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논평-16] 문재인 후보, 파생상품거래세 도입 반대 진의 밝혀야

 

문재인 후보의 파생상품거래세 도입 반대, 크게 비판받아야

 

본인이 공동발의로 참여한 증권거래세법안과도 배치되는 입장

명분없는 비과세 정책 유지하면서 부자증세 추진 설득력 없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5일, 부산지역 상공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육성 발전하기 위해서는 파생상품 거래를 활성화하고”,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보다는 자본소득과세로 나가야 한다” 고 밝혔다. 당초 파생금융상품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비과세정책을 도입했고, 그 정책적 목표를 이미 달성한 만큼 더 이상 비과세정책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은 여야 정치권 모두 인정한 사안이다. 문재인 후보 역시 19대 국회에서 파생금융상품 거래세 부과를 담고 있는 개정안에 대해 공동발의 의원으로 참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부정을 하면서까지 앞뒤 맞지 않는 입장을 보인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1995년 선물거래법의 제정으로 1996년 5월부터 장내 파생금융상품이 거래되기 시작한 이후, 거래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물론 거래세도 전혀 부과하지 않는 세제정책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파생금융상품시장은 급격히 성장하여, 2011년 KOSPI200 선물 거래대금 1경 1,260조원, 거래량 8,727만 계약, 옵션 거래대금 436조원, 거래량 36.7억 계약 등 거래대금이 ‘경’ 단위에 이를 만큼 엄청난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부 역시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과세 전환’을 강조하며 올해 세법개정안에 거래세 부과를 포함시킨 것이다. 물론 문재인 후보의 언급대로 자본소득과세도 손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과세형평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부분을 해결하고자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거래세부터 도입하자는 것인데 이마저도 부정한다면, 결국 파생금융상품 비과세 유지 입장과 다를 것이 없어진다.  

 

또한 자본시장의 불안전성을 조장하는 투기 억제를 위해서라도 파생금융상품 거래세 도입은 시급하다. 이미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이유에서 지난 10월, EU 11개 회원국이 주식, 채권,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도입에 합의하는 등의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파생금융상품시장의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거래의 위축을 우려하는 것보다는 투기과열을 완화하거나 금융시장의 투명하고 건전한 발전을 정책목표로 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11/11 ‘공평과세와 부자증세를 위한 BEST 6’ 이슈리포트에서 6개월 시행기간을 거쳐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0.01%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개혁안을 제안한 바 있다. 정부 또한 2012년 세법개정안에서 3년간의 유예를 두면서 선물 0.001%, 옵션 0.01%의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거래세 도입을 발표했고, 민주통합당 역시 0.01%의 거래세를 1년 후에 시행하는 것을 당론으로 삼고 있다. 내용상 기온 차가 있긴 하지만 이번 19대 국회에서 파생금융상품 거래세 도입과 관련한 본격적인 입법논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와 관련한 민주통합당 설 훈 의원의 대표발의안에 대해 문재인 의원 역시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발의한 안을 순식간에 뒤집는다면, 이는 대선후보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다.   

 

문재인 후보의 발언이 파생금융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대신 그로부터 발생하는 거래차익에 곧바로 자본이득과세를 도입하자는 취지라면, 이는 보다 진일보한 제안일 수 있다. 그러나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서 거래세조차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면, 이는 조세개혁의 의지가 크게 미약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수평적 공평성조차 추구하지 못하면서 부자증세를 강조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된 정책이며 오히려 불필요한 조세저항만 초래할 뿐이다. 문재인 후보는 파생금융상품 거래세 도입 반대 의견에 대한 진의와 근거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19대 국회 역시 참여연대 입법청원안 등을 참고하여 조속히 증권거래세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논평 원문.pdf

첨부파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