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부자증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심 또 한 번 확인

 

고소득 계층 세율 샹향하는 소득세․법인세 개정,

부동산․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공평한 과세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 수렴해야

 

 

 지난 16일,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과 참여연대는 민생경제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우리 리서치, 유효표본 1천명,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 3.1%P)를 실시했다. 그 중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최고 상위소득자 1%이상으로 대상 확대 및 세율 상향에 53.4%, 대기업 중심으로 법인세율을 상향해야 하는 것에 75.1%,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폐지 반대가 41.5%,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해야 한다가 69.5% 등 전반적으로 고소득 계층, 이들이 주로 누려 온 불로소득 등에 대한 조세정의가 필요하다는 여론 결과가 높게 나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기조가 얼마나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뒤떨어진 정책인지를 또 한 번 확인하는 여론조사 결과이다. 

 

 지난 해 12월 31일, 국회에서 여당 일방이나 마찬가지로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소득 과표구간 3억원 초과에 대해 세율 38% 상향을 담고 있지만, 그 대상은 전체 소득자 중 0.17%에 지나지 않아 거의 세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사실상 부자 증세 법안 시늉만 낸 기만적인 개정안이다. 여론조사 결과 역시 ‘최고 상위소득자 1% 이상으로 대상도 확대하고 세율도 더 올려야 한다.’라는 응답률이 53.4%나 되었다. 특히 소득이 300~400, 400~ 만원 이상의 응답자가 각각 67.6%, 66.0%로 평균보다 높았다. 이는 정부나 한나라당이 조세 정의에 있어서 일반 국민의 인식보다 훨씬 후퇴되어 있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법인세 개정안에 대해서는 전체 평균 75.1%가 대기업 법인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의 분포도 역시 남녀성별 및 소득격차를 불문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증세를 해야 한다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소득수준과 학력이 높을수록 법인세를 더 올려야 한다는 비율이 80% 이상에 육박했다. 이는 오늘날 대기업에 대한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세제 현실을 국민 대다수가 직시하고 있다는 말이다. 긴말 할 필요가 없이, 2월 임시국회에서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를 철회하고, 법인세 최고세율구간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연말,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그 중 부동산 규제 정책의 마지노선이었던 다주택자 양도차익에 대한 중과제 폐지를 포함시켰다.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폐지 찬성은 38.4%, 반대는 41.5%로 반대가 약간 더 높게 나타났다. 다만 찬성과 반대의 폭이 크지 않음을 볼 때, 정부의 일방통행식 폐지 결정이 자칫 계급적 갈등을 더욱 부추길 위험이 있어 보인다.

 

주목할 점은 소득세법 개정안 설문에 대해 부자증세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한 9.5%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54.8%)와, 상장주식 양도차익세(53.7%)를 부과해야 한다고 응답한 부분이다. 이는 지금까지 근로소득 등 타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동산과 상장주식 거래 등의 불로소득에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서는 과세가 공평하지 못했다는 데 국민적 인식과 여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그 동안 비과세 대상이 되어왔던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역시 ‘주식투자 활성화를 위해서 당분간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말아야 한다.’가 19.4%에 불과한 것에 반해, ‘상장주식 투자로 양도차익을 누린 경우 반드시 과세해서 조세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가 69.5%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미 국제적으로도 OECD국가들 중 상장주식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멕시코, 그리스만 남아있을 뿐이다. 더구나 조세 형평성이 위배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70%가까이 이른다면, 자본시장의 충격을 줄여 나가면서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지혜롭게 도입하는 것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가 심화되는 양극화 속에서 부자 증세를 통해 수직적 형평성을 회복하고, 소득 재분재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과 바람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정부는 여전히 민심과는 거꾸로 가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고, 한나라당 역시 일부 추가 감세를 철회하는 수준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기회로 삼아, 실효성있는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등의 소득세와 법인세법 개정은 물론, 종부세 원상회복 및 부당하게 소득세를 내지 않는 재벌․대기업 및 자본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세제개편 및 과세 강화에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