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예산감시네트워크-내일신문 공동 2015년 예산안 ‘문제’사업들 | ⑧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

복지지출은 늘려야 하는데 재원은 부족하다보니 무상복지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허투루 쓰이는 돈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 씀씀이를 아끼는 게 우선일 텐데 내년 예산안에도 여전히 불필요한 지출이나 유사·중복 사업 등 낭비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예산감시네트워크가 꼽은 예산낭비사업들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

 

 

존폐 위기 영화발전기금 영진위 지방이전에 전용

불필요한 사업이나 유사중복사업 예산을 마구 늘리는 것도 잘못이지만 꼭 필요한데도 오히려 예산을 줄이거나 충분히 늘리지 않는 것도 문제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대표적 사례로 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 사업을 꼽았다. 생계가 곤란하거나 창작 준비로 소득이 없는 예술인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해 144억원, 올해는 200억원의 예산을 배정, 이 사업을 추진해 그동안 부재했던 예술인들에 대한 기본적인 생활지원 체계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예술인 긴급복지지원금은 올 상반기에 편성 예산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 문화체육관광부 전체 예산을 올해보다 10.2% 증가한 4조8752억원으로 편성하면서도 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사업 예산은 5억원(2.5%)만 늘리는데 그쳤다. 올해 예측물가상승률이 2.3%, 최저임금 상승률이 7.1%인 것과 비교하면 현상유지 또는 감액으로 봐야한다는 게 예산감시네트워크의 설명이다.

 

세부항목을 보면 수요가 많은 긴급복지지원금을 올해 81억원에서 내년에는 110억원으로 늘렸지만 창작준비지원금은 119억원에서 95억원으로 줄였다.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고용보험 등과 달리 수혜자의 기여 없이 지원금이 일방적으로 지급돼 특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예산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지급규모를 줄여 대상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최저생계 유지도 어려운 예술인들의 수요가 많은 만큼 지원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문화계의 요구다.

 

예산감시네트워크 김상철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긴급복지지원예산은 사업 내 조정이 아니라 예술인 복지 정책과 함께 동반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문화예술계의 불공정 관행을 감시하고 시정하기 위한 정책 사업도 신규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발전기금 예산도 논란거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선결조건인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후속조치로 도입된 영화발전기금은 영화입장료의 3%인 부과금 등을 통해 재원을 조성, 영화제작·유통·수출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이 올해 말로 폐지된다는 점이다. 부과금이 폐지되면 2019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별다른 대안 마련없이 내년 부과금 수입으로 454억원의 예산을 책정해놓았다는 게 예산감시네트워크의 지적이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또 정부가 영화진흥위원회 지방이전 등 영화발전과는 상관없는 사업에 기금을 전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예산안의 경우 예치금 등을 제외한 사업비 887억원 가운데 영진위 지방이전 비용이 242억원으로 27.2%를 차지하고, 기금관리비도 99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김 집행위원은 “기금 존폐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본래 기금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을 연장하는 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며 “여야간 이견이 없어 연내에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이전하는 영진위 시설은 촬영소나 스튜디오 등이어서 영화산업과 무관하다 할 수 없다”며 “예산도 영진위의 남양주 촬영소 매각대금만을 반영한 것으로 기금내 다른 재원을 끌어다 쓰는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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