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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1
  • 2021.02.01
  • 149

시설사회에 맞선 투쟁, 신아재활원 긴급 탈시설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존엄을 유예하고 사람을 관리하는 권력, 시설

“언제 만날 수 있어요?” 장애여성공감(이하 ‘장공감’)이 탈시월 지원사업으로 관계를 맺은지 5년째, 서울시 송파구의 신아재활원(이하 ‘신아원’) 거주 인들은 “언제 만나자” 먼저 제안하는 법이 없었다. “언제 만나고 싶어요?” 반문하면 종사자에게 물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거주인들은 항상 바빴다. 보호작업장에 출근하고, 후원행사에 참여해 사진을 찍고, 자립생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나가 살려면 돈이 필요하니 작업장 빠지지 말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배웠단다. 독립하기 위해 돈을 모은다는 장애여성이 수년 만에 스스로 확인한 통장엔 250만 원이 찍혀 있었다. 생활재활교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거주인 곁에 있었지만, 당사자가 스스로 자원을 선택 하고 배치할 수 있는 권한은 얼마나 주어졌을까. 체계화된 보호와 치료의 전문성은 빽빽한 일정으로 일상화된 관리를 만든다. 사랑과 재활이란 목표 아래 불평등한 시설의 권력 작동방식은 제동 없이 46년이나 유지됐다. 

 

2020년 2월 23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범정부 대책 회의 브리핑에서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으로 상향된 이후엔 그 만남도 이어갈 수 없었다. 종사자들은 외부에서 출퇴근했고, 내부의 프로그램과 후원자 방문은 진행되었지만, 거주인의 면회, 외출, 방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2020년 12월 24일 신아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정부가 한 일은 예방적 코호트 격리로 관리하던 집단 시설을 코호트 격리로 전환한 것이었다. ‘예방적’ 코호트 격리는 거주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인권침해와 감염병 무엇도 예방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밝혀진 장애인 거주시설의 인권현실

12월 25일 114명의 거주인과 종사자 67명 중 6명 의 최초 확진자 발생, 27일 45명, 28일 55명으로 늘어났으며 1월 12일자로 총 76명(거주인 58명, 종사자 18명)이 집단 감염되었다. 신아원은 46년 만에 마침내 미담 아닌 집단감염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장공감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 연대(이하 ‘전장연’)은 12월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코호트 격리 중 단과 서울시의 긴급 탈시설 이행’을 촉구하는 긴급 농성 기자회견에 돌입한다. 작년 2월 코로나19로 최초 코호트 격리된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에서 입원환자 104명 중 102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7명이 사망한 이후 경북 밀양사랑의 집, 대구 성보 재활원 등 장애인 거주시설, 요양병원 등 집단 거주시설의 집단 감염은 계속돼왔다. 2020년 4월 유엔 인권 고등사무소 발표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47%는 수용시설 거주인이었다. 보건복지부ㆍ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장애인 확진자 현황’ 자료(2020. 12. 9.기준)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3만 9,432명 중 장 애인 비율은 약 4%(1,562명)지만, 사망자(556명) 중 장애인 사망자(117명) 비율은 약 21%로 비장 애인에 비해 사망률이 6.5%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시설이나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MBC, 2020. 4. 9.), WHO 역시 유럽 국가들의 코로나 사망자 절 반이 장기 시설에서 나왔다고 밝혔다(KBS, 2020. 4. 24.) 의사협회도 “요양병원 및 시설의 코호트 격리는 해당 기관 내에 있는 소중한 생명을 포기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집단 거주시설 이 감염병에 취약한 구조임에도 중앙방역대책본부 는 신아원 내에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시설 내 격리 조치’한 것이다. 농성단은 신아원 집단감염에 따른 즉각적이고 임시적 ‘긴급 탈시설’ 이행과 즉 각적인 탈시설 지원 수립, 민관협의기구 구성을 촉 구하며 29일자 확인된 45명의 확진자 수만큼 텐트를 쳤다. 

