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통신 2020-12-01   868

[논평] 결국 이통3사 퍼주기로 마무리된 주파수 재할당

어제(11/30)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G, LTE 주파수 재할당에 5년 기준 이통 3사 합산 약 3조 7천억원을 책정하고, 향후 5G 기지국 설치 수준에 따라 3조 1,700억원까지 감액하는 내용의 주파수 재할당 세부안을 확정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재할당되는 주파수는 내년 6월과 12월에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3세대 및 4세대 주파수 구간(2.1㎓/2.6㎓ 대역의 310㎒폭 규모 주파수)으로 당시 경매 대금은 5년 기준 약 4조 2천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17일 설명회를 열어 5G 도입으로 3G와 LTE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해 27% 조정한 3조 9천억원을 주파수 재할당 금액으로 제안했습니다. 여기에 2022년까지 15만국의 5G 기지국을 설치할 경우 3조 2천억원까지 감액, 주파수 미사용시 조기 반납 등 이통3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포함한 세부내역을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이통3사는 1조 6천억 원이상은 납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2022년까지 5G 기지국 15만국 구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발했습니다. 심지어 매년 3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꾸준히 거두면서도 ‘주파수 대금이 너무 비싸서 어렵다’며 ‘시골 감나무에 까치밥을 남겨두는 미덕을 발휘해달라’고 엄살을 부렸습니다. 결국 과기부는 3조 9천억원의 최초 제안금액에서 2천억을 인하하고, 이통 3사가 2022년까지 5G 기지국 12만국을 구축할 경우 3조 1,700억원까지 감면을 하겠다는 명백한 ‘이통3사 퍼주기’ 결정을 내렸습니다.

 

 

[표] 2006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이통3사의 영업이익 현황

(단위: 억 원)

연도

SKT

KT

LGU+

3사 영업이익 합계

2006

25,844

17,562

4,165

47,571

2007

21,715

14,337

3,239

39,292

2008

20,599

11,134

3,790

35,523

2009

21,793

6,116

3,560

31,469

2010

20,350

20,533

6,525

47,408

2011

21,845

20,259

2,778

44,883

2012

16,754

10,608

1,259

28,620

2013

19,697

3,100

5,426

28,223

2014

17,372

-7,195

5,931

16,108

2015

16,588

8,639

6,463

31,690

2016

17,822

10,596

7,558

35,975

2017

16,977

9,522

8,437

34,935

2018

13,075

9,516

7,347

29,938

2019

9,501

7,392

6,918

23,811

2020 상반기

6,615

4,021

1,971

12,607

14년 합계

259,931

142,118

73,397

475,446

자료 : 각 사 전자공시

 

 

이번에 재할당 받은 주파수의 최대 임대기간인 15년 중 지난 14년간 이통 3사는 총 47.5조 원의 영업이익을 얻어왔습니다. 이통 3사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주파수 대금은 물론, 기지국 시설투자비, 영업이익의 2배가 넘는 과도한 마케팅비, 연간 3~10% 내외의 수익보장 금액(투자보수비)을 제외하고 얻은 순수한 수익입니다. 이동통신서비스가 국민 모두의 공공자산인 주파수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기간통신서비스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정부와 이통 3사는 3G, LTE 서비스로 인한 수익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그간의 누적수익을 따져보면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며 최근 5G 요금 폭리로 시설투자비와 마케팅비로 16조 원가량을 사용하고도 작년 한해 2.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주파수 대금을 인상하여 전체 국민들의 통신서비스 향상을 위해 활용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동통신서비스 요금 폭리구조 개선과 7천만 명에 달하는 이동통신 소비자들의 편익 확보, 그 어떤 것도 얻어내지 못하고 그저 이통3사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졸속협상’을 벌였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주파수 대금 감면을 위해 2022년까지 12만국의 5G 기지국을 설치한다는 ‘조건’입니다. 정부로부터 공공자산인 주파수를 할당받아 기지국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이윤을 확보하는 것은 이통3사의 수익사업임과 동시에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의무입니다. 즉 5G 기지국 설치는 이통3사가 사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일종의 ‘투자’이자 이윤 확보를 위한 선결조건인 것이지 주파수 재할당 대금을 산정하는데 있어 흥정대상 자체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기지국이 더 많이 설치되면 이통3사는 더 많은 수익을 거두게 되는 것이 당연한데, 이를 조건으로 주파수 재할당 대금을 감면해주겠다는 정부의 결정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입니다. 오히려 정부는 공공자산인 주파수를 할당받고도 미비한 기지국 투자로 가짜 5G, 불완전 판매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통 3사의 책임을 물어 5G 주파수를 회수하거나 합리적인 가격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행정조치를 취함이 마땅합니다. 

 

언론에선 정부와 이통3사 모두 한발 양보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5G 기지국 확충을 위한 기회를 정부 스스로 걷어 차버린 것에 불과합니다. 백번 양보해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대금을 낮춰주더라도 이러한 이익이 이통3사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정부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진행될 때마다 할당 대가가 어떻게 산정되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늘 논란이 되어왔지만 여전히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추후 주파수 할당 금액을 산정할 때에 낙찰받은 경매 금액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실제 납부한 비용이 얼마인지 정산해 산정할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주파수 대금의 사용처를 실제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정부가 주파수 대금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지금보다 더욱 끌어올리지 않는 한,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통 3사의 몽니는 그치지 않을 것이 뻔합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이제라도 주파수 재할당 대금 감면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가계통신비 인하와 5G 기지국 조기 확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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