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국가 2009-07-01   2312

[복지학교 후기③] 실종된 주거권을 찾습니다.


실종된 주거권을 찾습니다.

 제2기 희망복지학교 둘째날(23일),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에서 자원활동가로 활동 중인 김선미 선생님이 주거권 측면에서 본 우리나라의 주거실태와 활동현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은 2002년 월드컵개최 전 서울시 노숙인 강제입소조치방침 발표 이후 정부의 반 인권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과 대응과정에서 결성된 단체로, 한시적으로 시작했지만 현장에서 본 노숙인의 인권침해의 모습은 예상외로 더욱 심각하였고 노숙인인권보호활동이 미비하였기에 이러한 단체의 활동에 대한 반응이 좋아 계속적으로 노숙인인권활동을 하고 있고, 현재 이 단체에는 대학생, 노숙당사자들, 일반직장인들 등 약 2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상시 현장활동과 노숙인 추모제 등 비상시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선미 선생님은 주거권의 개념을 국제사회 주거권 보장에 관한 각종 규약들로부터 설명을 시작하였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에서 인권의 내용중 가장 중요한 하나가 ‘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라고 천명하고 있으며, 1966년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에서는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자신과 그 가족을 위해 의. 식. 주를 포함한 적절한 생활 수준과 생활 조건의 지속적인 향상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야하고, 국가는 이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을 언급하였다.

이것은 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의 명확화와 함께 이를 실현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임을 강조하고 사회구성원 등의 새로운 인식과 노력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1990년 유엔 경제적. 사회적 민 문화적 권리위원회 결의안 <적절한 주거의 권리에 관한 일반논평4>에서는 적절한 주거의 구성요소를 7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주거의 “점유 안정성, 적절한 주거기반시설 및 서비스, 경제적 적절성, 최저기준 확보, 접근가능성, 적절한 입지, 문화적 적절성”이 그것이다.

사회권 규약은 1990년 한국 국회 비준을 정식으로 통과하여 동년 7월 10부터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되었지만, 1995년 유엔 사회권규약 위원회는 한국정부가 유엔 사회권 규약 위원회에 제출한 1차 보고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주거권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으며, 주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는 철거행위는 철저히 중단 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또한, 2001년 한국 정부가 제출한 2차 보고서에 대해서도 유엔 사회권 규약 위원회에서 민간 개발 사업에 의한 강제 철거의 피해자들에게도 보상과 임시 주거 시설 등의 보호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최종 견해를 밝히면서 기준 이하의 주거에 대한 국가 조치를 권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이러한 권고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아닌 가시적인 조치만 취하였다고 하며, 한국의 주거권 보장 현황에 관해서는 1990년대 중반에 논의된 최저주거기준이 2004년 <주택법> 내에서 규정되어 주거수준, 주거실태, 주거복지에 대한 용어는 다루고 있지만, 주거권과 주거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은 아직 없는 상태이기에 일각에서 관련법 제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표를 통해 본 주거실태는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의 미흡함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다. 수치상으로 우리나라의 주택은 과거에 비해 주택공급량과 환경, 시설이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과 같은 선진국과 비교해 본다면 그 수준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선미 선생님은 지니계수를 통해 이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득 지니계수는 0.351이며 주택 지니계수는 0.568, 토지 지니계수는 0.689로써 소득<주택<토지 순으로 불평등 현상이 심각하다고 한다. 또한, 소득의 불평등과 주택, 토지의 불평등은 연관성이 깊음을 말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주택부분이 민간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택이 사회적 규약에서 언급한 인간의 한 권리로서가 아닌 상품으로 다루어짐에 따라 발생한 현상이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나친 물량 위주의 주택공급정책이 현실에서 주택의 평등한 분배나 주거환경의 질적 조건 개선 등과 같은 실질적인 주거권의 실현을 견인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주거 빈곤의 실태는 다양했다. 주거 빈곤이란 최저주거기준 이하의 상태나 일정수준이하의 주거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최저주거기준은 <주택법> 개정을 통해 2004년에 공고된 주거수준에 대한 기준으로서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주거기준”을 말한다.

최저주거기준은 크게 면적기준, 시설기준, 구조, 성능, 환경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법>에 명시된 규정 또한 임의규정이며, 구조, 성능, 환경기준은 다른 국가에 비해 구체적인 명시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또한, 주거 빈곤은 “주거비 지불능력”이 미달인 가구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소득의 20%~30%를 주거비로 지출하는 경우를 뜻한다. 결국, 김선미 선생님이 말하는 주거 빈곤이란 최저주거기준 미달, 과도한 주거비지불의 상태이다.

우리나라의 주거 빈곤계층의 주거 유형은 다양했다. 현재 조사된 바에 의하면 비닐하우스촌, 쪽방, 지하주거, 영구임대주택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데, 비닐하우스촌은 당장이라도 무너질 위험이 있는 아슬아슬한 주거 모습이었으며, 쪽방은 1평 남짓한 좁은 곳에 덕지덕지 모여 있어 화재발생시 큰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지하주거는 앞서 말한 비닐하우스와 쪽방이 불법이라면 합법적인 주거 형태이긴 하지만 가족단위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1인당 주거면적은 쪽방과 다를 바 없이 협소하며 특히 지하라는 지리적 성격 상 습기, 채광, 침수와 같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영구임대주택은 이러한 저소득층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 정부가 실시한 주택정책이지만 주민들이 대부분 수급자 중심의 빈곤계층이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슬럼화를 이루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차별적 시선과 낙인감이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시원과 만화방, PC방,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주거 빈곤층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이런 주거 실태의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인가? 라는 질문에 김선미 선생님은 가장 우선적으로 ‘조금 낮게 실천하고 조금 높게 생각하라’고 답한다. 책상에서 책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아닌 실천 현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직접 보고, 직접 듣고, 직접 느끼고, 그들의 아픔을 자신의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를 권면하며, 단순히 한 부분만을 보고 실천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거시적으로, 큰 틀안에서 보길 원한다는 말로 강의를 끝마쳤다.

정책은 결국 실천 현장에서 올바르게 평가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정책이라 할지라도 현실에 적절치 못한 정책이라면 결국 잘못된 정책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번 강의는 개인적으로 탁상공론식 정책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각인하는 시간이었고, 무엇보다 인간의 한 권리인 주거권이 상품화가 되어버린 현실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가슴 깊숙이 묻혀진 시간이었다.








조용준(강남대 4학년, 2기 복지학교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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