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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건강보험/보건의료
  • 2021.02.05
  • 721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공단과 가입자를 직접 연결하는 핵심 업무 담당자 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위탁된 민간업체 소속으로 영리 추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충분히 상담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도 인권이 침해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감한 우리의 개인 의료정보가 민간업체를 통해 유출될 위험도 존재합니다. 참여연대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에 건강보험과 의료공공성을 강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건강보험 공공성 훼손하는 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 민간위탁은 중단되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상담서비스 왜곡,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위험, 노동자 인권침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오늘(5일)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이 5일째로 접어들었다. 건강보험 제도를 떠받치는 핵심노동을 담당하는 이들이 민간용역업체의 왜곡된 영리 추구형 노동통제에 놓여 있어, 가입자들은 충분히 건강보험 관련 상담을 받을 권리를 제한받고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노동자들은 인권침해 사각에 놓여 있다. 우리는 이 잘못된 현실을 바꾸려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건강보험·의료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혀온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이 이런 요구를 외면해선 곤란하다.

 

첫째, 고객센터 민간위탁은 건강보험 공공성을 훼손하고 핵심 서비스를 왜곡시킨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공단과 가입자를 직접 연결하는 핵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건강보험 자격관리와 부과징수, 급여, 건강검진,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1,060여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와 연계해 코로나19 대응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업무를 위탁한 민간업체들은 평균 2분 30초 상담을 요구하고, 3분이 넘는 상담 노동자들을 질책하면서 건수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자세하고 꼼꼼하게 설명하면 '저성과자'가 되고, 실적을 채우려면 가입자에게 제대로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압박감과 자괴감에 이들은 고통 받고 있다. 콜센터에 전화한 시민들, 특히 정보접근성이 취약한 어려운 계층에게 제대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요구이다.

건강보험 핵심 업무가 건강보험 관련 전문성도, 시민의 건강권에 대한 관심도 없는 오로지 돈벌이 기업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공단이 진정 가입자의 건강권 향상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면 노동자를 민간위탁이 아니라 제대로 직고용하고 충분히 인력을 확충해 상담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5000만 가입자 개인정보, 의료정보를 민간업체 손에 맡겨 놓아서는 안 된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가입자의 기본정보 뿐 아니라 재산과 소득, 직장명, 내원 병·의원명, 진료일, 임신확인·분만 예정일자, 시설수용내역, 의료급여의 경우 병명까지 민감한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민간위탁업체에 소속되어 있어 이 업체들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상존한다.

공단에는 거의 전 국민의 정보가 모여 있다. 이는 시민들이 검진과 진료를 받으면서 국가가 공적 기능 하에 철저하게 보호할 것으로 믿고 제공하여 축적된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건 가입자들이 이런 민감한 정보들을 다루는 노동자가 민간업체 소속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전 시민의 개인정보와 의료정보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건강보험공단이 그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것은 이런 신뢰를 정면으로 배반하는 것이다.

 

셋째, 민간위탁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침해에 신음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하루 상담 120건이라는 과도한 노동량에 시달리면서도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상담사 1인당 평균 도급 단가는 300만원 이상이지만, 이 중 100만원 가량은 도급업체 '관리비'로 흘러가고 있다. 고객센터의 경우 장소, 시설, 시스템과 인프라, 교육, 관리 모두를 공단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민간업체 이윤으로 시민의 보험료가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셈이다. 공단이 직영화해 이 낭비적 지출을 노동자 처우개선에 돌린다면 숙련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시민의 건강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노동자들은 민간위탁업체의 실시간 전자감시와 통제로 노동권과 건강권을 침해받을 뿐 아니라 인격모독과 성차별에도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일터에서 거리두기도 보장받지 못하면서 감염병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 민간위탁업체는 '정수리'를 기준으로 노동자들 간 1m 거리가 유지된다고 노동자들을 기만하기도 했다고 알려진다. 건강보험공단이 이런 기막힌 현실을 개선하고 스스로의 일터에서부터 건강권을 수호할 방법은 이들을 직고용하는 길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라는 스스로의 약속을 제대로 지켜야 하고, 특히 건강보험 공공성 훼손을 막기 위해서도 이 과제를 지체 없이 수행해야 한다. 민간위탁이 초래하는 문제들을 보면, 건강보험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민간에 내맡겨져 있는 것은 건강보험의 중요한 공적 기능 중 하나가 민영화되어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늘 건강보험 보장성과 의료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해왔지만 건강보험의 공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이대로 지켜만 본다면 그런 주장도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와 공단이 당장의 건강보험고객센터 직영화로부터 시작해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의료공공성을 높이기를 촉구한다.

 

 

2021. 2. 5. 

보건의료단체연합/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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