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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1
  • 2021.03.01
  • 297

지역사회 속 주거보장 사각지대와 해결을 위한 과제

 

김선미 성북주거복지센터장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 달리 우리의 일상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지역사회 속 주거복지환경 역시 그랬던 듯하다. 주거복지 실천현장에서 작년 한 해, 예년과 특히 달랐던 부분은 공공임대주택 신청이었던 듯하다. 신혼부부와 청년 대상의 몇 가지를 제외한 공공임대주택의 대부분은 ‘공고기간’ 내에 신청서를 접수할 수 있다. 저소득층이 주된 대상이 되는 신청 창구는 주로 동주민센터인데 임 대주택 종류에 따라 공사(LH, SH 등 지방공사) 가 직접 신청받기도 한다. 그런데 작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공사로의 방문접수가 불가하여 우편접수나 인 터넷접수로 전환되기도 했다. 특히 가장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인 영구임대주택과 전세임대주택 신청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 되었다가 연말 즈음 재개되는 일이 있기도 했다. “20. 2. 26. 모집예정이었던 기존 주택 전세임대주택 모집이 코로나로 인해 무기한 연기 되었습니다”, “20. 8. 13. 공고된 2020년 영구임대주택 예 비입주자 모집공고를 취소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지역확산 방지 및 청약자의 안전을 위해 청약접수는 인터넷 및 모바일만 가능합니다.” 통상 매해 2, 3월이면 전세임대주택 등의 공고가 나곤 했다. 2020년도 같은 시점에 전세임대주택 공고가 났다. 그러나 2월, 급작스러운 코로나19 의 확산으로 공고 직후 ‘무기한’ 연기가 되었다. 그 리고 같은 해 8월, 영구임대주택 역시 연기에 들어 갔다. 결국 각각의 임대주택 신청은 6월과 11월에 재개되었다. 

 

<사진 1-1> SH공사 임대주택 공고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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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청약홈페이지

 

전세임대주택은 일정 한도의 보증금을 공사로부터 빌려 받고 본인부담보증금을 2∼5%로 부담하여 입주 가능한 집을 물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건설형이나 매입형의 공급이 매우 부족한 서울시의 현실에서는 그래도 학교나 일자리 등 기존의 생활권역에서 멀어지면 안 되는 취약계층에게 있어 타 임대주택에 비해 비교적 접근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올 초 연기된 후 여름에 재개되어 신청 접수를 하다보니 10월말 경 선정된 가구들은 부랴부랴 집을 찾기에 바빴다. 주택물색 기간을 6개 월로 한정하고 있어 예년에 비해 늦게 선정된 가구들은 겨울철 물건이 많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물색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기도 했다. 서울시 주거복지 센터에서는 보증금이 부족한 가구들에 소액보증 금지원을 직접 혹은 외부자원 연계를 통해 주거안정을 꾀한다. 그런데 전세임대주택에 선정된 시점 이 연말에 가까워 동원 가능한 민간재원이 부족한 시점과 맞닥뜨려져 입주까지의 어려움이 있었던 가구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 초 2월에 그대로 진행했으면 이사철인 봄가을을 끼고 있으니 조금 더 여건이 나았을 텐데 말이다. 아쉽다. 신혼부부나 청년과 같이 일반전세임대주택, 다자녀전세임 대주택 등을 수시로 접수하면 안 되나? 아니, 더 나아가서 공공임대주택신청을 수시로 하면 안 될 까? 그렇게 되면 현재 주택에서 보증금을 상환받는 시점, 즉 계약기간과도 맞출 수 있어 신청 당사 자에게 훨씬 안정적으로 이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텐데… 이쯤 되니 본인 상황에 맞는 임대주택 신청을 하고, 대기자 명부를 작성해 운영하는 방식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신청방식으로 돌아가 보자. 앞서의 전세임대 주택과 영구임대주택처럼 작년 한 해 재개발임대 주택 역시 코로나로 인한 신청 장벽이 있었다. 해당 임대주택은 공사에서 직접 신청을 받기에 인터넷으로 접수가 어려운 가구는 직접 서류를 준비하여 공사로 방문해 신청하곤 했다(물론 거주지역이 공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접근성이 낮은 한계가 있지만). 공사에서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인터넷과 우편으로만’ 접수하도록 했다. 인터넷으로 접수를 하는 경우, 공인인증서도 필요하고 구비하는 서류를 스캔해 일정한 형식의 파일로 업로드 해야 한다. 물론 컴퓨터가 있어야 작업이 수월 하다. 이런 인터넷 신청접수는 비단 재개발임대주 택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한부모가족이 포함된 다자녀전세임대주택이나 신혼부부임대주택, 청년 임대주택의 대부분은 인터넷과 모바일로도 접수를 받는다. 

