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바우처, 사실은 이렇습니다

결국 보육바우처 법안이 오늘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KYC,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은 오늘 성명과 함께 아래의 Q&A 자료를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의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의원들에게 한마디 하러가기


좀 길지만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꼼꼼히 읽어주세요 ^^


보육바우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탄. 부모들의 궁금증>


Q1. 보육바우처가 도입된다고, 정책체감도가 높아질까요?


보육바우처를 도입하는 이유는 정부는 보육사업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데, 부모들은 국가가 얼마나 많은 돈을 지원해주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분명히 알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정부기대: 정책 체감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0세 아이 보육료가 37만2천원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정부가 34만원의 기본보조를 어린이집에 주고 있었다는 것을. 돈을 하나도 안내는 어린이집 친구는 실제로는 정부가 총 71만2천원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것을….. 그러고 보면, 전업주부인 쌍둥이네는 매달 142만2천원씩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네요. 비정규직 내 월급보다 많은 금액을. (정부의 보육료 지원 인지)


그런데 정부가 0세에게 34만원을 지원해주고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내야 하는 보육료가 줄어들지는 않는답니다. 1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는 비정규직 엄마들은 여전히 37만원이 부담스러워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깁니다. 정부의 34만원 지원은 내게 그림의 떡입니다. 10분의 1인 단돈 3만5천원이라도 지원해줘 내가 내는 보육료가 줄어든다면, 그 때 나는 정부의 보육료 지원을 체감하게 될 것입니다.(정책 체감은 실제 내는 보육료가 줄었을 때)


보육시설을 이용하면 무조건 적게는 34만원에서 많게는 71만2천원이 지원될 거라는 정부 정책이 알려진 후로, 엄마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한국 사람인데, 71만 2천원까지 매달 지원해 준다니,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은 애 보기도 힘든데 그냥 맡겨 버릴까 생각하면서 줄줄이 그 어린 아이를 안고 보육시설로 가려 합니다. (가수요 급증)


아무리 공짜라지만, 아무리 71만 2천원(0세, 1~2층)까지 지원한다고 하지만, 취업모가 아닌 이상 아이를 12시간 내내 맡길 생각을 하지 않겠지요(그렇게 생각하는 엄마가 있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니 하루 2~3시간 정도 잠깐씩 맡기겠지요. 어차피 정부가 돈 내고, 내가 내는 것은 전혀 없으니까요(소득 1, 2층 경우). 그런데 만약 내가 보육료를 내야 한다면 하루 2~3시간씩 이용하는 비용이 얼마일까요? 그렇다면 정부는 내가 몇 시간을 이용하든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어린이집에 71만2천원씩(최고액) 지원해 주는 것인가요? (심각한 재정 누수)
 
주변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하기야 예전에 영아기본보조금 때도 그랬었지만 지금은 더욱 심각합니다. 영아기본보조금이라는 것이 있었는지 어땠는지 부모들이 잘 몰랐을 때, 어떤 원장은 “큰 애 보내니 작은 애는 그냥 봐 줄게요. 시장가실 때 잠깐씩 맡기세요. 그런데 어머니, 작은 아이 주민번호만 좀 알려주세요.”라고 호의를 베푼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이 실제 보육하지도 않으면서 이름만 올려 기본보조금을 타려고 했던 것 이라구요? 물론 일부 시설이었겠지만.(공급자 도덕적 해이)


그런데 요즘은 한 술 더 뜨는 일이 있습니다. 보육바우처라고 하는 것이 엄마 손에 있으니, 원장이 부모 몰래 보조금을 타는 것을 못하겠지요. 그런데 워낙에 지원 비용이 크다 보니, 이번에는 원장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유혹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하기야 쌍둥이 둘이면 최고 140만원(0세, 71만2천원 × 2명), 연년생이라면 최고 120만원(0세 71만2천원, 1세 49만1천원)이 되니, 직장 불안하고, 월급 적고, 경제가 어려우면서 생계형 범죄도 늘어나고 있는 판에, 원장과 잘만 통한다면 애 잠깐씩 맡기는 걸로 하고 지원금 일부 좀 돌려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지요. 바우처 카드이니 카드깡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미 사회서비스 바우처에서도 그런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 보육바우처라고 없을까요? (공급자와 수요자의 합의에 의한 도덕적 해이, 카드깡 가능성)


