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안타까운 청년 편의점주 죽음에 대한 추모 기자회견

 

안타까운 청년 편의점주 죽음… 고 임영민 님 추모 기자회견

대기업 불공정거래행위 근절하고 가맹사업법 개정안 조속히 처리하라

공정위는 가맹본부의 가맹점에 대한 불공정행위 철저히 조사하라

 

※ 일시장소 : 3.18(월) 오후 2시, 경복궁역 1번출구 CU편의점 앞

 

2013. 3. 15일자 경향신문 <어느 청년 편의점주의 죽음>기사를 통해 알려진 거제 편의점주 임영민 씨의 안타까운 죽음과 유족의 슬픔에 깊은 애도의 말씀 드립니다.

 

32세 청년 편의점주가 돌아가신 날은 1월 15일인데 세상에 알려진 건 정확히 2달 뒤입니다. 그동안 유족들의 고통과 슬픔, 마음고생이 너무나 컸을 것입니다. 늦게라도 이 사건을 접하게 된 각계 단체들이 고인을 애도하면, 추모식과 가맹점 불공정거래행위 근절 및 가맹사업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편의점 통계 및 추모 기자회견문 별첨)

 

추모기자회견은 고인의 삶의 터전이었던 거제와 서울 두 곳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3/18 2시)에 개최하고, 서울 기자회견 장소는 편의점 업계 1위인 CU(구 훼미리마트, BGF리테일) 편의점 중 한 곳인 경복궁역 1번 출구 앞 CU편의점 앞에서 진행합니다.(이곳은 본 사망 사건과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다만 고인이 운영하던 편의점이 CU였던 점과, 편의점업계 1위 대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주변에 편의점 밀집지역을 선택한 것입니다.) 

 

고인이 된 임영민씨는 편의점을 24시간 운영하는 강제영업 조항과 온갖 불공정행위에 묶여 편의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고인 뿐만 아니라 23,000여개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24시간 강제영업, 영업지역 미보호, 과도한 이익배분율(가맹본부 35%), 매출이 오르지 않아 폐점하려 해도 과다한 위약금 등과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업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때문에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3.14일 국회 정무위 민병두 의원은 민변, 참여연대, 가맹점주협의회 등과 함께 편의점을 비롯, 가맹본부의 횡포를 근절하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고, 공정위도 지금 전국의 편의점들의 불공정행위를 조사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공정위는 전국적으로 대대적으로 편의점 업계 전반의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며, 정치권과 국회는 즉시 가맹사업법 개정안 처리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편의점 업계 및 편의점협회에 대해서도 엄중히 경고합니다. 고 임영민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편의점협회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가맹점주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근절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편의점 업계는 가맹사업법이 24시간 강제영업을 금지하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왜곡하며 가맹사업법 개정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고 임영민님의 죽음에 일말의 책임이라도 있는 대기업 본사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사죄와 보상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즉시 고인에게 가한 온갖 불공정행위와 압박에 대해서 고인과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성의있는 보상, 그리고 불공정행위를 개선하는 조치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2013. 3. 18(월) 오후 2시 개최하는 추모기자회견에는 청년 의원인 민주당 김광진 의원,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며, 동료 편의점주가 추모사를 낭독합니다. 또 경제민주화와 풀뿌리 경제 활성화,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 등을 위해 함께 해온 시민사회, 소비자단체 등 각계 인사들도 함께 참여해 고 임영민씨를 애도하며, 편의점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 별첨자료

1. 기자회견 진행안

2. 편의점 업계 관련 통계 자료

3. 추모 기자회견문

 

기자회견 영상

<거제 편의점주 사망에 대한 추모 기자회견>

 

1) 일시 : 3월 18일 오수 2시

2) 장소 : 경복궁역 1번출구 CU편의점 앞

3) 참여단체

거제경실련,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 청년유니온,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경제민주화2030연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사)희망살림. 세븐일레븐점주협의회 등 

4) 진행안

사회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참여단체소개

– 본 사건 설명 

– 추모사 및 연대 발언

         : 박원석 의원(진보정의당), 김광진 의원(청년비례/민주통합당)

         : 청년 추모사 : 경제민주화2030연대, 청년유니온 

         : 김영주/김철호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

  : 제윤경 (사)희망살림 

: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

         :  오명석 세븐일레븐 점주협의회   

–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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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 기자회견문

 

우리는 이 억울한 죽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 청년 편의점주 故 임영민 님을 깊이 추모합니다

– 가맹사업법 개정과 대기업 가맹본부 불공정거래행위의 근절을 촉구합니다

 

 

지난 1월 15일 너무나도 소중한 한 생명이 쓰러지고야 말았습니다. 꿈 많고 정 많던 한 청년은 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가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는지 누구도 100% 명확한 설명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높고 높은 세상의 벽에 매번 부딪혔지만 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편의점 창업을 통해 다시 그 내일에 도전하려고 노력한 한 젊은이가 더 큰 절망의 벽에 직면했다는 사실입니다. 

