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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
  •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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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30_후임과기정통부장관의자격을말한다

 

후임 과기정통부 장관의 자격을 말한다!

성과 우선주의, 규제 완화 앞에 무너져가는 과학기술,

유료방송, 정보통신의 '공공성'을 되살려야 합니다.

 

2019년 4월 30일(화) 오후 2시,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

 

 지난 3월 31일, 청와대는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당시 청와대가 밝힌 조 후보자 지명 철회 사유는 “후보자의 자격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였습니다. 재산 증식, 부인동반 국외 출장, 해외 송금, 연구비 가로채기, 과도한 연구 수탁 등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조 전 후보자의 부적격성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공직자의 윤리의식, 연구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 모두 함량 미달이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한민국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유료방송을 총괄하는 부처의 수장입니다. 도덕성과 윤리적 덕목 외에도 각 분야에 대한 정책 철학과 진흥 및 규제 방향이 확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조 전 후보자가 밝힌 내용들을 살펴보면, 과연 그가 장관을 하려는 것인지, 개혁에 반대하는 특정 세력과 거대 사업자의 대변인으로 나선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습니다. 만일 청와대가 후보자의 이 같은 태도와 입장을 알면서도 그를 장관 후보자로 발탁했다면 이는 과학기술, 정보통신, 유료방송에 대한 정부의 정책기조가 공공성보다는 시장논리, 규제완화로 기울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후임 인사를 실시하고, 과기정통부장관에 대해서는 미루지 않고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지난 인사 실패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제대로 평가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후임 인사 역시 전철을 되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과학기술, 정보통신, 유료방송의 공공성 강화와 진흥을 위해 노력해왔던 우리 노동․시민단체들은 후임 과기정통부 장관의 자격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과학기술의 혁신과 진흥을 이끌 적임자가 필요합니다.

 

 후임 장관은 국가 연구개발 시스템 혁신을 위한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국가과학기술시스템의 의사결정 및 자문기구를 현장의 의견과 시민사회의 담론이 반영되도록 구조 개편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 지침을 기계적으로 전달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기능과 역할도 재편해야 합니다.

 

 또 연구기관의 혁신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는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를 폐지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PBS의 대안으로 R&R(Role&Responsibility,출연(연) 역할과책임)이라는 것을 들고 나와 개별 출연기관 스스로 역할을 정립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총괄적인 진흥 전략이 부재한 하향식 역할 정립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PBS와 R&R을 뛰어 넘는 연구기관 혁신, 발전 계획이 필요합니다.

 

 연구기관의 인력구조 변화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연구기관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 이후 인력구성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로 인한 숙련 고급인력들의 유실이 우려됩니다. 65세 정년환원 및 정년 후 재고용 등 우수인력을 활용할 방안이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현재 과기정통부부 산하 기관은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 전환은 작년 국정감사를 통해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간접고용 노동자 정규직 전환은 2년이 경과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습니다. 연구기관이 우수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2. 거대 통신기업이 집어 삼키고 있는 유료방송에 대해 엄격한 공적 책무를 부여해야 합니다.

 

후임 장관은 방송통신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거대 통신재벌들이 잇따라 케이블방송 인수합병을 예고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도미노식 인수합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의 폐해를 방지하고, 유료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준비해야 합니다. 첫째, 통신재벌이 지역채널을 장악해 사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독립성 확보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케이블방송에 부여했던“지역성·다양성·지역일자리 창출”의 공적책무를 유지할 수 있는 심사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셋째, 인수합병이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초래해 지역의 소중한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안전망을 갖춰야 합니다. 

 

 인수합병 심사는 투명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심사위원 선정을 포함해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 합니다. 인수/피인수 기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협력업체 노동자와 이용자,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고 이를 심사결과에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 케이블방송 공적책무와 지역일자리 보장이 없다면 ‘승인‧인가’를 불허해야 합니다.

 아울러 국책사업으로 시작했지만 KT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공적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위성방송의 공공성 강화 방안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특히 국회의 요구조차 기만하는 KT의 행태에 규제기관으로서 엄중한 조치를 취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위성방송에 대한 최대주주의 소유 지분 제한을 도입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과기정통부의 재허가 부관 사항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점검과 이행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3. 가계통신비 인하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전국민 기본료 폐지와 분리공시제를 통한 단말기 가격 인하를 공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출범 2년을 맞은 현재 기본료 폐지 공약은 고령층‧저소득층 요금 1만 1천원 감면으로 축소되었고 분리공시제는 각 부처 업무계획에서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 와중에도 유영민 장관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에 급급해 월 5만원 이상의 요금을 부담할 수 없는 서민들은 아예 가입조차 할 수 없는 차별적인 요금제를 인가하고도 ‘시간이 지나면 내려갈 것’이라는 무책임한 발언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동통신은 주파수라는 공공자산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기간통신서비스입니다. 가구지출에서 이동통신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인데 반해 통신사들은 매년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통신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여력 또한 충분합니다. 통신공공성을 확대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주무부처의 장관이 강력한 의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관련 정책을 이행해야 합니다. LTE 때부터 지적되어온 저가요금제 이용자와 고가요금제 이용자 간 통신요금 차별 문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고가단말기 문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4. 주파수는 국민의 재산입니다. 공공의 이익이 최우선입니다.

 

 최근 5G 주파수 추가 공급 계획에서 보인 과기정통부의 통신사업자 편들기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3.42~3.7GHz대역을 통신 사업자에게 할당했고, 앞으로 3.7~4.2GHz대역도 추가 할당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주파수 대역은 방송사가 해외 콘텐츠 수급 및 서비스를 위해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대역인데도 불구하고, 과기정통부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통신사업자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할당된 3.42~3.7GHz대역에서 일부 방송사에서는 해외 방송 수신에 간섭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앞으로 3.7~4.2GHz대역이 추가 할당되면 외국 방송과 해외 주요 스포츠 경기의 수신에 심대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 명백합니다. 즉, 통신재벌들의 사업을 위해 국민들은 해외 뉴스와 해외 스포츠를 볼 권리를 침해당하게 됐지만, 과기부는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았고, 아예 방송사들의 의견조차 구하지 않았습니다. 후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 배분․관리에 있어 ‘공익 준수’를 우선해야 합니다.

 

5. 끝으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고,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을 도덕성과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계, 거대 통신 및 미디어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업자를 상대해야 합니다. 적폐는 과감히 청산하고, 공익보다 사익만 앞세우는 사업자들에게는 그에 걸 맞는 공적 책무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관이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적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며, 사익에 휘둘리지 않고 국익과 공공성을 지켜낼 장관이 필요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 한 단체들은 위 요구와 제안을 기준으로 후임 장관 인사 과정에 대응할 것입니다. 장관 후보자 지명부터 국회의 인사청문회 및 대통령의 최종 임명 과정까지 시민과 함께 두 눈 부릅뜨고 철저히 감시할 것입니다. 자체적인 검증 활동 또한 벌여나갈 것입니다. 만일 공익과 공공성을 준수할 의지가 없는 인사를 또 다시 후보자로 지명한다면 국민과 함께 강력한 반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인사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인사권자의 숙의와 철저한 검증을 촉구합니다. 

 

2019년 4월 30일

 

민생경제연구소,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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