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보육전자바우처 도입을 전면 재검토 해야

보건복지가족부는 보육전자바우처 도입을 전면 재검토 하고,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통한 ‘수요자 중심 보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9월 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2009년부터 현재 보육시설에 지원하고 있는 정부의 보육료 지원금을 영유아를 맡긴 부모에게 직접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KYC등 보육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정책제언을 지속해 온 보육·시민단체는 ‘보육전자바우처’시행이 보건복지부가 밝혔듯이 “부모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고 보육시설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것이라는 정책도입 목표에 부합하지 않음을 지적한다.


□ 보육 바우처제도는 도입 목적과 행정비용 등을 감안하여 도입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


보육전자바우처는 정부가 보육료 지원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지원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기본보조금과 차등보육료로 분리하여 지원하는 것을 통합, 부모가 소지하고 있는 전자카드를 통해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정부재정 지원에 대한 보육수요자의 체감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적합‘한 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단지 정부의 보육료 지원 체감도를 높이고, 공무원과 시설장의 업무경감을 위해 전자카드 방식으로 부모에게 직접 지급하겠다는 것은 정부 재정지원을 통해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한 기본보조금 제도와 평가인증제도의 정책 목표를 간과하는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며, 도리어 취급수수료와 관리기구 운용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을 증가시킨다.


○ 취급수수료만 약 200억원이 소요될 보육전자바우처제도 보다 보육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우선 추진되어야 한다.


전자바우처제도 도입을 통해 민간영아기본보조금, 차등보육료, 만5세아 무상보육료, 장애아 무상보육료, 두자녀보육료 예산을 지원할 경우, 2008년 예산을 기준으로 약 1,037,614백만원(2008년 보육사업 안내 기준)이 지출되며, 지방정부 예산을 포함하면, 약 2조이상의 예산이 집행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집행하기 위한 수수료를 단순 1%로 가정할 경우 약 200억원이 소요되며, 이 금액은 2008년 중앙정부 보육예산의 1.4%를 차지한다. 여기에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추가 보육료까지 포함될 경우 수수료 비용은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시설에서는 단말기 구입 등의 추가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주무부처에서는 보육예산 이자소득으로 수수료를 충당하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으나, 이자수익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면 전자바우처 제도을 통한 관리비용에 대신 보육료 지원대상 확대,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보육정보센터 강화 등 보육인프라 구축을 위해 집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 전자카드 도입이 보육 재정지원방식을 전산화하는 것이라면, 그 효과성 및 보육의 질 향상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인지 명확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


보육전자바우처는 부모가 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이는 소비자가 선택의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보육시설은 아동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이동거리 등을 감안할 때 주거지 인근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으며, 국공립보육시설보다 민간시설이 월등히 많은 현실에서 시설 선택권은 제한될 수 밖에 없고, 시설에 대한 공정한 정보도 부족한 상황에서 보육시설을 선택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부모의 몫이 된다. 보육시설은 보육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보육시설의 보육료 수입을 높이기 위해 시설 간 치열한 원아모집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민간보육시설 중심의 보육현장에서 보육시설에 대한 재정지원 없이 평가인증제 강화 및 보육의 질 관리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며, 보육시설에 대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별도 예산을 수립·집행해야 할 것이다.


□ 정부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이 보육정책의 최우선 과제임을 명확히 하고, 이를 통한 ‘수요자 중심 보육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보육정책 관련 문서에서 ‘공공성’이라는 문구 대신 ‘수요자 중심’이라는 문구가 전면에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수요자 중심의 보육정책’이 보육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부모와 아동이 등원하기 희망하는 보육시설을, 필요한 시간만큼, 본인이 부담 가능한 범위에서 보육료를 지불하면서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보육의 공공성은 모든 보육정책 문서에 전면 배치되어야 한다. 공공성 강화를 통해 부모와 아동의 만족도가 동시에 향상되었을 때 ‘수요자중심의 보육정책’이 완성될 수 있다. 이미 보육에 대한 다양한 조사에서 보육수요자들은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현실적인 욕구를 드러냈으며, 현행 민간 보육시설을 중심으로 한 보육의 질에 대한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저소득 밀집지역으로 한정하여 ‘국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수정하고, 국공립보육시설의 대대적인 확충을 통해 보육의 질 향상을 모색해야 한다. 이미 보육관련 단체들은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국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것은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사회계층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정책임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국공립보육시설 전면 확충을 통해 지역 내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한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향후 국공립 보육시설 전면 확충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재정분담율을 높이고, 지방정부재정 상태에 분담비율을 조정하는 방안,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지방자치단체장의 의무로 규정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시대를 맞이하여, 아동보육과 이를 위한 국가책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보건복지가족부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통한 보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정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08년 9월 10일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K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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