 

월 500-600만원 수익 보장이라는 대기업 편의점 가맹본부의 사탕발림에 속아 그는 고향인 거제도에 편의점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수익이 아닌 적자가 보장되는 편의점을 운영하며 하루하루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영민한 그는 일찍이 편의점 운영상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문제를 파악했습니다. 때문에 현대판 지주-노예관계인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한 계약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깊이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금(7,700,000원-부가세 포함), 상품보증금(14,000,000원) 등 21,700,000원 가량의 비교적 저렴한 투자금이 소요되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유로(임차보증금 및 권리금 별도), 2010년부터 급속도로 성장해, 2012년 10월 말 현재 상위 5사의 전체 매장수로만 ’08년 11,802개에서 ’12. 10월말 현재 23,687개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취업난과 청년실업 탓에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층이 많아져 최근 20~30대 편의점 가맹점주 비율이 25%쯤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故 임영민 씨의 편의점이 있던 거제 지역도 2001년 4개에 불과했던 편의점이 10년 새 50배가 증가해 4대 메이저 편의점이 200개를 돌파했습니다. 규모가 커지지 않는 땅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분명히 있는데 편의점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편의점 대기업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의 영업지역을 보호해주지 않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이 가맹점주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편의점 주변은 거제도의 상징인 넓은 바다를 끼고 있는 조선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불경기 탓에 몇 년전부터 조선소와 공단 주변은 계속 한적하기만 했습니다. 이러함에도 본사 개발팀은 순이익 5-600만원이 가능하다고 고인과 가족들을 꼬드겼습니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고인은 편의점 운영상 고충을 참아내고 곧 잘 될 것이라 기대하며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이렇게 편의점을 개점한지 불과 3개월도 안 돼 희망이 절망으로 완전히 뒤바뀐 것입니다.

 

고인의 편의점 앞에는 넓은 바다가 보입니다. 낮에는 굉음을 내던 조선소 현장도 해가 지면 고요해지고, 낮에 보던 공사장 인부들도 퇴근해, 24시간 불 켜놓는 임영민 님 편의점이 그 지역의 가로등 역할을 합니다. 밤에는 가끔 외국인 노동자들이 담배와 술을 사러 편의점에 들를 뿐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손님이 있어서 사람 구경이라도 하며 야간의 긴 시간을 보내며, 팔릴 상품을 진열하는 편의점주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을 그는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직 칠흑 같은 밤바다에 여기가 조선소임을 알려주는 최소한의 불빛만 비추는 조선소 현장과 그의 편의점이 마주하고 있을 뿐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새벽, 오로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밤, 30여평 편의점을 홀로 지키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생각해봅니다. 외롭고 고독했던 긴 밤이 지나 떠오르는 해와 함께 새날을 맞이하며 희망을 꿈꾸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매사 유쾌하고 낙관의 힘을 믿는 그 조차도 24시간 365일 편의점에 갇혀 청춘의 빛을 발하지 못하고 그만 세상과 이별하고야 말았습니다.

 

24시간 영업해 매출이 오른다면 당연히 장사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임영민 님 편의점 야간 매출액은 야간 운영을 위한 관리비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점차 누적되는 적자 보전을 위해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 일했습니다. 24시간 365일 편의점에 갇혀 그는 하루 생활비와 아르바이트 급여를 마련하기 위해 혼자 고민해야 했습니다. 어릴 적 빚 때문에 가족이 헤어져 살게 되면서 남은 가족을 위해 가장 역할을 자임할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던 아들이고 오빠였습니다. 채무로 고통 받은 기억이  하루빨리 이 적자 생활을 벗어나야 한다는 더 큰 심적 부담으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은 기대할 수 없으니 이제 그만 하자고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임영민 님은 다른 곳도 아닌 편의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고인의 어머니는 편의점 가맹본부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한 청년이 편의점에 ‘올인’해서 벌어들인 1일 매출액은 70만원 정도였습니다.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이익을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배분하는 가맹계약을 맺고 있어, 점주가 한 달 기준 2100만원 벌어도, 본부에 상품 공급비용을 내고, 또 가맹본부에 로열티(이익배분율)로 35% 떼 주고, 부가세 등을 빼면  평균 320만원 정도가 남는데, 여기서 인건비, 월세, 전기료, 시설유지보수비 등을 제하면 오히려 적자였던 것입니다.