동네에 변변한 어린이집도 없고, 또 있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시간대와 맞지 않아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돈을 주고 애를 맡기고 있는 엄마는 정부의 보육료 지원이 그렇게 많다는 것을 알고는 속이 쓰릴 겁니다. 3~4만원도 아니고 34만원, 많게는 71만원을 전업주부에게 지원해주면서, 50만원을 아주머니에게 주고 나면 정말 빠듯하게 살아가야 하는 일하는 엄마에게 그 차이는 34만원이나 71만원이 아니라, 사실은 84만원과 121만원의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영아보조금이란 것을 몰랐을 때도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 겁니다. 차라리 일을 그만두면 소득도 줄어드니 보육료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영아기본보조금을 몰랐을 때도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느니 애 둘 보육료 받는 것이 남는 장사다 하여 일을 그만 두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던데…, 정부의 보육료 지원정책이 잘 홍보되면 될수록, 기운 빠져 집에 주저앉게 되는 일하는 엄마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상대적 박탈감, 노동시장에서 가정으로 유인)


Q2. 보육료 지원을 받으려면, 무조건 바우처-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하나요?


바우처를 통해 보육료 지원을 받으려면, 은행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하고, 신용이 불량한 사람은 은행에서 체크카드나 바우처 전용카드를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행정을 효율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정부 기대: 행정 효율성)


저소득층은 신용불량자라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고, 체크카드나 바우처 전용카드만을 만들 수 있답니다. 누구나 카드만 긁으면 되기 때문에 누가 기초생활보장대상자인지 알 수 없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원장은 제가 왜 바우처전용카드를 갖고 있는지 모르실까요? ………..매달 결제할 때 마다 수치심을 느낄 겁니다. (낙인찍기)


신용불량자가 아닌 경우, 보육료 지원을 받으려면 무조건 특정회사 카드를 만들라고 국가가 강요할 수 있는 걸까요? 지갑에 신용카드가 늘어날 때 마다 신용점수는 떨어진다고 합니다. 원치 않는 회사의 신용카드를 억지로 만들어 내 금융신용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카드 사용의 유혹을 받고 싶지도 않습니다.(개인 카드 증가와 신용불안)


그러나 더 큰 걱정은 카드 연체료입니다. 보육료가 좀 부족할 때는 원장에게 며칠 늦게 주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1주일 늦게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민들은 언제나 호주머니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카드사용을 하면서 가끔 카드 대금의 일부를 제 때 결제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면 영락없이 카드회사로부터 전화가 오고, 연체를 했느니 빨리 입금시키라느니 하는 독촉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내 금융거래 신용도 떨어집니다. 카드 결제는 정부가 지원해주는 보육료도 있지만, 내가 부담해야 하는 보육료도 있습니다. 내 아이 보육료 내다가 돈이 없어 연체하면,  20% 가까운 높은 이자를 내면서 독촉 전화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 아닌지요? (카드 연체료)


카드 연체료는 그나마 넉넉하여 신용카드를 받는 사람들의 고민입니다. 그것도 안돼 직불카드, 바우처카드를 받게 되는 경우 내가 저소득층 보육료 지원 29만3천원(0세아, 3층, 80%지원 기준, 1~2층은 100% 지원)과 영아기본보조금 34만원, 합해서 63만3천원의 바우처를 받게 된들 무슨 소용입니까? 내가 부담해야 할 7만4천4백 원이 없으면 이것도 받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바우처는 정부지원금(63만3천원)을 뺀 나머지 금액(7만4천4백원)을 직불/바우처카드가 연계된 통장에 입금해야만 비로소 71만2천원짜리 보육시설을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바우처 생성). 그 돈이 없으면 이용할 수도 없고, 가상계좌에 있던 바우처 63만3천원도 한 달이 지나면 사라져버린다고 합니다. 7만4천4백원…. 적은 돈일 수도 있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큰 돈일 수도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보육시설 원장이 좀 깎아주었었는데… 바우처카드로 전산화되면서 아예 어린이집을 못 다니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본인 부담내지 못하면 결국 무용지물)


개인정보도 걱정스럽습니다. 바우처카드에 내 소득, 재산(부동사, 금융재산), 부채, 기초생활보장대상자 여부, 보육료 지원 여부, 우리 아이들의 정보, 금융신용상태,…. 뭐 이런 것들이 다 들어가게 되는 건 아닌가요? 보육료 지원을 받기 위해 정부에 알려줘야 하는 정보들인데, 바우처 카드가 되면 이런 정보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내 소중한 정보의 일부가 금융회사에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그리고 내 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게 되거나, 본의 아니게 유출되는 일들은 없는 것인지요? (민간기업에 정보제공 문제, 유출 가능성 문제)


