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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세정책
  • 2011.10.12
  • 2714
  • 첨부 1
법인세수 증가위해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전경련의 아전인수 주장

- 비교불가한 자료 연동시켜 여론호도 
- 감세정책으로 연간 20조 원 세수 줄어든 상황은 나몰라라

어제(10/11)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 이하 전경련)에서 ‘법인세 인하는 오히려 세수 증가로 이어져’ 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보도자료에서 전경련은 지난 1995년 이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2.9배 증가하는 동안 법인세수는 4.3배나 늘었으며 이는 그동안 이뤄진 법인세 인하덕분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법인세 인하를 주장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 최영태 회계사)는 소비와 투자 확대 측면 뿐 아니라 재정 여건, 소득재분배 기능을 균형있게 고려하여 실용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조세정책에 대해 아무런 이해가 없는 전경련의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규탄한다. 특히 이미 시행된 낮은 구간의 법인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투자 및 고용증대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경련이 이같은 효과를 빌미로 추가적인 세율인하를 재차 요구하는 것은 ‘보신(保身)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전경련은 보도자료에서 “1995년부터 작년까지 법인세는 6%포인트 인하되는 동안, 법인세수는 오히려 4.3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GDP가 2.9배 증가한 것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비교했다. 그리고 법인세수의 증가 원인으로 “법인세 인하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고, 이에 따라 세수 기반이 늘어나는 선순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인세 인하가 법인세수를 증대시킨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래퍼곡선(Laffer Curve) 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토대로 조세인하정책을 시행한 미국 레이건 행정부로 인해 거대한 재정적자 증가가 초래된 이래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경제학․재정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여당 또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펼치며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를 기대했으나 입증되지 않았고, 오히려 감세정책이 국가재정 건전성에 위협만 되었음을 확인돼 철회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전경련은 법인세수 증가와 GDP 증가율을 무리하게 연관지어 법인세 인하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고, 이에 따라 세수 기반이 늘어나는 선순환의 결과라는 억지주장을 펴며 추가적인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경련은 OECD 국가 중 한국이 GDP대비 법인세수 비중이 다섯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다른 OECD 경쟁국에 비해 기업에 대한 세수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5월 김성식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정책의총에서 발표한 발제문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율을 GDP, 수출량 등 경제규모가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9천만 달러 내외로 명목GDP가 비슷한 멕시코, 호주, 네덜란드의 법인세율이 각 30%, 30%, 25..5%이며 수출량(3600억 달러 내외)이 비슷한 벨기에, 영국, 이탈리아의 법인세율 또한 각 34%, 28%, 27.5%로 한국의 높은구간 법인세율 22%보다 훨씬 높다. 같은 자료에 의하면 법인세율이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주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동구권(아일랜드 12.5%, 아이슬랜드 15.0%, 폴란드 19.0%, 헝가리 19.0%)이다. 관련하여, 경제개혁연구소에서는 2009년 기준 대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이 17.0%(경제개혁연구소, 2010. 7. 20)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GDP가 2.9배 증가하는 동안 법인세수가 4.3배나 늘어난 것이 감세정책의 혜택을 입은 기업의 투자 확대와 그로 인한 세수 증가 때문이라는 주장은 더더욱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하다. 그동안 법인세가 GDP보다 더 증가한 것은 탈세가 일반화되었던 조세환경에서 조세운동을 통하여 탈세가 잦아들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비법인의 법인으로의 전환에 따른 납세효과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더욱이 지금은 연간 20조 원에 달하는 감세정책 확대 등으로 늘어난 국가부채와 불안정해진 재정건전성을 메우기 위해 내년에는 재정지출을 긴축하겠다는 정부의 예산안이 국회 심의에 들어가는 시점이다. 이러한 때 아무런 연관성 없는 두 개 통계를 비교하고 논리를 비약시켜 법인세 추가감세를 주장하는 전경련의 태도는 자신들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여론을 호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음달부터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세제개편안과 연동해 심사할 계획이다. 추가감세 뿐 아니라 기존에 추진된 감세정책으로 인한 세수부족 사태가 명백히 드러난 상황에서 진행되는 이번 예산안 심사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있음을 국회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래퍼곡선 : 미국의 경제학자 아더 B. 래퍼 교수가 주장한 세수와 세율 사이의 역설적 관계를 나타낸 곡선. 일반적으로는 세율이 높아질수록 세수가 늘어나는 게 보통인데, 래퍼 교수에 따르면 세율이 일정 수준(최적조세율)을 넘으면 반대로 세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함. 세율이 지나치게 올라가면 근로의욕의 감소 등으로 세원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 그러므로 이때는 세율을 낮춤으로써 세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1980년대 미국 레이건 행정부의 조세인하정책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정부의 거대한 재정적자 증가를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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