 

누구도 구하지 못하는 감금과 배제의 예방적 코호트 격리

코호트 격리의 실패뿐 아니라 ‘감염자가 없는 취약시설을 외부 감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 치라는 예방적 코호트 격리의 문제점과 실효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오승환은 2020년 3월 2일 최초로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도입한 경 기와 뒤이은 대구, 경북의 사례를 분석하여 “첫째, 개념적 정의의 문제로 원천 격리와 예방격리의 개념을 통합하여 사용하는 것은 격리에 대한 학술적 개념과 의료현장 개념 모두의 기준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둘째, 외출제한과 면회 금지, 52시간 초과 노동은 종사자와 거주인 모두의 인권을 침해 하는 것이며, 시설장의 격리 정책 실시는 사회복지 사업법 제5조 인권존중 및 최대 봉사의 원칙 제1 항 이 법에 따라 복지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그 업무를 수행할 때에 사회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하여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없이 최대로 봉사 하여야 한다(사회복지 정책을 장애인의 권리로 보기 어렵게 하여 종사자에게 동료시민과 인권지지 자로서의 역할보다 희생과 봉사를 강요하는 ‘최대 봉사’ 조문 자체의 문제는 이 글에서는 잠시 미뤄 둔다)에 위배하는 사항이며, 셋째, 사회복지시설 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는 안내판을 설치함으로 써(경북) 낙인을 강화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뿐만 아니라 자가격리를 실시한 경기도 노인요양 시설과 미실시 시설 모두 확진자가 미발생한 근거를 들어 “격리 실시 여부와 무관하게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2-1> 12월 26일, 지금 당장! ‘긴급탈시설’ 이행하라! 코로나19 집단감염 장애인수용시설 신아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천막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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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영하 10도를 넘긴 강추위에도 100명이 넘는 농성 참여자들은 저녁이 되도록 거리두기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시설에서 수십 년을 살았고, 예방적 코호트 격리로 1년 이상 외출금지 당했으며, 확진 판정 후엔 코호트 격리로 시설에 갇힌 사람들. 시설 담장 하나로 지켜야할 생명과 죽도록 내버려 두는 생명이 갈리는 시설 사회의 참혹성 앞에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예방적 코호트 격리는 펜데믹 이후 생긴 개념으로 경기도, 대구시, 경상북도 등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근거해 복지시설에 격리를 권고하거나 행정명령을 내렸다. 중대본은 작년 3월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선제적ㆍ예방적 차원의 생활시설 코호트 격리 조치인 경기ㆍ경북의 예방적 격리 조 치 사례를 참조하여 감염에 취약한 노인, 장애인 등 생활시설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말만 그럴듯한 격리와 통제를 골격으로 하는 ‘예방적 코호트 격리’는 장애인 등 시설에 감금되어 살아온 이들에 대한 ‘감염 관리와 치료 포기’와 다 를 바 없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 다. 보건복지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대 비 사회복지시설 대응 지침(2011. 11. 11.)은 여 전히 면회ㆍ외출ㆍ외박 제한조치를 담고 있으며, 대구시는 지난 1월 4일 사회복지법인 및 장애인단 체에 ‘2021년 연초 특별방역대책’ 행정명령 고시를 적용해 ‘사회복지시설(장애인거주시설)은 외 출ㆍ외박 원칙적 금지 및 비접촉면회만 허용’을 통 보했다. 이에 전장연은 지난 해부터 현재까지 코호트 격리를 비판하고 장애인에 대한 방역으로 ‘예방적 코호트 격리’가 아니라 ‘긴급 탈시설’을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예방적 코호트 격리에 맞서,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긴급대책 ‘긴급 탈시설’

서울시도 언론도 ‘긴급 탈시설’ 개념을 혼란스러워 했다. 탈시설이 장애인 복지정책인 것은 알겠는데 왜 긴급을 붙이는지, 왜 감염병 예방 조치인지, 탈 시설과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탈시설은 국가가 장애인을 분리하여 감금하였던 역사를 인 정하고, 시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여 동정과 감금의 시설정책이 아닌 시설 밖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다. 무엇보다 탈시설 운동은 “지배권력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보호, 관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사회와 분리하 여 권리와 자원을 차단하며 ‘불능화, 무력화’된 존재로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제한하여 주체성 을 상실시키는”시설화(institutionalization) 된 사회에 맞서는 운동이며 시설과 “분리된 세계를 ‘없애는’ 것을 넘어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운동” 이다. 긴급 탈시설(Emergency Deinstitutionalisation) 은 집단 감염과 인권침해의 우려가 높은 시설 거주 장애인의 단기 탈시설을 지원하는 개념이다. 유럽 자립생활네트워크(ENIL, European Network on Independent Living)와 Validity 재단이 2020년 6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안전을 확보 하기 위해 물적, 인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 혔으며 긴급 탈시설의 근거가 되는 규범은 유엔장 애인권리협약(CRPD) 제10조(건강권), 제11조(위험 상황과 인도적 차원의 긴급사태), 제19조(자립 생활 및 지역사회 동참)이다. 