 

대기업 편의점은 심야에 손님이 없는 경우라도 24시간 강제영업 규정 때문에 문을 열어야 합니다. 가맹본부는 24시간 영업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가맹점주에게 경고장을 보내거나 계약해지를 협박하기도 합니다. 같은 상권에 편의점이 계속 생겨나서 점주들끼리 엄청난 출혈경쟁을 해야 합니다. 타사 브랜드가 아니라 동일브랜드 편의점이 들어서기도 합니다. 가맹본부가 해서은 안될 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저히 이렇게는 못살겠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호소하고 읍소하지 않으면 정부나 관리감독 단위에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생전 처음 거리로 나와 대기업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중단하여 가맹점주 권익을 보호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3달이 지난 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50미터 이내 동일 브랜드 편의점 출점 제한, 과다 위약금 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편의점 모범거래기준안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없는 말 그대로 기준안일 뿐입니다. 더구나 이미 서울, 수도권은 편의점 포화상태라 새로운 편의점이 들어설 곳이 없습니다. 또 동일 브랜드 편의점을 제한한다고 해도 타사 편의점이 출점할 경우 이 기준안대로라면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공정위 조치의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주가 죽던 말던, 편의점이 늘어나 매출액 35%를 판매 수수료로 떼가기 때문에 편의점 영업지역을 보호하지도 않을 뿐더러 무분별하게 출점 및 개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5%의 가맹점 로열티 탈취도 과도합니다. 대기업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불합리한 계약관계가 벼랑 끝 위기에 닥친 임영민 님을 죽음으로 몰아간 측면이 있는 것입니다.

 

임영민 님은 적자 생활을 계속하는 중에도 아르바이트 급여도 밀리지 않고 지급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적자를 메우고, 알바생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사채를 썼던 것입니다. 그에겐 또 다른 빚도 있습니다. 편의점을 열면서 담보를 제공하고 빌린 3천만원, 아직도 상환하지 못한 대학 학자금 대출도 남아 있었습니다.

 

24시간 365일 편의점에 묶여 자유롭지 않은 생활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대인관계가 소홀해지고 임영민 님을 찾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유일하게 그를 즐겨 찾은 대상은 대부업체였을 것입니다. 사람은 죽어 돌아오지 않는데 그가 남긴 휴대폰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대부업체로부터 대출금 상환 독촉 문자와 전화가 걸려오고 있습니다. 편의점을 해서 어떡해든 그 빚을 갚으려 했는데, 오히려 적자로 사채까지 쓰게 되어 빚은 더욱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사채 빚 이자율은 얼마나 높습니까. 합법적으로 39%까지 폭리를 보장하고 있는 지금의 대부업법도 그를 압박하는 요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편의점을 열기 전, 삼성중공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회사의 정리해고 방침 때문에  직장을 잃고, 생계유지를 위해 불안정한 직장생활과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경험했습니다.점차 구직난이 거세져 초기 투자금만 있으면 내 가게를 운영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소자본 창업 열풍에 뛰어들었고, 창업을 위해 빚을 져가며 편의점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관리감독 주체인 정부 당국은 대기업식 프랜차이즈 활성화를 지원하는반면  관리감독에는 소홀한 직무유기를 저질러 왔습니다. 우리 사회 청년들이 처한 현실과 고통이고인의 삶과 죽음에 모두 담겨있습니다. 초고액 등록금과 고등교육비용,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의 해고와 저임금, 그리고 자영업자들을 노예처럼 수탈하는 대기업 가맹본부, 불안정한 사회구조체제를 지속시키며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정부 당국… 누가 감히 이 젊은이의 죽음을 단순한 자살로 치부할 수 있겠습니까. 

 

1970년 전태일 열사가 비참한 노동현실을 고발하며 산화한 것처럼, 이 젊은 청년도 온 몸으로 전국 수십만 가맹점주들의 삶과 고통을 고발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 참혹한 죽음에 깊은 애도를 보내면서, 그들의 삶과 고통을 더 일찍 발견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에도 회초리를 들게 됩니다.

