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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1
  • 2021.03.01
  • 342

지역사회통합돌봄과 주거지원 

 

민소영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돌봄과 주거의 동시 접근과 지원주택의 의의

주거와 돌봄의 이중 취약에 놓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를 풀어보면, 돌봄 서비스가 결합되지 않은 채 단순히 주택이라는 물리적 공간만을 제공했을 때, 지역사회에서 독립적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 글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돌봄과 주거가 동시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는 주로 ‘격리와 시설 수용 방식’ 접근을 취해왔다. 지역사회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도록 배려하는 주거지원 정책은 그간 매우 미흡했다. 주로 ‘집’ 이 아니라, 서비스만 장착된 시설에서 수동적 존재 로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정책이 주요하였다.1)

 

최근 정부는 지역사회통합돌봄을 정책 방향으로 내세웠다. 지역사회통합돌봄을 ‘돌봄을 필요로 하 는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 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 급여와 서비스 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 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 회서비스 체계’로 설명하였다(보건복지부, 2019). 

 

사실 현재의 주택과 서비스 사이의 분절된 공급 체계로는 돌봄과 주거가 동시에 취약한 집단의 지역 사회 독립생활을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물리적 공간‘만’을 제공하는 주택 공급 제도, 혹은 모든 서비스가 패키지로 구비된 시설에‘만’ 거주시키는 시설보호제도로는 지역사회통합돌봄 전략을 실현 할 수 없다. 지역 ‘안’에서 살고, 필요한 서비스도 지역 ‘안’에서 제공받으려면, ‘서비스가 연결된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원주택(supportive/supported housing)2)의 필요성으로 연결된다. 지원주택이란 돌봄이 필요한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물리적 공간인 ‘집’, 그리고 이 공간에서 주체적인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서비스’가 결합된 주거 형태이다. 외국에서는 주거와 서비스를 결합하는 지원주택이 돌봄과 주거의 이중취약 집단을 위한 중요한 주거복지서비스로 이미 제도화되어 있다 (Rog et al., 2014; Tsemberis et al., 2004). “지역사회생활 유지 서비스가 결합된 저렴한 영구주 택”의 개념을 갖는 지원주택이야말로 지역사회통합을 구현시킬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지원주택 철학과 운영 원리

본래 외국에서는 시설입소를 거부하거나 시설 적응이 쉽지 않았던 거리만성 노숙인을 위하여 새로운 주거모델로서 지원주택을 시작하였다 (Tsemberis et al., 2004). 모든 사람은 안전한 주거 공간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아야 한다는, 지극히 인간의 기본권, 즉 주거권을 강조하는 철학에 바탕을 둔다. 이에 기존 시설보호체계 에서 강조하는 주거 준비(housing ready) 전략과 단계적 주거 모델을 거부한다. 그리고 주거우선(housing first) 전략을 강조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주거모델로서 지원주택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단계적 주거 모델이란 입소자들이 주거 시설을 단계적으로 이동하면서 기능을 훈련받도록 유도하는 순차적 주거 이동 모델이다. 주요한 논리는 첫째, 정신장애나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임상적 상태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따라 주거 형태가 지정되어야 하며, 둘째, 독립적 주거 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에 집단 주거시설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응 할 수 있음이 증명되어야 하고, 셋째, 지역사회의 ‘집’에서 거주하기 이전에 치료를 먼저 받아서 기능이 향상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집이란 입소자 들에게 그냥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에서 치료나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거나 규율을 잘 지켰을 때 보상으로 주어야 한다는 논리이다(Tsemberis, 1999). 즉, 집이란 인간의 기본 권리가 아닌, 치료의 방편이자 준비된 자들을 위한 보상이다. 

 

그런데 단계적 주거 모델은 한계를 갖는다. 잦은 주거 이동이 이전 단계의 서비스로부터 축적되었던 일상 및 사회생활 기술과 기능의 연속성을 방해할 수 있다. 쌓아왔던 사회적 지지망을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었다. 치료프로그램의 불응이 시설 퇴소와 노숙의 위험성까지 초래할 수 있었다 (Padgett et al., 2006).

