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흑자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또 올리나?

작년 말 복지부는 건강보험 보험료를 8.5%로 올리면서, 올 해 419억원 가량의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그러나 복지부의 예상과는 달리, 2003년도에1조원이 넘는 당기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부가 또다시 내년 보험료율을 8% 가량 인상할 방침으로 알려져 보험가입자들의 저항이 예상된다.

당초 419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던 재정흑자가 1조원이 넘은 이유는 무엇인가? 해답은 간단하다. 작년 말 복지부가 보험료율을 8.5% 인상하면서 2003년도 보험료 수입과 재정흑자규모를 너무 적게 예상하였던 것이다.

연 도수입지출당기수지급여비
총액보험료 수입
2001년119,28388,562141,058– 21,775131,956
2002년143,053109,277147,985– 4,932138,237
2003년166,801129,996155,94410,857147,626
연평균+ 18.3%+ 21.2%+ 5.1%+ 16,316+ 5.8%

임금상승으로 인한 보험료 수입증가 애써 무시

올 해 보험료율은 작년에 비해 8.5% 올랐다. 가입자들은 2002년 월소득의 3.63%를 내던 것을 2003년에는 3.94%를 냈다. 예를 들어 상여금 등을 포함해서 월 소득이 200만원인 회사원의 경우 2002년에는 본인과 사업주가 각각 3만6,300원의 보험료를 냈었고, 2003년에는 3만9,400원씩 총 7만8,800원을 낸 것이다.

예상보다 큰 흑자의 원인은 임금상승분이 보험료 예상수입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최소한으로 잡아 7%의 임금상승이 이루어졌다고 하면 월소득은 214만원이 되고 보험료는 3만9,400원이 아니라 각기4만2천원, 총 8만4천원을 낸 것이다.

이처럼 임금상승으로 인한 보험료 수입을 추계에 반영하지 않아 예상흑자의 규모가 줄었고, 그 결과가 1조원의 흑자로 귀결된 셈이다.

이와 관련하여 복지부가 의도적으로 보험료 예상 수입을 적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2003년에 보험료 경감조치가 없어지고 이로 인한 수입도 발생하였지만, 이 역시 충분히 예상가능한 점이었으므로 복지부가 의도적으로 흑자규모를 줄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복지부는 1조원 가량의 흑자 중 대부분을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메꾸는 데 사용하고, 내년도 보험료율을 또다시 8% 가량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럴 경우 내년에도 또다시 막대한 규모의 재정흑자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보험가입자들은 무리한 보험료 인상을 감내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에 기여해 왔다. 그런데, 1조 이상 흑자가 났음에도 또다시 보험료율을 인상한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복지부는 보험료 인상 이외에 가입자들을 위해서,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28일 오전, 건강보험정책심위원회를 거쳐 내년도 수가와 보험료가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위원회의 구조를 감안하면, 복지부의 뜻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복지부는 보험료와 수가를 동결할 경우 내년에도 1천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는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보험료의 인상을 추진한다면 복지부는 건강보험제도를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서로서 능력과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문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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