 

유족들은 이 안타까운 죽음 앞에 망연자실하며 헤어나올 수 없는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2달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이 안타까운 죽음을 알리기로 어렵게 결정하면서 <경향신문>을 통해 이 사연이 세상에 알려진 것입니다. 유족들은 지금 대기업 가맹본부의 진심어린 사죄와 보상, 그리고 다시는 우리의 아들이, 오빠가, 친구들이 임영민 님 같은 피해자가 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다시는 고인처럼 이렇게 안타까운 죽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원히 이별하는 일이 없도록 가맹사업 문제의 근원적 해결과 가맹사업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그동안 중소상인‧자영업자 살리기, 청년 실업문제 해결과 청년 일자리 확대, 풀뿌리 경제 활성화와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각계가 함께 모여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의 요구에 동참할 것을 결의합니다. 또한 이번에 공정위가 편의점 가맹본부 불공정행위 조사에 돌입한 것을 전적으로 환영하며, 기존처럼 요식적인 조사행위가 아닌 보다 근본적으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서, 재벌·대기업 가맹본부들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가맹점주 수탈 행위가 근본적으로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추모기자회견을 하는 이곳 경복궁역 부근도 반경 200-300미터 내 최소 6곳의 편의점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 가맹점주와 그 가족 모두가 가맹본부의 갖가지 불공정거래행위 때문에 절망적인 삶을 보내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서늘해집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고인의 삶의 터전이었던 거제도와 서울 두 곳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진행합니다. 서울 기자회견 장소는 편의점 업계 1위인 CU(구 훼미리마트, BGF리테일) 편의점 중 한 곳입니다. 참고로 CU편의점은 고 임영민 님이 운영했던 편의점 가맹본부이기도 합니다. 

 

CU편의점 가맹본부는 얼마 전 편의점 8000호점을 개설했다며 플래카드 걸며 자축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편의점 신규점포 개설을 축하할 때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고 임영민 씨는 바로 그 편의점에서 31년생을 마감해야만 했습니다. 유족들은 그것이 그가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고, 이는 CU가맹본부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합니다. 하루빨리 CU가맹본부가 유족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고 임영민씨와 유족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난 3. 14일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 민병두 의원의 대표 발의로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주요 내용은, △24시간 강제 노동 금지 △가맹계약서 사전등록 의무화 △과도한 위약금 금지 △가맹점 사업자 단체의 결성-협의-협약체결권 보장 △가맹점주 속이는 허위과장 정보제공의 경우, 형사처벌 및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에 관한 내용입니다.

 

“논두렁에 편의점을 만들어도, 본사는 이익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편의점 총 점포수 5개 상위사만 해도 23000개를 넘어섰고, 공정위 조사에서도 편의점 50%가 100~200만원 이하 수입으로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가맹본부는 당연히 편의점주가 받아야할 담배광고비까지 빼돌리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편의점 문제는 ‘동네’에서 실천하는 경제민주화로 국회-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편의점을 비롯, 가맹본부의 횡포를 근절하자는 개정안에 대해 편의점협회에서는 바로 반박자료를 내 24시간 영업시간 지침이 제한되면 점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줄어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마치 24시간 영업을 모두 금지하는 것처럼 여론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24시간 영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자가 심한데도 24시간 영업을 강요하는 행태 등을 근절하자는 것입니다.

 

편의점 업계 및 편의점협회에 대해 엄중히 경고합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왜곡과 반발을 즉시 중단하고, 지금 즉시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 파렴치한 행위부터 스스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가맹본부의 횡포와 불공정행위를 전국의 가맹점주와 시민사회, 지역주민들이 더 이상은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 임영민님의 안타까운 삶과 죽임이 헛되지 않도록 30만개가 넘는 가맹점에 대한 가맹본부의 불공정해위를 바로 근절해야 합니다. 고 임영민님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와 후속 조치, 그리고 가맹사업법의 개정, 또한 전국 가맹점주들의 단결과 연대를 제안하고 호소 드립니다. 저희들도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근절, 경제민주화와 풀뿌리 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욱 더 매진할 것을 고인 앞에서 다짐해봅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맹본부의 횡포와 불공정한 행위가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빌며, 안타까운 눈물로 고인을 보내드립니다. 

 

 

2013년 3월 18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경향신문 기사 원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3150600095

 

http://ggabgu.tistory.com/m/post/view/i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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