 

그래서 독립적 주거공간을 우선적으로 제공하되 주거 유지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심리사회적 서비 스를 결합하는 지원주택이 대안적 주거 모델로 제 시되었다. 치료보다는 주거라는 기본권이 먼저라 는 주거 우선 접근에 기반한 주거 모델이다. 주거 를 우선적으로 제공하여 지역사회에 거주하도록 도와야지, 주거 유지가 준비된 사람‘만’을 선별하여 주거를 제공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독립적 지역사회 생활을 앞당기지도 않는다는 것이다(Rog et al., 2014; Tsemberis et al., 2004). 

 

지원주택의 운영 원리는 다음과 같다(민소영 외, 2019b; Rog et al., 2014). 먼저, 지원주택이 기존 시설과 가장 큰 차이는 지원주택 입주자가 곧 세입자가 되어 자기 명의로 주택을 계약하는 것이다. 둘째, 주택의 조건은 ‘저렴하면서 장기간 거주가 가능’해야 한다. 셋째, 지원주택 대상자는 ‘지원서비스가 결합되면 지역사회에서 독립생활이 가능한 자’이어야 한다. ‘안정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하고 주거공간이라고 여기기 어려운 곳에서 생활’ 하는 일반적 주거취약계층(서종균 외, 2011:2)이 아닌,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비로소 독립생활이 가능한, 말하자면 돌봄과 주거의 이중 취약집단이 주요 대상이다. 

 

넷째, 지원주택 입주자는 임대차 계약을 맺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거유지 조건과 동일하게 자신의 집 에서 거주하게 된다. 임대인과 적절한 협상 속에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지불하면, 여느 사회구성원 처럼 거주권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시설에서 요구 하는 서비스 이용 조건, 예를 들어 특정 서비스 참여나 특정 생활 규칙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주거를 제공받거나 유지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다섯째, 주택은 일반적인 지역사회 구성원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가급적 분산된 형태로 배치되어야 한다. 여섯째, 정신보건, 일반의료, 약물사용, 교육, 고용, 일상생활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할 때, 거주자가 서비스 이용을 선택할 수 있다. 거주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면서 개별화된 맞춤식으로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이처럼 주거는 개인의 일상 및 사회생활 기능 수준과 무관하다. 치료계획의 한 부분도 아니다. 그저 주거는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국내 지원주택 운영과 성과

지원주택이 제도화되어 있지 않던 시기부터 지원 주택이라는 명칭을 붙이지는 않았으나, 독립주택에 거주하면서 지역기관으로부터 서비스를 제공 받는 다양한 버전의 지원주택이 산발적으로 시도 되어 왔다. 그동안의 다양한 노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입주자들의 변화를 정리한 내용에 의하면,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면서 정신증상 완화, 사생활 보장, 독립성 증가, 가족생활 회복, 심리적 안정감 증가,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 및 지역 환경 영위, 경제성 증가, 지역통합성 향상 등의 긍정적 변화를 보여 주었다(민소영, 2018). 

 