 

<사진 1-2> 다자녀전세임대주택 공고문 중 일부. 인터넷으로만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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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LH청약홈페이지

 

우리 센터는 공사의 비대면 임대주택 신청접수 덕분에(?) 매우 분주한 4사분기를 보냈던 듯하다. 우리가 만나는, 흔히 취약계층이라고 불리는 분들의 경우 대부분 컴퓨터가 없기도 하거니와 은행에서 발생하는 공인인증서가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청이 필요한 분들이 센터로 내방 하게 되면 상담을 거쳐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방법부터 안내하고(경우에 따라 은행도 동행하고), 주민센터와 은행에서 관련 서류를 떼는 것도 함께 했다. 그리고 공고가 된 임대주택의 위치가 어디인지 맵으로 확인하고, 센터에 설치된 컴퓨터를 사용해 각각의 서류를 스캔하고 규정된 파일 형식으로 업로드하면서 단계별 신청과정을 당사자와 함께 진행했다. 그러는 한편 신청서를 작성하고 필요서류를 챙겨 우편접수를 돕기도 했다. 조용히 곁에서 지켜보던 신청 당사자분들은 하나같이 내가 이걸 어떻게 혼자 하겠느냐며 도와줘서 감사하단 말씀을 연신하셨다.  

 

 

주거비로 인한 주거상실 위기가구, 어떻게 할 것인가? 

<사진 1-3> 성북주거복지센터에서 공공임대주택 인터넷접수를 돕는 모습. ‘나, 다니엘 블레이크’ 영화 속 다니엘 블레이크의 실업급여 신청 장면이 떠올랐다. 코로나로 인한 공공임대주택 비대면 신청과정을 경험하 면서 새삼 복지수급권에 대한 수속적 권리를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 그리고 수행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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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등 대도시는 주거비 문제, 보증금이나 월임 대료도 무시하지 못하는 문제다. 소득대비 월임대 료가 과도하다보니 주거복지센터는 사업비 중 일부를 긴급주거비로 편성하여 체납임대료 혹은 연료비로 인해 주거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위기가구에 대해 한시적인 지원을 수행한다. 작년 한 해 코로나로 인해 소득이 감소한 가구들의 요청으로 주거비 소진 속도가 예년에 비해 빨랐던 듯하다. 센터에서는 한시적인 지원으로 주거비 문제해결이 어려운 가구들에 대해 외부자원을 연계하거나 이용 가능한 공공부조신청을 연결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전히 주거비지원 관련 공공부조는 한계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긴급복지지원제도가 대표적이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생계곤란 등의 위기상황에 처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신속하게 지원함으 로써 이들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인간 다운 생활을 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서 생계비, 주거비, 의료비 등을 지원한다. 그런데 위기상황에 처해도 위기를 해결하는데 제한적이고 소극적이다. 우선 긴급복지지원제도에서 긴급주거비는 ‘체납임대료’를 지원하지 않는다. 체납임대료 때문에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 불안상태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주거상실 이후 새롭게 거처를 확보하는 경우에 국한해 월임대료를 지원할 뿐 체납 임대료에 대한 지원은 없다. 임대료가 체납되어있다는 것은 소액의 보증금을 지불한 임차인의 경우 상당한 주거상실 위기를 초래하는데도 말이다. 어떤 행정직 공무원은 ‘6개월 이상 연체가 위기인가? 위기발생 시점이 단기간이어야 한다’라고도 해석 한다. 

