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통신 2022-07-12   1167

[논평] SKT의 생색내기식 5G ‘중간요금제’ 도입

 

어제(7/11) SK텔레콤이 월 5만9000원에 2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가 인수위 당시 5G 서비스가 고가 중심의 요금제 운영으로 이용자 선택권이 제한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을 고려한 중저가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에 이통3사가 화답한 것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소비자의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요금제 간 소비자 차별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용자 중심의 5G 중저가 요금제’ 도입을 요구해 왔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SK의 ‘중간요금제’는 이용자들의 요구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생색내기식 조치에 가깝다. 요금제 선택지가 하나 늘어났지만 소비자 선택권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저가 요금제에 더 높은 데이터 단가를 부과하는 차별문제도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 SKT의 5G 중간요금제가 정부의 긴급 민생 안정 대책에 따른 결과로 보기 어렵고 기만적이라는 평가마저도 제기되는 이유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데이터 단가 차별 없는 진정한 의미의 ‘중간요금제’ 출시를 촉구한다.

 

24GB 요금제 추가됐으나 소비자 선택권 다양화는 요원해

이번 ‘중간요금제’는 소비자의 선택권 측면에서 10GB 초과 24GB 이하 구간의 선택지를 신설했다는 데에 의의가 없는 것은 아니나, 여전히 24GB에서 100GB 사이의 데이터를 선택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상용화 초기부터 5G 서비스는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설계되어 소비자들이 더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유도해 결국 통신비 지출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받아 왔다. 이번 ‘중간요금제’ 도입으로 중간에 선택지가 하나 추가되었지만 예를 들어 데이터를 월 평균 60GB 가량 쓰는 소비자는 더 비싼 100GB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통신소비자들이 자신들이 필요한 데이터량에 따라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저가요금제 소비자에 데이터 더 비싸게 받는 차별문제 여전

또한 저가 요금제를 선택할수록 데이터 1GB 당 더 높은 단가를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 차별문제도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 5G 서비스 개시 당시 한 차례 인가 심의가 반려된 끝에 최저가 요금제로 5만원대 구간이 추가되었는데, 그 다음 구간과의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너무 커 처음부터 저가요금제 이용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다시 말해 저가요금제 이용자가 데이터 1GB당 부담해야 하는 요금이 고가요금제 이용자에 비해 무려 13.8배 비싼 구조인데, 이번 ‘중간요금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중간’에 요금제 구간을 하나 추가하는 것에 그쳐 사실상 소비자 차별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수혜자 제한적인 중간요금제가 정부의 긴급 민생 안정 대책? 특단의 통신비 인하책 시급

어제 과기부 장관은 이통3사를 만나 긴급 민생 안정 대책으로 5G 중간요금제의 조속한 출시를 강조했다. 고물가로 서민들이 고통받는 시기에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제시할 정책이 ‘중간요금제’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약정 등으로 요금제 변경이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당장 24GB ‘중간요금제’ 도입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매월 5만9천원이라는 요금도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는 이제 전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필수재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통신공공성을 외면하고 이익 극대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고가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5G 요금제를 설계했고 이를 정부가 인가하면서 여전히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진정으로 민생 안정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5G 요금제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개선하거나, 손익분기점을 넘어 막대한 초과이익을 거두고 있는 LTE 요금을 인하하는 식의 특단의 대책을 도입해 가계가 느끼는 통신비 부담을 적극 낮춰야 한다. 고물가, 공공요금 줄인상 시기에 긴급 민생 안정을 위한 특단의 통신비 인하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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