자립생활 향상과 독립적인 주거 유지 비율도 높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문용훈, 2017). 지원주택 정신질환 이용자들의 자립생활 기술이 15.1% 향 상했다. 78.5%가 자립생활로 전환했다. 자립생활 전환 이후에도 98%의 주거 유지율을 보였다. 미국의 지원주택과 비교하였을 때도 우리나라 지원주택의 주거 유지율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소영, 2018). 정신질환 노숙인을 위한 전문재 활주거시설 연구와 비교한 결과, 전문재활주거시설에서 부정적 퇴소(퇴소 이후 거처가 불명확한 경우) 확률이 3개월 이내에는 56%, 6개월 이내에는 66%로 나타났는데, 지원주택은 6개월 이내에 부정적 퇴소 확률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영구지원주택에 입주한 이후 6개월에는 약 12%, 12개월에는 약 25%가 영구지원주택을 떠났던 반면, 한국은 이 기간 동안 지원주택을 떠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6년도부터 서울시는 정신질환이나 알코올중독,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매입임대주택을 공급 받아 51호의 지원주택 시범사업을 시작하였다. 대상 측면이나 규모 측면에서 가장 광범위하며 체계 적으로 진행된 서울시 지원주택 시범사업의 평가 보고서에 의하면(민소영 외, 2019a), 지원주택 입주 이후 거주자들에게서 다양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 먼저 입주자의 90% 이상이 신체적ㆍ정신적 건강이 호전되었음을 느꼈다. 입주자 모두가 주거 내부 및 거주지 주변 외부 환경에 대해 만족 하였다. 깨어졌던 가족 관계가 회복되고, 이웃, 동료 등의 새로운 사회적 관계가 생겨났다. 개인적 취향이나 선호도에 따라 식사나 취미 생활을 즐기고, 무엇을 언제 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면서 일상생활 및 시간 관리의 주체가 되어 갔다. 지원 주택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자립하려는 욕구도 강화되었고, 구직, 일자리 유지, 계획적인 금전 관리 등의 모습이 나타났다. 주택 유지에 필요 하다고 생각되는 지역사회 서비스를 사례관리자의 지원 속에서 입주자가 주체적으로 선택하면서 이용하게 되었다. 하루하루를 수동적으로 버티던 과거 시설의 삶에서 미래를 계획하는 능동적 삶으로 변화하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지원주택 입주자는 자율적 인간으로서 인간다움을 회복할 기회를 주었던 지원주택을 ‘천국’이라고 표현하였다. 지원 주택 입주자 대부분은 ‘시설은 나가고 싶었던 곳, 그러나 지원주택은 계속 머물고 싶은 곳’이라고 진술하였다.

 

 

향후 필요한 것들

이처럼 실질적 성과를 가져온 지원주택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도에 서울시는 ‘지원주택조례’를 제 정하여 우리나라의 최초 법적 기반을 갖추었다. 2019년도부터는 조례를 바탕으로 시범사업을 종결지은 뒤 본격적인 지원주택 사업을 시작하였다. 216호라는 더 많은 물량으로, 그리고 노숙인, 정신질환자, 발달장애인, 노인이라는 더 다양한 집단에게 지원주택 사업을 실시하였다. 2022년까지 지원주택 물량을 866호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그럼에도 지원주택이라는 새로운 주거모델을 안 착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필요한 것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첫째, 지원주택의 제도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중앙단위가 아닌 지자체 단위의 노력만으로는 지원주택을 체계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공급물량 확보, 주거 유지 지원서비스 수행, 예산 지원 근거 등에서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지원주택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법률을 마련하여 지원주택 개념과 필요성, 지원주택 제공에 필요한 주택 공급 및 서비스 결합에 대한 정부의 책임성, 예산 지원 등을 명시함으로써 지원주택의 실제화를 꾀해야 한다.  

 

둘째, 지원주택을 위한 물량 공급이 체계적으로 계획되고 확대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SH를 통하여 지원주택을 공급한다. 매입임대주택 유형이 지원 주택 공급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 업무처리지침」 근거로 공공주택사업자의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권한을 활용하여 지원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는데, 매입임대주택의 우선 공급물량이 30%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3) 이 범위 내에서 지원주택 이외의 다양한 입주 우선 수요와 경쟁해야 하므로 지원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원주택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지원주택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공급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면서 지원주택 공급을 확보 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4)

 

한편, 지원주택을 위한 독립적 법률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공공주택 공급자인 LH를 통 해서 지원주택 본래의 철학을 담은 주택을 공급 받기 어렵다. 물리적 공간만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는 LH로부터 공동생활가정 배분 방식 혹은 주거 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을 포함한 기존 매입임대주 택을 활용할 수 있다. 이것으로는 지원주택을 구현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공동생활가정의 임대차 계약은 임대사업자와 지원서비스 제공기관 사이에 체결하고, 이후에 지원서비스 제공기관과 입주자 사이의 재계약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전자에만 법적 효력이 있을 뿐, 후자의 경우는 입주자의 독립 적 점유권만을 인정하므로 지원주택 본래의 의미인 ‘독립적 자기 공간’이라는 원칙 구현에 위배된 다. 또한 공동생활가정은 입주 시 다양한 생활 규칙을 조건으로 내걸기 때문에 이것도 지원주택 본래의 운영 원리에 어긋난다. LH의 기존 매입임대 주택도 서비스 결합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지원 주택의 운영 방식을 구현할 수 없다. 