 

<사진 1-4> 보건복지부 2017 긴급복지지원제도 Q&A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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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다. 긴급복지지원법 제2조에서 위기상황을 ‘주소득자 또는 부소득자의 실직으로 소득 을 상실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지만, 좀 더 따져 보면 모든 일자리에 적용하고 있지 않기도 하다. 우리 센터에 실업급여가 종료된 지 3개월이 지나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월세가 밀려 센터를 찾은 분이 있었다. 임대인의 채근도 있어 긴급복지를 신청하고자 안내했는데, 담당자가 대상자가 안된다며 “복지부가 내린 책자대로 할 뿐이다. 공공 부문 일자리는 예측되는 위험이니, 그만 둘 때 즈음엔 당연히 구직을 했어야 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듣고 따지니, 2017년 복지부가 발행한 긴급 복지제도에 대한 Q&A책자에 적혀있다며 해당 페이지를 보내주었다(<사진 1-4> 참조). 어떤 경우에는 건강보험이 체납되지 않아서 안 된다고, 단전이나 단수가 아니니 안 된다고도 거절한다. 흠… 이쯤 되면 적용 안 되는 사유를 찾는 것만 같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득감소로 월세 체납 등의 어려움을 겪는 주거위기가구에 긴급지원주택 공급, 주거급여 조기지급 등 주거 지원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키로 했다. 당장 월세 체납 등으로 퇴거위기에 놓인 가구에 대해 지자체가 공공임대주택 공가(빈집)를 임시거처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LH가 지자체에 공공임 대주택 공가를 지역긴급주택으로 공급[전국 226 개 기초지자체별 2~10호 내외(500호 예상)로 공급 계획]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른 긴급주거지원가구에 자기부담보증금을 5%에서 2%로 낮춰 전세임대 2천 호를 우선 공급 한다고 했다. 그리고 주거급여의 경우 가구소득 판정기준을 ‘최근 3개월 평균소득’으로 하고 선 수급확정, 사후검증으로 변경해 선정 기간을 1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쪽방, 노후고시원 등 혹서기에 더 어려운 비주택거주가구에는 공공임대 주택 이주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해 긴급복지지원제도를 개선해 재산기준을 완화하고 2년 내 지원불 가하다는 지원횟수 제한을 폐지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했으나,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주거상황에서의 위기를 벗어나도록 하는 데 있어서 여전히 걸림돌들이 많다. 그 외에도 주거 세입자에 대해 강제퇴거를 금지하거나 유예 하는 조치도 없어 동절기에도 퇴거를 종용당하는 재개발 지역 세입자들도 있고, 공공임대주택에서도 임대료 등 연체로 인한 강제집행 예고가 이뤄지고 있어 심리적으로 불안한 취약계층이 있다. 이쯤 되니 작년에 발표한 지원대책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긴급복지지원제도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하여 취약계층의 주거비 직접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앞서 지적한 공공부문 일자리에서 실직한 대상자 제외 해석을 철회하고, 6개월 미만의 초기 홈리스(거리ㆍ시설)만을 대상 으로 하는 규정도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체납 월 임대료 지원도 가능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신청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수시 신청이 가능하도록 신청당사자 중심의 절차로 수정해나가야 한다. 부담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의 적극적 공급 역시 중요하다. 복지실천의 현장에서 흔히 듣는 말이 ‘사각지대 발 굴’이다. “우리가 채굴하는 사람들도 아니고…”하는 비아냥도 사실 있다.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이 제도를 몰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제도가 가 진 한계와 장벽으로 생긴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 에 나오는 말일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기존에 있는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보완, 세심한 손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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