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일반(sw) 2014-09-23   1387

[기자회견]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피해생존자, 실종자, 유가족에 대한 유일한 위로이다!

한국의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사건(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피해생존자, 실종자, 유가족에 대한 유일한 위로이다!

 

일시 : 2014년 9월 23일(화) 오전 11시

장소 : 국회 정문 앞

 

20140923_기자회견_행제복지원대책위_특별법제정촉구 (2)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형제복지원 대책위, 공동대표 강경선(상임), 전규찬, 장완익, 박래군, 박경석, 박김영희 / 집행위원장 조영선)는 지난 2012년 11월 22일 공식 출범하여, 87년 국가정책에 의한 심각한 인권침해와 학살이 벌어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87년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의문사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당시 박인근 원장이 구속되면서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된 듯 알려졌지만 강제 입소, 감금, 폭력, 사망 등에 관해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실종자, 유가족 입장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은 국가에 의한 폭력, 범죄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사건을 가능하게 했던 [내무부훈령 410호]에 대한 문제제기와 새로운 역사적 평가 없이는 현재에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시설에서의 거주인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간 것을 용인한 반인권적이고 반헌법적인 국가정책과 시대적 상황에 대한 반성과 성찰, 진실규명만이 피해생존자들의 유일한 위로입니다.

 

이에 우리 대책위와 피해생존자모임은 지난 7월 15일 진선미의원 등 55인의 발의로 국회에 상정된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등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습니다.

 

19대 국회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시작으로, ‘형제복지원 사건(등)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에 관한 국가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염원과 의지를 모아, 반드시 [형제복지원 특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우리 대책위와 피해자모임은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제정되는 그 날까지 ▲국회 정문 앞 1인 시위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 ▲형제복지원 국민법정 ▲피해생존자 증언대회 ▲쟁점과 의혹 발표회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 사진전시회 ▲형제복지원 사건 등의 수용소정책이 현재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 분석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활동 등을 진행할 것입니다.

 

20140923_기자회견_행제복지원대책위_특별법제정촉구 (3)

 

[기자회견 개요]

1.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등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 (이하 형제복지원 특별법)발의에 대한 경과보고 및 주요 내용

2. 19대 국회에 바란다!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

3.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 – 피해생존자 입장에서

4. [특별법] 제정으로, 국가가 나서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 이유

5. 기자회견문 낭독

 

20140923_기자회견_행제복지원대책위_특별법제정촉구 (1)

 

[기자회견문]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피해생존자, 실종자, 유가족에 대한 유일한 위로다!

–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9대 국회에 묻는다.

우리는 왜 이유도 모른 채 잡혀갔는가. 왜 우리는 버려진 채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는 국민이 아닌가. 우리는 인간이 아닌가.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은 한 개인의 비리나 부도덕함으로 벌어진 사건이 아닌 국가차원의 사회정화사업이었고 그로인해 빚어진 명백하고 조직적인 국가폭력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사건은 헌법정신에 위배하는 <내무부(현, 안전행정부)훈령 제410호>(1975. 12)에 의거해 ‘사회정화’ 명목으로 부랑인을 단속한다는 지침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다. 부랑인이라는 실체 없는 개념을 들이대며,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간 국가적 인신매매 사건인 것이다.

 

우리는 경찰에 의해 형제복지원에 팔려갔고 부산시 공무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끌려갔다. 당시 신민당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입소자의 85%가 경찰과 공무원에 의해 잡혀온 사람들이었다. 이유 없이 끌려가 폭력과 감금 속에 시달렸던 우리들의 삶은 뒤로하고 원장 박인근은 전두환 표창에 매년 어마한 국가보조금으로 사람의 목숨을 사고 팔았다. 우리는 사람이 아닌 승진을 위한 점수, 돈을 위한 숫자에 불과했다. 우리는 인간쓰레기로 둔갑해 거리에서 쓸려나갔고, 끌려가서도 인간이 아닌 차마 말할 수 없는 짐승의 삶을 살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되어있다. 제12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 한다’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제34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있으며, 제37조 2항에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감동적인 헌법의 적용을 받는 시민에서도 제외되었다. 무슨 이유 때문에 비(非)국민 취급당했던 것인지, 지금이라도 국가는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8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곧 잊혀지고 사라졌다. 어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성취되고, 경제발전이 이루어진 만큼 당연히 해결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착각이다. 87년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형제복지원은 건재했다. 오히려 특수감금 등의 죄목은 정권과 결탁한 사법부에서 면죄부를 주고, 횡령죄 등만 남겨 사건을 일단락 시켰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 곳에 있었던 우리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국가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아무리 거짓으로 포장을 해도 진실은 언제나 불편하게 거짓을 찢어내고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도 이 대한민국 안에서는 제2의 형제복지원 사건이 일 년이 멀다 하고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제3자 입장에서 그저 안됐다라고 할 수 있는 문제일 수 있을 진 몰라도, 그 피해 당사자들은 평생을 악몽에 시달리며 살아가야 하는 고통의 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에서 누구의 인생은 인권이 보장되고, 어떤 이들의 인생은 인권이 남들 손에 좌지우지 되는 그런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 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국가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세월호 특별법이 하루 빨리 제정돼, 진상규명이 되길 원한다. 또한 우리의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에 대해서는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꼭 밝혀지길 간절히 원한다.

지난 7월 15일, 국회에 일명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이 발의되었다. 이 법의 제정을 통해 형제복지원 등 수많은 수용소에서 벌어졌던 인권유린 사건은 반드시 진상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이며 평범하게 가정과 가족을 이루고, 자존감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온전한 삶의 회복을 희망한다. 최근 형제복지원 사건이 다시 튀어나와 뭔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실은 아무 것도 해결된 것 없이 오히려 공포와 불안에 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19대 국회는 진상규명을 위해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 제정으로, 우리 피해생존자들과 한국 사회에 화답해야 한다.

‘국가란 무엇인가’를 국회가 먼저 보여주길 기대한다.

 

 

2014년 9월 23일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실종자·유가족모임 &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