행정 효율성은 어떨까요? 정부는 400억원의 행정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거라 합니다. 400억원을 어떻게 산출했는지를 몰라도, 일부 효과가 있겠지요. 그런데 매년 400억원의 카드수수료는 어쩌고요?(총 보육료 규모 4조이상 추정, 수수료 1% 기준; 보육료 지원 확대로 보육시설 이용 아동 수가 급증할 경우 이 비용도 급증) 매년 바우처 시스템 운영비(관리센터) 수 십억원은 어쩌고요? 시설에서 도덕적 해이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또 어쩌고요? 가정에서 떠맡게 될 카드연체수수료는요? 수치심이나 신용관리 어려움이나 정보 유출 가능성과 같은 문제가 아니더라도, 결코 비용 절감을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행정 효율이 가장 대표적인 경제적 효과라면, 차라리 공무원을 충원하여 어린이집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는지요? 바우처 도입으로 오히려 잃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닌가요? (비용 효과성 주장에 대한 불신)


Q3. 보육바우처가 도입되면, 보육시설이 투명해 지고, 보육료 부담이 줄어들까요?


보육바우처가 도입되면 왜 보육시설이 투명하게 되나요? 금융기관을 통해 바우처 사용이 집계되면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아동 수가 통계에 잡히게 때문인가요? 보육료를 얼마 받는지 다 알 수 있게 돼 보육료를 함부로 올려 받지 못하기 때문인가요? (정부 기대: 시설 투명성)


보육시설은 더욱 불투명해 질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보육시설에 정부지원이 있을 때는 보육시설은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지원이 일원화되어 보육바우처로 가는 순간, 원장들은 국가에서 부모에게 돈을 지원하든 말든, 우리는 부모에게 돈을 받으니 국가의 지도감독을 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 때도 정부는 지도감독 권한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정부의 관리감독권 약화)


정부가 만약 바우처를 가지고 보육시설 투명성을 위해 지도감독을 할 생각이 있다면, 정부는 지금의 보육시설평가인증 수준을 좀 더 높이고(부모들은 평가인증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은 자동적으로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비스 질이 의심 가는 시설도 있고, 평가받기 위해 용역업체와 계약하는 부작용 사례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 평가인증을 통과한 시설에 한해서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평가인증을 받았건 말았건, 꿀꿀이 죽을 주건 말건, 보육환경이 위험하건 말건, 어린이집 간판만 달면 무조건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즉, 보육시설 간접 지원)고 생각한다면 정부는 보육시설을 관리 감독할 최소한의 의지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보육시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정부는 보육시설 지도감독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는 평가인증 연계를 스스로가 놓아버리는 것입니까? 외국에서도 일정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곳에 바우처 사용이나 보육료 지원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손에 바우처를 쥔 부모들은 믿고 맡길만한 어린이집을 어떻게 찾아야 합니까? (정부의 지도감독권 ‘정책 통제력’ 상실)


정부는 보육시설에 몇 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지도 파악할 수 없습니다. 교사 1인당 아동 수는 보육서비스의 질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법적으로 0세아는 보육교사 1인당 3명, 1세 아는 보육교사 1인당 5명, 3세 아는 보육교사 1인당 15명… 이런 식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일부 보육시설은 영유아를 더 받는 식으로 보육시설의 이윤을 늘립니다. 당연히 어린아이를 돌보는 서비스 질은 떨어지지요. 만약 모든 아동이 정부지원을 받는다면, 모든 개별 보육시설의 아동 수가, 1반당 몇 명의 아동이 있는지를 파악하여(이것도 쉽지 않은 작업일 겁니다), 정원을 초과하는 보육시설이 없도록 하겠지만, 과연 아무런 보육료 지원이 없는 부모가 바우처카드를 만들까요? NO! 만들 필요도 없고, 절대 안 만듭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아동 수 전체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주장하는 통계에 기초한 과학적 정책도 어렵습니다. 1반 15명 중 바우처지원 아동이 15명이라면 실제로 15명중 15명일수도 있지만, 지원아동 15명에 비 지원 아동 3명을 더한 18명을 받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의 3명을 보육시설은 보고할까요? 모두 10개 반이 있다면? 보고하지도 않을 것이고 더 이상 보고해야 하는 시스템도 아니지 않습니까? 카드사용으로 모든 걸 집계하겠다고 보육바우처를 하는 것인데….  지금도 있는 ‘아동 수 허위보고’는, 더 쉽게 계속되지 않을까요? 결국 정부 돈이 물 새듯 나가겠지요. (이용 아동 수 파악 불가, 신뢰성 없는 통계)