 

셋째, 적절한 편의시설을 갖춘 주택 공급이 필요하 다. 지원주택을 위한 별도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적합하지 않은 주택이 제공 되는 경우 거주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 주거유지지원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다. 지원주택의 중요한 운영 원리는 저렴한 주택이 입주자의 소유로 공급되는 동시에 필요한 서비스가 맞춤식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서울시 지원주택도 SH가 입주자와 직접 계약하며, 주택 건물 주변에 근무하는 외부 실무자가 사례 관리를 하면서 입주자의 주거유지를 지원한다.4) 이때의 ‘지원’이란 기존 시설처럼 입주자들을 ‘관리 하고 보호’하는 개념이 아니라, 입주자가 원할 때 상담하고 필요하면 지역 서비스 기관으로 연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전통적 시설처럼 서비 스 참여가 지원주택 입소 및 유지의 조건이 아니며,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입주자 욕구에 기반한 1:1 맞춤식 개입이어야 한다. 따라서 사례관리를 제공하는 실무자는 입주자와 공동으로 결정(shared decision-making) 하는 지원주택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주거유지를 위해 더 필요한 서비스가 있 다. 대표적으로 응급상황에 대한 지원 체계 구축 이다. 지원주택 입주자의 특성상 야간이나 주말에 응급상황이 발생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별다른 응급지원서비스 체계가 발달되어 있지 않 아서 실무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주거 유지지원서비스의 현실적 안착을 위해서는 응급상 황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인력 보강, 실무자 보상 체계 마련이 필요하겠다. 더불어 커뮤니티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지원주택 유형을 위해서 새로 운 주거유지지원서비스 제공 방식이나 인력 배치 방식의 고민이 필요하겠다. 

 

다섯째, 지원주택 운영 기준과 절차를 좀 더 촘촘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원주택 운영 가이드가 있으나 모호한 해석의 여지가 있어서, 서비스 운영 기관이나 서울시 해당 부서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 다양하게 적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24시간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는 입주 조건에서도 제외되며 동시에 퇴거 사유가 될 수 있으나, 24시간 의료적 지원의 기준이 질환 특성별로 개인 스스로 관리 가능한 의료적 도움일 수도 있다. 또한 자타해 위험을 유발할 경우 퇴거 사유가 되나 실제로 어떻게 퇴거 조치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또는 입주자가 계약 이후 입주까지의 기간 동안 필요한 지역서비스 연계(예: 활동보조인서비스 신청 등) 등의 사전준비가 필요할 수 있는데 입주자 정보의 사전 공유 절차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입주준비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기도 하다. 모호한 기준이나 절차들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집단별 그리고 유형별 다양한 지원주택의 통합적 관리를 위한 독립적 전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원주택사업은 일반적인 공공임대주 택과 비교하여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주택 공급 이외에 서비스 공급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는 분야별(노인, 장애인, 노숙인, 정신질환자) 지원주택을 운영하면서 수요조사 및 수요 결과에 따른 공급물량 예측, 입주자 선정기준 마련, 입주자 모집공고 및 신청접수, 입주신청자 면접, 입주자 심의 및 선정, 주거지원 서비스 제공기관 모집공고 및 신청접수, 주거지원 서비스 제공기관 심의 및 선정, 입주 계약, 입주 과정 지원 등의 세부 절차가 SH, 서울시 여러 부서, 서비스 운영기관들로 분절되어 있다. 입주자 사정 (assessment), 서비스 제공기관 선정 및 평가, 입주자명부 및 대기자 관리, 입주자 선호와 특성에 적절한 지원주택 상태 점검 및 배정, 지원주택신청 자와 주택공급기관 및 지원서비스 제공기관 사이 의 연계 및 조정, 지원주택사업 정책 개발과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체계적이고 표준적으로 관리할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겠다.

