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연금정책 2014-06-02   961

[공동논평]국민연기금에 대한 과도한 주식ㆍ대체투자 확대 중단하라

국민연기금에 대한 과도한 주식ㆍ대체투자 확대로
더 이상 국민연금호의 평형수를 빼지 마라 !

 

최근 국민연금기금운용의 기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가입자의 재산을 보호한다는 연금의 본래적인 성격을 반영하여 안정적인 기금운용 기조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점차 기금을 활용하여 수익을 추구하고, 위험을 높이는 공격적인 운용으로 그 태도를 전환하고 있어 25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은 깊은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이러한 태도는 최근 발표한 중기 자산배분안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번 발표에 의하면 국민연금기금 중 주식투자 비중을 35%까지 인상한다고 결정했다. 이는 작년 말 주식 30.1%, 채권 60.4%, 대체투자 9.5%인 국민연금 기금의 배분 비중과 비교하면, 주식과 대체투자를 늘리는 반면 안정적 투자 대상인 채권 비중을 줄인 것이다. 특히 주식 중에서도 해외주식의 비중(현 10.4%)이 15%이상 수준까지 높이기로 하였다. 물론 과거에도 주식 비중을 높이고 보다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기금의 수익률을 늘려야 한다는 논지를 나타낸바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안정적 운용의 태도를 견지하여 왔다. 이에 국민연금기금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의 위험 속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근원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의 주식 부문의 투자 비중의 증가나 해외투자 확대의 시도 등은 기존의 운용 철학과는 다른 양태를 보이면서 가입자들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국민연금기금의 중기 자산배분이 35%로 높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안정성 위주로 운용되던 기금이 점차 주식의 비중을 거침없이 늘려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미 30%가 넘어가 버린 주식의 비중을 이번에 또다시 늘려줄 것이 허용된다면, 앞으로도 점차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에 대하여 거리낌이 없어지면서 연금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인 안정적 기금운용에 대한 근본 철학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자산배분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주식이나 채권을 몇 %씩 투자할 것인가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평균-분산 모형과 몇몇 제약조건 들만으로 결정되기에는 국민연금기금이 제도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장기운용목표나 기본 철학에 대해 방향성 없이 단순 모형을 통해 중기계획을 세웠다. 그것도 매년 변경하면서도 주식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은 1~2%의 수익을 위해 기금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주식ㆍ대체투자의 확대는 결국 과도한 목표수익률(5.8%)에 있는 것이다. 시중 금리가 3%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높은 목표수익률 설정은 공격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자산배분 모델들은 목표달성을 위한 짜 맞추기에 불과하다. 저성장ㆍ저금리ㆍ저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목표수익률 설정은 국민연금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실제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은 일반 수치적 제약조건 외에도 국민연금이 가지는 본질적인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으며, 국민연금기금이 가지는 공적연금기금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장기적 목표도 없이 단순히 주식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쫓으려는 행위는 마치 평형수라는 안정장치를 점차 빼버리고 기금의 수익성이라는 증축을 계속해대는 배와 같은 위험스러운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물며 그 배가 목적지도 없이 그때그때 필요성에 따라 변침하여야 하는 배라면 더더욱 신뢰를 가지기 어렵게 될 것이다. 중기자산배분을 발표하는데 있어서 국민연금기금은 그 과정이나 제약조건 들에 대해서는 밝히지를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각 종 조건들의 산출이나 산정 방식에 대한 과정을 가입자들에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산정방식이 단순하게 5년간의 중기 기간 동안의 자산을 배분함에 있어서 산정 과정이 주식의 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400조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이 단지 소수의 몇몇에 의해 밀실에서 정략적으로 결정되고, 단지 가입자들은 그 결과만을 받아들이기에는 이제 기금의 위험성이 너무 높아졌다. 과연 30%를 훨씬 넘긴 주식 비중을 가입자들이 받아들여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질의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2008년과 같은 세계적인 금융시장 위험이 다가온다면 안정자산 비중을 줄인 국민연금기금이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있을지를 묻고자 한다. 그리고 35%로 늘리더라도 향후 어떠한 위험이 닥쳐와도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수 있을 정도의 정교하고 신뢰성 있는 모형으로 자산배분이 마련되었기를 바란다. 그나마 최근 국민연금기금이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거친 풍랑에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을 안정성을 우선시한 투자라는 평형수가 큰 몫을 하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실현될지조차 불확실한 수익을 위해 평형수를 빼내는 몰염치한 짓을 중지할 것을 권한다. 평형수가 많을수록 배는 천천히 갈지 몰라도, 위험상황에서 복원력이 높아지고 흔들림 없이 승객들의 안락감을 상승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에게도 여전히 기금운용에 대한 자산배분을 하는데 있어서 국민연금으로서 가져야 할 공적 책임에 대한 부문은 언급조차 없다는 점이 늘 유감스럽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기금운용위원회가 별다른 논의 없이 주식비중을 높이는 것에 대해 의결하였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을 헤치는 평형수를 빼내고 주식과 해외투자로 증축해내는 모습을 단지 오로지 수익률 제고라는 허울 앞에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되짚어 보기 바란다.  그동안 운용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고유 권한에 대해서 단순한 거수기로서의 역할만 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 있다면 이번과 같이 주식의 무분별한 비중 확대의 복지부와 증권관련 재벌들의 음모에 대해 국민연금기금을 지켜낼 수 있는 실제적인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기계적인 그러나 후진적인 자산배분 공식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신앙적 믿음 아래 보건복지부와 기금운용본부 등 소수의 관계자들에 의해 밀실에서 꾸며진 이번 자산배분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국민연금호가 어디를 목표로 가고 있는지를 가입자들에게 알려주고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많은 파도에 침몰하지 않고 안정되게 항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믿음을 줄 의무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게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2014년 6월 2일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공공운수노조연맹, 국민연금노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노동자연대, 복지국가사회복지연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사)주거연합, 사회진보연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청년유니온,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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