정부의 보육료 통제는 더욱 불가능합니다. 보육바우처는 사회서비스바우처와 너무도 다릅니다. 아동인지서비스로 2만5천원의 바우처를 줍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빨간펜, 눈높이, 대교 뭐 이런 학습지 회사는 자기네 상품의 가격을 정해 3만5천원이다, 4만원이다, 4만5천원이다 하는 식으로 알려줍니다. 2만5천원의 바우처를 받은 사람들은 나머지 금액(각각 1만원, 1만5천원, 2만원)을 바우처 연결 통장에 입금시켜야 하고, 그리고 난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카드를 긁게 되면 회사에는 자동적으로 3만5천원, 4만원, 4만5천원의 상품가격이 결제됩니다. 하나의 상품에 하나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어 소비자는 가격을 쉽게 알 수 있고, 가격을 고려해 상품을 고릅니다. 정부도 가격을 미리 알고 있고 이용자와 총 비용을 정확히 산출합니다. 보육료(보육서비스의 가격)는 어떨까요? 보육료는 한마디로 고약합니다. 연령에 따라 다르고(5종, 0~5세이지만 4~5세는 동일), 보육시설 종류에 따라 다르고(3종, 정부지원, 민간, 가정), 16개 광역시에 따라 다릅니다(정부지원단가를 고려, 보육료 수준을 광역자치단체에서 정함). 그 경우의 수는 5×3×16=140가지입니다. 그 뿐입니까? 270개가 넘는 기초자치단체마다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현장학습비, 특별활동비 상한액이 다르고, 개별 보육시설마다 실제로 받는 현장학습비, 특별활동비가 다릅니다. 3만개 보육시설이 연령별 5가지 종류의 보육료를 갖고 있고, 또 특별활동비는 개인마다 달라 수천개, 수만개, 수십만개의 보육료가 있습니다. 보육바우처는 과연 어떤 가격이 기준인가요? (수백, 수천가지의 보육료 기준)


이런 것 저런 것 다 복잡하니, 보육바우처는 정부지원단가를 기준으로 할거라구요? 3세 아의 정부지원단가가 18만5천원인데, 모든 국공립시설은 이 액수를 받지만, 경기도가 정한 경기도 민간보육시설은 26만원, 가정보육시설은 26만5천원이고, 대전시가 정한 대전시 민간보육시설은 23만원이고, 가정보육시설은 26만원입니다. 여기다 경기도의 현장학습비는 월 8~9만원이내에서 보육시설이 정하고, 대전시는 현장학습비는 연14만4천원, 특별활동비는 월 6만원 이내에서 정합니다. 서울시의 절반에 가까운 구(기초자치단체)는 현장학습비와 특별활동비를 아예 보육시설에 맡긴다고 합니다. 즉, 자율입니다(2007년 민노당 자료). 18만5천원만 주면 34만원(26+8)의 경기도 민간보육시설을, 32만원(26+6)의 대전시 가정보육시설을 어떻게 다닙니까? 국공립보육시설을 다니라고요? 3만개 시설 중 5%에 불과한 국공립보육시설을 어디서 찾을까요? 1개도 없는 읍ㆍ면ㆍ동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경기도 민간보육시설에 가면 34만원 주고, 대전 가정보육시설에 가면 32만원을 주는 건가요? 정부지원 18만5천원만 줄 거라면 바우처는 왜 하나요? (보육바우처 지급 금액과 시스템의 문제)


그것은 지금도 있는 문제이므로, 바우처의 문제가 아니라고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우처가 보육료 총액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바우처 기대효과), 정부지원기준으로 제공하는 거라면(현행) 이 둘은 기본적으로 모순입니다. 보육시설의 실제 보육료를 바우처카드로 결제함으로써 연령별 보육료 수준을 알 수 있을지 모르지만(여전히 총액은 잡을 수가 없는데, 보육바우처 전산시스템에 잡히지 않는 미지원 중산층 아동 때문임), 그 순간 정부는 만 3세아에 대한 100%지원금 18만5천원이(정부기준), 실은 경기도 민간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34만원의 약 50%에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만 천하에 명명백백 공개하는 것이 될 겁니다. 100% 보육료지원 바우처 카드를 갖고 가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없고 오히려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 지…(이것이 정부 정책을 정확히 알도록 하자는 정책체감도 높이기?). 만약 이것이 두려워, 정부지원 18만5천원만 주고 전체 보육료를 관리 감독할 의지를 안 갖는다면, 민간/가정 보육시설은 정부 지원금을 밑돈 삼아, 밑돈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이익을 위해 더 많은 보육료를 걷으려 할 것입니다(실제 외국의 경험). 창과 방패 이 모순을 어떻게 풀 생각인가요? (보육료 총액 파악과 (무상)정부지원의 모순)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바우처와 보육료 자율화가 결합된다면? 바우처 지원금을 밑돈 삼아 천정부지로 보육료가 올라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영어유치원만 100만원 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유사한 고급시설들이 그 정도의 비용을 받고 있음). 설마 그렇게까지 하려고요.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서울시의 절반 정도가 현장학습비와 특별활동비 수준을 보육시설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자율화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즉, 일부에서 중앙정부 통제가 미치지 않는 현장학습비와 특별 활동비를 올리고 있고, 부모의 부담을 늘리고 있습니다. 보육료 지원액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지원은 이와 같은 부과적 비용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그러면 서민들은 지금도 어려운데 더 어려워지겠지요? 그리고 부모들의 원성은 높아지고 정책 효과는 떨어지겠지요? (보육료 상승의 가능성)