 

따라서 긴급 탈시설은 감염병 대책의 일환으로 정 부가 지침에 따라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시행하는 ‘예방적 코호트격리’, ‘(면회, 외출 등의) 입소자 통 제’에 맞서는 운동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장애인 거주시설의 구조적, 인권적 취약성이 감염병 예방을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시설 자체가 거주인의 생명과 존엄을 위협한다. 1월 12일 장혜영 의원실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장애인 거주시설 코로나19 확진 통계에 따르면 247명의 확진자 중 입소자는 177명, 종사자는 70명으로 출퇴근하며 외부와 접 촉하는 종사자보다 예방적 코호트 격리 상태에 있 는 입소자의 확진률이 2.5배 높다. 이에 긴급 탈시설은 집단 거주시설의 구조적 위험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임시적, 즉시적, 긴급 조치이다. 감염병 으로부터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거주인을 긴급히 거주시설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설 밖에서 머물 임시주거공간과 장애인을 1:1로 지원할 활동지원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29일 면담에서 서울시는 ‘긴급 탈시설’은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긴급 분산조치’로 수정하고 농성단의 요구를 수용한다. 그러나 긴급 분산 조치를 위해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 본’)의 승인이 필요하므로 약속 이행은 그 이후에 가능하다는 단서를 붙인다. 투쟁으로 얻어낸 성과가 탁구공처럼 중대본, 서울시, 보건복지부를 오갈 긴 싸움을 예견해야 했다. 

 

농성단은 당일 철수 하지만, 물러섬 없는 대응으로 합의안을 이행을 위한 싸움을 다짐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30일 서울종합청사 앞에서 중대 본의 코호트 격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고, 31일 서울 광화문 해치 마당에서 중대본의 ‘긴급분산 조치’와 ‘집단 거주시설에 대한 코호트 격 리 해제’를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 같은 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신아재활원 코호트 격리 중단 긴급구제’ 진정서를 접수하고 1월 5일엔 한 국장애포럼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1) 집단시설 코호트 격리에 따른 감염확산 위험, 2) 시설 외부와의 소통 차단, 3) 정보 폐쇄성 및 정보 접근성 침해, 4) 장애인의 건강권 침해, 5) 장애 인의 자립생활 권리 침해, 6) 신체의 자유 및 안전 침해”가 문제임을 정리하여 유엔 장애인권리에 관한 특별보고관, 건강권 특별보고관, 주거권 특별 보고관에게 보내는 긴급진정서”를 접수한다. 코로 나19 팬데믹 상황에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추진한 K-방역이 장애인의 생명과 존엄을 벼랑으로 내모는지, 시설이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사회의 믿음이 안전을 핑계로 어떻게 인권침해를 묵인하게 하는지 증명하고 가시화 시키는 과정이었다.  

 

 

<사진 2-2> 12월 30일자 서울시 공문 ‘코로나19 집단감염 장애인거주시설 조치계획’U7J-Lz6x5WkIofVdmkqOG61IgQqH175AkReVrp1N

 

<사진 2-3> 제13차 유엔 당사국회의 사이드 이벤트 ‘코로나 19와 CRPD 19와 장애포괄적 SDGs를 통한 CRPD 이행 촉진’ 행사Hf-XrBnomSSVgNU0rmXUzDWEzt1hL_IXnvK5TKYi

※ 출처: 비마이너 

 

