 부재로부터 발생했다. 제2의 용산참사를 미연에 예방하려면 상가세입자에 대한 수용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이에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서울의 5대 광역단위로 나눈 뒤 각 광역 단위마다 재개발(뉴타운) 사업으로 이주해야하는 상가세입자들을 위한 집합상가를 건설해 수용해야 한다. 물론 가든파이브의 실패사례를 반면교사하여 실질적으로 이주가 가능한 광역 단위별 대체상가를 건설, 공급해야 한다. 

5.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주민지원형 공영개발과 민간개발사업으로 이원화하여 재개발(뉴타운) 사업의 공공성 강화

서울시는 공공관리자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주민지원형 공영개발의 경우 용적률 상향․도로-공원-학교-문화시설 등 도시기반시설 설치비용의 공적지원 등 인센티브 부여를 통하여 원주민들이 주민지원형 공영개발을 선택하도록 하여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도시계획에 맞추어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 토론회 전체 자료집은 별첨합니다.

  – 토론회 개요 –

○ 일시: 2009년 9월 9일 오전 10시 10분 ~12시 10분
○ 장소: 서울시의회 별관 강당
○ 사회: 유영우(주거연합 상임이사)
○ 주제: 서울시 부동산 주택정책
○ 발제: 김수현(세종대 교수), 김남근(변호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 토론: 박래학 민주당 서울시의원, 김종민 민노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김상철 진보신당 정책국장, 남철관 성북주거복지센터 사무국장,
            서울시 공공관리과장

※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이명박 정부의 토지-주택정책을 감시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55개의 시민-환경-주거단체들이 지난해 9월에 모여서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주요단체로는 주거연합, 전국철거민협의회, 나눔과미래, 전국 뉴타운 재개발 비대위연합, 토지정의, 환경정의, 참여연대, 민언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있습니다)

CCe2009090900a_서울시_부동산_주택정책_5대_개선_과제.hwp

공공성넷 090909_자료집(서울시부동산정책토론회).pdf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