Q4. 수요자 중심 보육정책이라고요? 바우처는 금융회사를 위한 사업인가요? 부모들을 위한 사업인가요?


부모들이 원하는 것? 국공립보육시설을 짓는 것입니다. 정부가 소득계층을 1층, 2층, 3층… 나누면 뭐합니까? 1, 2계층은 100% 지원이면 뭐합니까? 정부지원단가로는 국공립보육시설 밖에 못 가는데, 그런데 그 국공립보육시설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드니…. 금융기관에 수백억 수수료(사실 수백억이 문제입니까? 최소 4조 이상의 보육료 시장, 100만 명 가까운 바우처카드 가입자 확보, 매년 수십만 명의 신규가입자, 최고의 카드사 마케팅, 보육바우처 잡으면 금융권 순위에 영향을 줄 정도의 시장성) 줄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국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금융권은 보육바우처를 원할지 몰라도, 부모들은 정부가 사회협약에 합의한 대로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통해 공공성을 높여 나가기를 원합니다. 5년 동안 수수료가 2천억원이라고만 해도, 중앙정부가 평균 20억원씩 지원한다면(지방정부도 재정을 매칭 함) 국공립보육시설 100개는 더 지을 수 있습니다.(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


부모들이 원하는 것? 무상보육 확대입니다. 만 5세 무상보육이라고요? 무늬만 무상보육이지,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요? 무상보육이라면서 여전히 소득조사하고 일부 만 5세에는 전혀 지원도 안합니다. 무상보육이라면서 전체 시설의 11%인 국공립/법인보육시설에나 가야 무상보육이지 민간보육시설과 가정보육시설은 택도 없습니다. 참, 국공립/법인보육시설도 현장학습비, 특별활동비가 있으니 엄밀히 말해 무상보육이 아니네요. 무상보육 제대로 합시다. 공약대로 만 5세아, 만 4세아, 만 3세아….. 제대로 된 무상보육을 요구합니다.(무상보육 확대)


부모들이 원하는 것? 50만 원짜리다, 70만 원짜리다 돈 자랑하지 않고, 집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무상으로 또는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입니다. 훌륭한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얼마짜리 학원비라고 기억하라고 하지도 않으며, 얼마짜리 음식이니까, 얼마짜리 옷이니까 부모에게 감사함을 가지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녀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음식과 적절한 옷과, 좋은 교육환경과 가정환경을,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좋은 사회적 관계)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고, 부모님들은 솔선수범을 합니다. 좋은 사회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좋은 학교 환경을 만들어 놓고,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지, 굳이 가난하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그 손에 돈을 쥐어 주고, 다시 그 돈을 들고 학교로 오라는 생색내기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상보육을 실현하겠다는 정부 말을 믿고 싶습니다. 누구나 무상보육을 받는 그 때도 모든 사람에게 굳이 ‘무상’보육서비스의 가격을 정하고, 바우처 카드를 만들게 하고, 30만원의 바우처를 주고, 다시 그 30만원으로 결제를 하게 할 것입니까? 가까운 미래에 무상보육을 실현시켜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왜 지금 몇 년 있다 폐기처분될 바우처시스템을 60억원의 용역비를 들여 만드는 것인지요? 그것이 효율인가요? 부모들이 두려운 것은 혹시 바우처제도 때문에, 거대 시장의 산업이 되어버린 바우처카드 산업 때문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우리 사회 미래를 위한 무상보육, 무상교육이 물 건너가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나친 우려인가요?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무상/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회= 육아가 행복하게 다가오는 사회!)


* 특정 개개인의 사례가 아닌 보육바우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글입니다.


<2탄. 보육시설장들의 궁금증>도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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