대형 장애인 거주시설 뒤에 숨은 시설사회의 공모자들

12월 31일에서야 31명을 병원으로 이송한다는 중 대본의 발표가 나오고 1월 12일에서야 신아원 전 원이 분산조치 되었음을 보건복지부를 통해 확인 했다. 하지만 안도할 겨를도 없이 이송자 일부가 머무르는 숙박시설이 오륜비전빌리지라는 신아원 과 관련된 종교기관인 것으로 확인됐고, 서울시는 분산된지 3일만인 14일부터 재입소를 시작한다고 통보했다. 격리를 통해 감염을 키운 정부, 긴급 분 산조치를 미룬 서울시, 모르쇠로 일관하는 송파구 청 모두 십수 명의 사람이 머물 임시 거주지를 마 련하지 못하고 제도와 예산 탓을 했다. 긴박했던 20일 동안 거주인들은 시설화된 감금회로망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시설에서 시설로 통제 의 회로를 옮겨 다녔다. 시설, 행정, 종교 등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장애인의 인권보다 감금회로망 유지를 위해 작동했다. 거주인의 모든 권리와 이 해관계를 시설 운영자가 수십 년 동안 대리/대행 하도록 한 것이 장애인 당사자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원인이다. 수십 년간 거주인 당사 자 누구에게도 의견을 말하고 소통할 권력을 주지 않던 정부와 지자체는 시설장이 모든 의사를 확인 하고 동의했다는 편에 섬으로써 시설의 문제를 은 폐하는데 공모한다. 지자체는 장애인복지법에 근 거해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는 기관인 시설을 존중 해야 하고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별적 주체 로서 존중 받아야 할 장애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존엄은 없고 운영주체와 건물만 남은 시설의 실체를 한국사회는 똑바로 직면해야 한다. 공공성은 감시와 비판을 통해 투명하게 작동될 수 있다. 운영자 편의에 따라 시설 인프라를 이용한 방역은 감시와 모니터는 불가능해지고 인권침해 가 용이한 구조가 된다. 장애인 거주 시설이 장애 인 시민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공성을 목적으 로 운영되는 곳이라면 지금 당장 긴급 탈시설에 참여해야 한다. 

 

신아원 긴급 탈시설, 투쟁에 함께하는 동료들과 끝까지! 반드시! 

1월 15일 장공감과 전장연은 114명 전원 재입소 를 막아내기 위해 신아원 철문 앞에 쇠사슬과 사 다리를 걸었다. 이미 58명이 재입소한 상태였지만 온 몸을 던진 이 투쟁으로 추가 재입소를 일단 저지 시켰다. 집회 참여자들은 신아원 거주인의 자유 를 위해 쇠사슬을 감고 자유의 의미를 묻는 듯했다. 감금을 막아내기 위해 자신의 몸과 휠체어에 쇠사슬과 사다리를 묶는 역설로 시설문이 열리지 않도록 버틴 것이다. 

 

자유는 자신의 삶의 주인 됨을 침범받지 않는 것 이며, 인간의 존엄성이란, 존엄하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부인권 이라지만 존엄과 자유는 자율성을 가진 개인만의 힘으 로 실현하기 어렵다. 나의 인권을 지지하는 타인, 동료 시민과의 관계와 사회적 자원 안에서 자유와 존엄이 꽃핀다. 그리고 ‘자율에 대한 욕망과 의존 의 현실’은 모든 인간이 경험하는 딜레마다. 인간은 취약한 존재로 상호의존하며 관계적 역량을 쌓는 속에서 자기결정권을 확보하고 서로의 존엄 을 지킬 수밖에 없다. 이때 ‘의존의 현실’을 장애인, 노인, 난민, 청소년, HIV감염인 등 일부 무능 하다고 평가된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기며 시설에 몰아넣음으로 시설 거주인들의 ‘자율에 대한 욕망’ 은 훼손 당한다. “전화하면 코로나 걸린대서 빨리 끊어야 해” 신아원 거주인이 2주 전 통화가 곤란 한 듯 전화를 끊으며 한 말이다. 사회적, 관계적 자원이 흐르지 않는 곳, 동료시민으로서 관계 맺기가 불가능한 곳에선 친밀한 통제와 강제된 의존만 존재한다. 

