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3 2003-02-10   4194

학교사회사업의 동향

학교사회사업(school social work)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사회복지실천의 전문분야로서 우리 나라에 최초로 소개된 것은 1960년대 후반이었다. 실제적으로는 1994년 태화은평종합사회복지관이 수색초등학교 내에 “꿈나무교실” 이라는 명칭으로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학교사회사업을 제공한 것이 최초의 사례이다. 민간차원에서 학교사회사업을 적용한지 채 10년도 안되었지만 학교사회사업이라는 개념은 사회복지계 뿐만 아니라 정부, 교사, 학부모, 심지어는 학생들에게까지도 개념이 알려진 친숙한 개념이 되어가고 있다.

학교사회사업의 의미

학교사회사업이란 학교(school)와 사회사업(social work)이라는 용어의 합성어이다. 1차적 목표가 교육인 학교를 실천현장으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회복지사가 사회사업의 원리와 방법을 활용하여 학생의 심리적, 사회적, 신체적, 경제적 문제와 욕구 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사회사업의 전문분야이다. 학교사회사업은 학생 개인에 대한 개입 뿐만 아니라 학교, 가정, 지역사회 등 다양한 체계에 대한 개입과 연계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학생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학교의 교육 목적을 달성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결국 학교사회사업은 교육과 복지를 통합하려는 시도로서 복지적인 방법을 통해 교육을 촉진시키는 전문방법을 의미하는 것이다.

학교사회사업은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청, 교사 단체, 학부모단체, 사회복지단체, 학교사회사업전문단체 등 다양한 체계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실천 동향을 이해하기란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부, 교사·학부모 단체, 사회복지분야로 나누어서 학교사회사업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학교사회사업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대책

정부 부문의 동향은 중앙정부와 광역시·도, 기초자치단체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앙정부의 동향을 보면, 1995년 국민복지 기획단에서 학교사회사업의 제도적 도입을 주장하고 1997년부터 교육부는 서울, 대구, 대전, 광주에서 1개교씩 선정하여 요선도 학생의 발생 및 학생 비행 예방을 위한 상담활동의 강화 방안으로 학교사회사업을 2년간 운영하였다.

또한 2002년에는 8.15 대통령 경축사에서 발표한 도시 저소득지역 교육환경 개선을 주 내용으로 하는 “도시 저소득지역 교육복지 종합대책 수립계획”을 인적자원개발회의에서 의결하고, “교육복지 투자 우선 지역 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사업의 주요 내용은 대도시 내에서 교육ㆍ문화적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을 “교육복지 투자 우선 지역”으로 선정하여 다른 부문보다 많은 정책적 배려와 지원을 함으로써 해당 지역의 교육ㆍ문화ㆍ복지 환경과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도시 저소득 지역을 중심으로 기초 조사를 실시하고 2002년 12월 4일에 공청회를 실시하였으며, 서울과 부산의 10개 지역에서 44개 학교를 선정하여 해당 학교에 사업수행이 전달되었다. 사회복지계에서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로 다수의 학교사회사업가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본 사업은 향후 학교사회사업의 제도화 여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1996년 7월부터 1997년 6월까지 서울 지역 3개 학교에서 학교사회사업의 시범사업을 운영하였으며, 시범사업을 수행했던 영등포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학교사회사업가를 고용하여 현재까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00년부터 2001년까지 5명의 학교사회사업가를 채용하고 1년 단위로 생활지도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학교사회사업을 운영하였다. 2002년부터는 1년 단위의 사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2년 단위로 전환하여 현재 4개 학교에서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초 차지단체를 중심으로 자체 예산을 편성하고 학교사회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과천시의 경우에는 2003년 전반기 이전에 과천시 청소년 상담실에서 학교사회사업가를 채용하고 초등학교에 배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약 과천시의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과천시내 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 단체에도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교사와 학부모 단체의 활동

학교사회사업과 관련한 교사와 학부모 단체의 동향은 2002년 10월 26일에 있었던 [교육공약 개발 국민 대토론회], “2002 대선에 바란다”에 집약되어 있다. 대표적인 교사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학부모단체인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이 연합하여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를 구성하고 교육공약을 개발하고,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학생복지 없이 교육개혁 없다”는 주제하에 학교사회사업의 제도화를 공약으로 제기하였다. 이에 앞서 학생복지를 위한 학교조직 모형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등 교사와 학부모단체 사이에서 학교사회사업의 필요성과 제도화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확산되어 나가고 있다.

사회복지단체의 활동

사회복지분야의 학교사회사업 동향은 학교사회사업가가 학교 내에 상주하면서 학생복지활동을 전개하는 학교중심형 실천모형과 지역사회기관에 소속된 사회복지사가 학교와 연계하여 학교 또는 지역사회에서 학생복지활동을 지원하는 지역사회중심형 실천모형으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학교중심형 실천모형의 동향을 보면, 2003년 1월 현재 사립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교사회사업가를 채용하여 학교사회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가 2개교 있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총 14개교에서 3년간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02년 하반기부터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2개 학교가 추가 지원되어 총 18개교에서 학교사회사업이 실시되고 있으며, 최근 대전과 청주 지역에서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학교사회사업이 실시될 전망이며, 이러한 현상은 가속될 것이다.

지역사회중심형 실천 모델의 경우는 전국 353개소의 지역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있어 정확한 통계산출이 곤란한 상태이다. 지역사회 중심 모델의 경우에는 수행 기관의 정책입장에 따라 실천의 수준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학교 내 상담, 징계 학생 프로그램, 청소년 자원봉사활동, CA 연계 활동 등 학교 부적응 문제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한 학교 연계 학교사회사업은 학교사회사업의 개념을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학교사회사업전문단체의 활동

마지막으로 학교사회사업 전문단체의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1997년 5월에는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가 창립되어 학술대회와 연구활동, 학술지 발간 등의 활동을 통해 학교사회사업에 관한 이론을 보급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이론을 개발하면서 학교사회사업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1997년 이후 학교사회사업실천이 확산되면서 학교사회사업에 관여하는 실천가들이 정보교류와 전문성 개발 등을 목적으로 1998년 한국학교사회사업실천가협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2000년 8월에는 한국학교사회사업실천가협회를 창립하였다. 실천가협회에서는 학교사회사업의 운영, 대학생, 대학원생, 실무자들을 위한 각종 교육훈련사업, 홍보사업, 정책제언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개발 보급, 인력 양성, 학교사회사업가들의 전문성 개발, 학교사회사업의 제도화를 위한 활동 등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아동·청소년 복지의 새로운 대안 : 학교사회사업

이처럼 학교사회사업은 급속한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학교사회사업이 교육과 학교 관련해서 나타나고 있는 학교폭력, 중도탈락, 자살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현실적인 최선의 대안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사회복지현장과 학교 현장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많은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으며, 민간과 정부 차원에서, 사회복지사들과 교사, 무엇보다도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과 부모들 사이에서 그 효과성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아동·청소년들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학생 청소년들의 복지를 외면하고서 아동·청소년들의 복지를 이야기할 수 없다. 아동·청소년들의 복지문제는 학교에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학교 내부에서 학생들의 복지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교육이 올바로 설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활용한 방법이 효과가 없었다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며, 그것은 바로 학교사회사업의 방법인 것이다.

김상곤 / 안산1대학 가족복지과 교수wellove@a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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