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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빈곤정책
  • 2020.12.14
  • 368

부양의무자기준조차 폐지하지 못하는 국가에서 또 다시 사람이 죽었다

방배동 김모씨의 명복을 빌며 부양의무자기준 즉각 폐지를 요구한다

 

방배동에서 숨진 지 5개월 된 김 씨 시신이 발견되었다. 발달장애를 가진 그의 아들은 거리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한국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숨진 김 씨 모자는 이혼 후 1993년부터 서울에서 살아왔다. 경찰은 그의 사인을 ‘지병으로 인한 병사’로 본다지만 5개월간 발견되지 않은 그의 죽음과, 그의 죽음 이후 노숙으로 떠밀려야 했던 가족의 처지는 그저 병사로 기록될 수 없다. 이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 오랫동안 반복된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여전히 미미하다는데 슬픔과 참담함, 분노를 느낀다.

 

부양의무자기준이 만든 비극,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가

2008년부터 건강보험료를 체납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온 김 씨 모자는 2018년 10월이 되어서야 주거급여 수급자가 되었다. 월 25만원의 주거급여를 받아 고스란히 월세로 지출해야 했을 그들 가족은 공공일자리가 끊기면 소득이 없는 상태였지만,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해 인천에서 사망한 일가족이 겪었던 일과 똑같다.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공약하였지만, 임기 4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이 공약은 이행되지 않았다. 폐지하겠다는 선언은 넘쳐났지만 실제 내용은 더디기 그지없다.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은 2018년 10월에 폐지되었지만 생계급여는 2022년까지 완화의 계획만 있고, 의료급여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7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을 방문해 ‘제2차 기초생활보장제도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계획을 넣고자 한다고 밝혔지만 지난 8월 발표된 종합계획은 완화 계획에 그쳤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20년, 부끄러운 줄 알라

2005년 뇌출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던 김씨는 2008년부터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한 장기 체납상태여서 병원을 찾을 형편이 되지 않았다. 만약 부양의무자기준이 완전히 폐지되었더라면,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어 장기체납 문제를 해결하고 병원에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생계급여를 받아 공공일자리가 끊긴 기간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생활비를 보장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숨진 김 씨와 그의 아들은 우리들이다.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건강보험료 체납 때문에 생존과 치료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우리들이다. 월세 25만원짜리 주거공간에서 이제 곧 쫓겨나는데, 아파트만 빼곡한 동네에서 갈 곳이 없어 고민하는 우리들이다. 갈 곳도, 먹을 것도 없어 거리를 전전하는 것 외에 방법을 구하지 못하는 우리들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20년, 이름과 시간이 부끄럽다. 부양의무자 기준조차 폐지하지 못한 이 사회는 부양의무자기준이라는 차별을 빈곤층에게 20년간 저질러 왔다. 분노와 슬픔을 담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부양의무자기준을 즉각 폐지하라.

 

2020년 12월 14일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한국한부모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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