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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복지예산
  • 2009.12.04
  • 1514
  • 첨부 5

[의제27 '시선'] 감세는 4대강보다 훨씬 더 큰 화근

국회는 지금 격전 중이다. 4대강 예산이냐 서민복지 예산이냐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언론과 국민의 관심은 일단 여의도 국회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여기 소리 없이, 쟁점 없이 예산이 무더기로 깎여 나가는 현장이 있다. 무참한 예산 삭감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언론도, 국민도 주목하는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을 심의하고 통과시키는 당사자들은 더욱 더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무관심인지, 무기력인지 아니면 정녕 무지인지 그저 공무원들이 만들어준 예산안에 몇 줄 더 얹고 긋고하여 예년처럼 통과의 방망이를 두드리고 있을 뿐이다.

바로 지방정부가 2010년 예산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하여 통과를 시키고 있는 풍경이다. 중앙정부보다도 지방정부의 복지예산 삭감폭은 훨씬 심각하다. 감세의 충격은 중앙정부 수입에 충격을 주었다지만 지방정부로 내려오면 그 충격과 지방세수입 감소의 2차 충격까지 누적되고 지방관료들이 갖고 있는 복지에 대한 낡은 인식수준까지 겹쳐 초토화된 상태로 복지예산이 다루어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누구도 이에 대한 감시자 역할이나 비판자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떤 경우는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일당독재에 기인하여, 어떤 경우는 복지에 대한 아무런 소신이나 철학조차 없는 이들의 집합체라는 사실에 기인하여 아무런 감시와 견제 없이 실제 서민들에게 더욱 큰 고통과 시련을 내년도 살림살이에 얹어주는 결정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를 확인하기 위해 한 가지 표를 보기로 하자(다소 긴 표이지만 실제 예를 확인하기 위해 실어본다). 내년도 충청북도 예산안의 경우 무려 73개 사업에 대해 무더기로 삭감이 자행되었다. 삭감액은 291억 정도이다.

   <표 1> 2010 충북도 주요 복지예산 삭감현황
   * 출처 : 충북도(2009), 2010년도 세입세출예산안 사업명세서(4-2권), 내부자료
   * 각 분야예산중 각 부서 행정운영경비 제외한 삭감예산현황

이렇게 71개 사업에 대해 291억 원을 삭감시킨 당사자인 충청북도는 내년도 예산이 최초로 3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홍보하기에 바쁘다.

복지예산 삭감에 대한 지적에 대해 이들 역시 중앙정부의 행태와 똑같다. 추경예산말고 '당초예산'으로 비교하잔다. 총액으로 보면 복지부문이 4.37%나 늘었는데 무슨 이야기냐고 반문한다. 물론 위의 표는 그들 원대로 당초예산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다. 추경으로 비교하자면 전체적으로 7.3%나 감소한 예산이고 더 처참하다.

이러한 추세는 다른 지자체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광역시의 경우도 역시 내년 3조원시대를 열었다고 자랑이건만, 61개 복지사업에 대해 152억이나 삭감한 상태이고 50%이상 삭감한 예산도 10여개를 넘고 있다.

▲ 시민·사회단체들이 민생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

여기서 이들 사업들의 삭감을 감행하여 지자체가 얻어낸 예산절감액이라는 것이 실은 너무도 옹색하다. 아마도 이들 지방에 떨어뜨린 4대강 관련 예산만 돌려 막아도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중앙정부에 배정된 예산 중 영수증이 필요 없는 정부부처들의 특수활동비 예산(8,600억원), 냉전으로 회귀하는 6.25기념 예산(235억원), 무려 4배나 늘어난 청와대 홍보책자예산(44억 4500만원), 이른바 영부인 예산 이라는 한식세계화 예산(139억 5천만원 증액해 239억 5천만원), 법무부의 '법질서 바로 세우기' 사업 예산(33억6200만원), 의료민영화와 연관 있는 외국인환자유치 예산(100억) 등등과 비교해보아도 참으로 무색한 예산액이다.

그러나 지방정부 예산에서 삭감된 이 예산으로 인해 피해를 보아야할 지역주민들에게는 삶 자체에 직격탄을 맞는 꼴이 될 수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 예산 축소로 인해 시니어클럽에서 30-40만원의 소득을 올린 분들 중 20%분들은 일자리를 잃는다. 가사간병 서비스로 도움을 받던 저소득 장애인가족과 노인 가족은 부양부담의 심연에 다시 갇히고 만다. 실속 없이 장애인 연금으로 바뀌면서 삭감된 중증장애인 수당은 장애인을 두 번 울게 한다.

이런 생생한 주민들의 고통이 야기되는 주된 원인은 감세이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감세로 인해 내년 24조6000억원의 세수가 감소되고(국회 예산정책처 추산, 이하 동일) 2012년까지 96조원에 그 규모가 달한다. 그러나 이 충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방정부의 세수입으로 연결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소득세와 법인세, 종합부동산세의 국세 감세는 지방정부에 다시 주민세, 지방일반교부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분권교부금, 부동산세 등에 대해 연쇄 세수감소 효과를 일으킨다.

<그림> 감세정책이 지방정부 재정 축소로 이르는 경로

그리하여 결국 이명박 정부가 행한 감세정책은,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10월 13일 발표한 "감세의 지방재정 영향 분석"이란 자료에 의하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 30조1741억원의 지방세수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아래 표 참조). 이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분권교부금이 빠진 것으로서 이를 합치면 40조 이상이 감소될 것이며 감소규모별로 보면 서울시가 4조6000억원, 경상북도가 3조591억원, 경상남도가 3조32억원, 전라남도가 2조7459억원, 경기도가 2조5118억원 등의 순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지방소비세와 지방상생협력기금의 도입 등을 발표하였는데,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하고 2012년까지 이를 10%수준으로 올리기로 한 것이 골자이다. 이 계획에 의하면 2010-2012년까지 총 7조3000억원의 세입증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부가 지방교부세율을 0.27% 다시 낮출 계획이어서 이로 인해 1조4000억원이 감소하여 결국 5조8000억원의 순증효과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는 전체 감소액 30조1741억원의 19%에 불과한 것으로 결론적으로 2012년까지 지방정부 세수는 25조원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결코 대세에는 지장이 없는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바다 깊숙한 곳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해변에선 해일이 일어난다고 했던가? 결국 중앙에서의 감세 파고는 지역사회로 내려오면 더 큰 충격을 일으킨다. 사실 문제는 4대강만이 아니다. 오히려 더 큰 화근은 감세다.

야당의 국회 투쟁목표에는 감세 철회가 더욱 선명히 드러나야 한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작년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에 끝내 야합한 것을 의식해서일까 감세 철회에 대해서는 선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의 실책을 인정하고 감세철회에 매진하는 길만이 지역사회로 쏟아지는 해일을 그나마 좀 더 막아내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지방정부의 예산 책정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 역시 외면할 수 없는 당위이다.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이 글은 12월 3일자 프레시안(www.pressian.com)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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