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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빈곤정책
  • 2019.07.18
  • 1329

문재인 정부, 빈곤층 생계 결정하는 기준중위소득부터 대폭 인상해야

 

조사자료 차이로 생계급여 수급자격 얻지 못한 규모 최대 34만 가구

그동안 불투명한 산정방식으로 기초생활급여 기준 결정해온 정부,

국가공식 소득분배지표와의 격차 해소할 계획부터 당장 마련해야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는 오는 금요일(7/19) 오전, 2020년 기준중위소득과 기초생활 보장제도의 개편안을 의결한다. 최근 3년 간 중생보위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자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 기준중위소득의 인상률을 최소한으로 제한했다. 중생보위가 결정한 기준중위소득의 인상률을 보면 2016년 1.16%, 2017년 1.73%, 2018년 2.09%에 그쳤다. 기초법공동행동이 실시한 기초생활 수급가구 가계부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생계급여 수준은 겨우 ‘사람이 굶어 죽지 않을 만큼’에 불과하며,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이 정한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준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중생보위가 ‘포용적 복지국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용 기조에 맞게 2020년 기준중위소득을 중생보위에서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한다.

 

그동안 기준중위소득의 인상률이 낮았던 원인은 중생보위가 정부 위원의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하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가 보건복지부에 2018년 중생보위의 의사결정과 관련해 정보공개청구한 바에 따르면, 국가통계위원회가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공식소득분배지표를 작성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생보위는 가계금융복지조사 사용을 거부했다([표1] 참조).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사용할 경우 기준중위소득 결정의 근거자료로 활용했던 가계동향조사에 비해 중위소득이 높게 나타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 결정 과정에서 통계청 담당자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다. 심지어 당시 중생보위는 “가계금융복지조사로 산출 자료원을 변경하는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등을 통해 급여기준선을 조정하는 방안”까지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른 ‘실태’를 반영할 경우 그동안 빈곤층의 규모가 과소 추계되었던 과오가 시정되어 기초생활급여 대상자가 많아진다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복지정책 확대를 위한 모든 논의에서 ‘재정건전성’을 운운하는 기획재정부가 올해 중생보위에서 그 논의를 다시 꺼내지 않았을 리 없다.

 

[표1] 2011년 이후 중생보위의 기준중위소득 결정 방식 (4인가구 기준)

구분

연도

금액

인상률

기준중위소득 결정방식

최저생계비

2011

1,439,413

5.60%

최저생계비 계측년도

2012

1,495,550

3.90%

물가상승률

2013

1,546,399

3.40%

물가상승률

2014

1,630,820

5.46%

최저생계비 계측년도

2015

1,668,329

2.30%

물가상승률

기준중위소득 40%

2015

1,689,013

-

'맞춤형 급여' 개편

2016

1,756,574

4.00%

가계동향조사 3년 평균 증가율

2017

1,786,952

1.73%

가계동향조사 3년 평균 증가율

2018

1,807,681

1.16%

가계동향조사 전년대비 증가율

2019

1,845,414

2.09%

가계동향조사 3년 평균 증가율

자료: 보건복지부, 참여연대가 정보공개청구한 중생보위 회의자료

 

참여연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성한 연구용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보건복지부는 가계동향조사상의 가구소득을 4인가구로 균등화한 후 중위값을 계측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가계금융복지조사상으로 계측되는 2020년 중위소득(전년대비 증가율로 시차 보정)은 4인가구 기준 557만 원으로 나타나, 455~461만원 수준인 가계동향조사 및 올해 기준중위소득과 큰 차이가 있었다([표2] 참조). 국가통계위원회의 결정 이후에 개최된 중생보위에서 최소한 가계동향조사와 가계금융복지조사 사이의 격차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야 했으나 정부 위원들은 무책임하게 가계동향조사 사용을 고집했다.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인해 생계급여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규모는 최대 34만 가구,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중 어느 하나라도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규모는 최대 44만 가구로 추정된다([표3] 참조).

 

[표2] 가계동향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상 나타나는 가구 중위소득의 차이 비교 (2020년 기준)

구분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가구

가계동향조사

1,681,814

2,863,630

3,704,537

4,545,443

5,386,351

6,227,258

‘19년 기준중위소득

1,707,008

2,906,528

3,760,032

4,613,536

5,467,040

6,320,544

가계금융복지조사

2,062,367

3,511,599

4,542,783

5,573,967

6,605,150

7,636,334

주: 가계동향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각각 전년대비 증가율로 시차를 보정하여 2020년 기준으로 맞춤. 가구균등화지수는 보사연 방식을 사용함.

 

[표3] 조사자료 차이로 인해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가구 규모 추정

구분

규모

2017년 기준중위소득 30% 이하인 가구(A)

1,160,997 가구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중위소득 30% 이하인 가구(B)

1,378,153 가구

조사자료 차이로 인해 생계급여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규모(B - A)

338,833 가구

2017년 기준중위소득 50% 이하인 가구(C)

3,363,507 가구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중위소득 50% 이하인 가구(D)

3,803,805 가구

조사자료 차이로 인해 기초생활급여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규모(D - C)

440,298 가구

자료: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주: 부양의무자기준, 재산의 소득인정액 환산 등의 요인은 배제하였음. 기초생활급여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규모(D-C)는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중 어느 하나라도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경우를 의미함.

 

또한 복지부(보사연)가 균등화 소득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가구균등화지수는 국제적인 흐름과 비교했을 때 1ㆍ2인가구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작용한다. 즉, 복지부가 중위소득을 산정하는 현재의 방식은 기초생활수급가구의 81.1%에 달하는 1ㆍ2인가구의 숫자를 낮출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의 보장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정부는 현재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하는 방식이 빈곤층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하지 못했을 리 없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사용하고 있는 가구균등화지수를 통계청 방식, 그리고 해외제도와 비교할 경우 1ㆍ2인가구에게 지급될 생계급여의 액수도 큰 차이가 나타난다. 2019년 생계급여는 1인가구 기준 51만 원에 불과하지만, 통계청이 소득분배지표에 사용하는 방식을 적용할 경우 2020년 77만 원까지 인상되어야 한다. 한국에 비해 1ㆍ2인가구의 실태를 잘 반영하고 있는 해외의 가구균등화지수와 비교할 경우 그 격차는 훨씬 커진다([표4] 참조). 빈곤층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은 반드시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예산상의 편의에 따라 좌지우지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표4] 가구균등화지수 변화에 따른 생계급여의 비교 (2020년 기준, 가계금융복지조사 사용)

생계급여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가구

현행 방식

618,710

1,053,480

1,362,835

1,672,190

1,981,545

2,290,900

통계청 방식

774,751

1,095,663

1,341,908

1,549,502

1,732,395

1,897,744

미국 제도

781,850

1,053,104

1,324,358

1,595,612

1,866,866

2,138,120

캐나다 제도

855,588

1,033,163

1,291,454

1,614,317

1,840,321

2,034,039

스웨덴 제도

950,487

1,056,097

1,327,664

1,508,709

1,719,929

1,961,322

주: 모든 자료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준으로 산정했으며, 전년대비 증가율로 시차를 보정하여 2020년 기준으로 맞춤.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사람 중심의 포용적 복지국가’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빈곤층의 삶을 결정하는 기준중위소득부터 대폭 인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기준중위소득을 산정하는 자료로 국가의 공식소득분배지표로 활용하기로 결정된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1ㆍ2인가구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가구균등화지수를 최소한 통계청 방식으로 개선하여 생계급여 수준을 현실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부는 중생보위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결정이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 내용을 시민들에게 가감없이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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