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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건강보험/보건의료
  • 2019.07.17
  • 1334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부정하는 ‘경제성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오늘(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첨단재생의료법’)이 통과되었다. 이 법은 의약품 허가제도를 더 부실하게 해 가짜약을 부추기는 ‘인보사 양산법’이다. 종양유발세포가 들어간 ‘인보사’를 식약처가 허가해 4000명 가까운 피해자를 발생시켜 큰 사회문제가 되었고, 바이오 의약품 임상 및 시판허가 요건을 엄격히 해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것이 현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회 법사위에서는 보건의료계, 시민사회계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한 목소리로 반대를 하는데도 이를 일방적으로 묵살했다. 또한 별다른 문제점 검토도 없이 시민의 안전을 제약사 돈벌이에 팔아넘기는 이 같은 규제완화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은 분노를 넘어 황당함을 느끼게 한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남은 국회 절차를 온 시민이 주시하고 있음을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첨단재생의료법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의료영리화 법안이다. 정부당국과 제약회사들은 이 법이 무슨 법인지를 잘 알고 있다. 첨단재생의료법은 임상시험이 다 끝나지 않은 약을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게 하는 ‘조건부 허가’를 손쉽게 하는 악법이다. ‘조건부 허가’는 기본적으로 임상 1상, 2상에서 안전성 또는 유효성이 기존 의약품이나 치료법과 비교해 현저히 개선됨이 확인되는 경우에만 내주는 것이다. 그러나 첨단재생의료법은 이러한 ‘조건부 허가’의 전제조건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법이다. 제약사로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겠지만 환자는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시판되는 위험하거나 효과 없는 고가 약을 처방받으며 사실상 생체실험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다. ‘인보사’ 사태와 같이 3상 시험을 거친 바이오 약을 투약받은 환자도 15년 이상의 추적조사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데 하물며 3상 시험조차 하지 않은 바이오 시판 약의 부작용은 ‘인보사’보다 더욱 극심할 것이고, 투약받은 환자들은 광범위하게 더욱 큰 고통에 평생 신음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식약처장 자신이 ‘안전성 우려는 있지만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을 위해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로 정부당국도 이 법이 의료 영리화법임을 잘 알면서 입법을 강행하고 있다.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는 소식에 제약사 주가가 급등하는 것만 보아도 이 법안이 누구를 위한 법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식약처는 심지어 3월 22일 인보사 사태를 코오롱으로부터 전해 듣고도 3월 31일까지 발표를 미뤄 그 사이(26, 28일)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이 법안 통과를 도왔다. 인보사 사태가 알려지면서 법사위에서 환자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잠시 논의가 주춤하는 듯 하였으나 시민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다고 판단했는지 다시 통과가 강행된 것이다.

 

둘째, 국회에서 시민의 안전을 저버리고 법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은 심판의 대상이 될 것임을 명심하라. 오늘 법사위 소위에서는 황당하게도 이 법 통과에 ‘이견이 없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인보사 사태가 알려지고 난 이후임에도 해당 법안의 통과로 의약품 허가를 더 부실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국회의 책임은 매우 무겁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보사 사태의 경우 심지어 임상 3상을 거쳤음에도 일어난 것이다. 임상 3상을 더욱 쉽게 면제하는 첨단재생의료법은 인보사 사태와 같은 ‘사기 의약품’을 더욱 만연하게 만들 위험성이 큰 법이다. 관련해서 시민사회는 공청회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법안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셋째, 건강권과 생명권을 헌법가치에 신설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게 시민 안전은 말뿐인가? 제헌절인 오늘 국가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이 법안이 통과를 앞두고 있음은 참담하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는 헌법개정을 시도하며 ‘생명권’과 ‘안전권’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던 정부다. 자신이 낸 헌법 개정안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법을 추진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는가? 지금이라도 남은 법사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에서 첨단재생의료법 논의를 중단하고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수많은 인보사 피해자들이 부작용에 신음하고 암 걱정에 고통 받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나와야 규제완화를 멈출 것인가? 아픈 환자가 투여 받을 치료제의 안전과 효과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를 만들면서 얻을 ‘경제성장’이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다시금 첨단재생의료법을 논의하는 국회에 강력히 경고하며 시민들과 함께 싸워갈 것임을 밝힌다.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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