 

긴급 탈시설은 탈시설 이행 과정 중에 팬데믹의 위 기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긴급한 지원책이다. 이 과정은 시설화로 유지되는 표준과 정상의 질서 를 해체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신아원에서 우리는 청소년쉼터, 미혼모 시설, 난민보호소, 요양병원, 요보호시설이 유일한 선택지인 청소년, 난민, HIV 감염인, 노인, 홈리스 등 시설화된 사회를 살아가 는 소수자들의 얼굴을 본다. 1월 26일 신아원 앞

 

<사진 2-4> 1월 15일 신아재활원 긴급분산조치 이행과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기자회견 1cnAZCcpHwgYbk1-PzNsxuV62RtQuKgBmwEV4cGwf24gAnvHUzTrhp69T45phCpmXlyIXuOibaIlcMOS

※ 출처: 장애여성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서 열린 ‘긴급 탈시설 촉구를 위한 책 <시설사회> 낭독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김은정의 의견을 전한다. 그가 보낸 “시설에서 감염되어 사망하는 사람은 국가로부터 살해당한 것, K-방역이란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이 학살에 대해서 우리가 무감하다 면 지금 우리는 위험”하다는 글을 읽을 땐 두려움과 분노에 몸을 떨었다. 에이즈 환자 건강권 보장과 국립요양병원 마련을 위한 대책위원회 권미란 활동가는 “에이즈 환자들이 인권침해 장소인 수동연세병원에서는 나오는데 1년 넘게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병관리본부에서 대책 없이 분산하다보니 갈 곳이 없었다. 7~8년 흘러서 겨우 경기도 요양병원으로 가게 됐다. 감염인이 사회에 서 더불어 살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감염인은 갈데 가 없다. 그것이 요양병원에서 처참한 대우를 받게 했고, 갈 수 있는 병원이 없고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이유였다. 이것을 설명하는데 큰 상상 력을 준 것이 장애인 운동이다”라고 말할 땐 연대감에 북받쳐 올랐다. 1월 27일 있었던 ‘장애인 거주시설 희생자 합동 추모제’에서 탈시설장애인당의 한 참여자는 “살아서, 또 살아서 끝끝내 살아내서 전국에 존재하는 장애인 거주시설을 모두 폐쇄하 겠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시설에서 죽음을 당하고 존재조차 없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끝끝내 살아서 지키고 싶은 것은 동료의 존엄이다. 신아원 투쟁에서 장애운동, 홈리스운동, 가족구성권운동, HIV감염인 인권 운동의 활동가 들은 함께하는 동료로서 서로의 위험을 감지하고 자유와 존엄을 붙들고 있었다. 

 

1월 22일 서울시와의 마지막 면담에서도 임시거주 시설 대책이 없으므로 긴급 탈시설 추진은 어렵다 는 대답을 들었다. 3개 건물에 114명이 사는 신아 원을 긴급 탈시설 시키기 위해 2011년 개정된 장 애인복지법에 따라 30인 이하로 거주인 수를 줄일 것과 민관협의체를 통해 긴급 탈시설 이행을 빠르 게 추진할 것을 촉구하며, 1월 26일 신아원 앞에 서 또다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1달여 시간 동안 7차례의 서울시 면담과 7차례의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1월 29일 현재 광화문 천막농성 29일째 다. 1월 28일 서울시로부터 겨우 긴급 탈시설 TF 를 구성하고, 탈시설 민관협의체를 열겠단 대답을 듣고 신아원 앞 천막농성은 28일 현재 철수한 상 황이다. 핑퐁게임으로 지자체, 시설 소관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보건복지부도 더 이상 뒷짐 지게 해선 안된다. 서울시가 긴급 탈시설을 온전 하게 이행하게 하기 위한 장애인운동의 참여와 감 시, 비판과 싸움은 계속된다. 신아원은 특정한 인 간을 분리하고 감금함으로써 유지됐던 정부와 자 본, 복지와 종교의 공모로 형성된 시설사회의 한 가운데 놓여져 있다. 신아원 긴급 탈시설 투쟁, 이 정의로운 투쟁에 당사자로 목격자로 연대자로 연 대하는 동료시민이 되어 주시라. 시설로 돌아갈 수 없다. 신아재활원 긴급 탈시설 즉시 이행하라! 시설사회 반드시 끝장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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