 

 

끝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지붕 달린 독립적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는 기본권이 평등하게 인정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타인이 겪는 고통, 슬픔 등을 상상하고 공감 할 수 있는 연대의 마음이 필요하다. 지원주택을 운영하면서 정신질환이나 알콜릭 어려움을 지닌 입주자가 사는 건물이라고 알려진 순간, 이웃 주민들의 낙인으로 인하여 지역 갈등이 초래되기도 하였다. 지원주택은 시설이라는 격리된 공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주거와 돌봄의 이중취약 집단을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에 어렵지만 시도하고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 이웃에 대한 공 감과 사회의 인식 변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낙인과 배제가 아닌 연대와 건강 한 공동체를 촉진시키는 수단이 지원주택이 될 수 있다.

 


1) 장애인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은 24,980명이며, 입소 장애인의 77%가 지적 및 자폐성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다(보건복지부 보도 자료, 2020. 9. 10.). 정신의료기관이나 정신요양시설 등 정신건강증 진시설에 입원(소)한 정신장애인 중 6개월 이상 장기 입원(소)한 정 신장애인의 수는 44,733명이다(국가정신건강현황 2019). 비자의 입 원율은 32.1%에 이르며, 장기입원(소)한 정신장애인의 경우 비자의 입원율은 2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민소영 외, 2019b:2).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 거주자를 대상으로 시설 퇴소 이후 재입소하게 된 이유를 조사한 결과(구인회 외, 2019), 57.4%가 주거 마련이나 유지 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2) 지원주택은 supportive housing 혹은 supported housing으로 불 린다. Sacks 외(2003)는 supported housing이나 supportive housing이라는 용어는 서로 동일하게 사용된다고 언급하였다. 모 두 실무자의 상주 없는 독립주거형태이며, 거주자의 독립성과 자기 결정권이 지켜지는 주택이라고 정의하였다 이 글에서는 supported/ supportive housing의 구분이 불필요할 수 있다는 최근의 수렴된 주 장을 따랐다.

3) 「기존주택 등 매입임대주택 업무처리지침」, 제9조 제6항.

4) 현 서울시 계획 대비 4배 이상의 지원주택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제 시된 바 있다(민소영 외, 2019b: 154).

5) 서울시 지원주택의 일반적 형태는 한 동의 빌라 전체 혹은 일부를 지원주택으로 활용하면서 그중 한 호를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고, 그 공간에 실무자가 출퇴근하면서 근무시간 동안 입주자의 생활을 지원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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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신건강현황 자료(2019), 국가통계포럼. 

민소영(2018), 우리나라 지원주택 현재와 전망, 제2회 지원주 택 컨퍼런스 기조연설 발표 자료. p1-19. 

민소영ㆍ김민ㆍ민진홍(2019a), 지원주택 성과 평가 연구, 서울주택도시공사. 2019. 

민소영ㆍ남기철ㆍ송인주ㆍ서혜미ㆍ김미호ㆍ민진홍(2019b), 『서울지 지원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서울특 별시의회. 

문용훈(2017), 거주전달체계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지원주택, 정신장애인 주거복지의 패러다임 전환 정책토론 회 자료집,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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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2020),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 장애인의 생활실태 전수조사 실시’,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20. 9. 10.). 

Padgett, D. K., Gulcur, L. & Tsemberis, S.(2006). Housing first services for people who are homeless with co-occurring serious mental illness and substance abuse. Research on Social Work Practice. 16(1). 74-83. 

Rog, D. J., Marshall, T., Dougherty, R. H., Geroge, P., Daniels, A. S., Ghose, S. S. & Delphin-Rittmon, M. E.(2014). Permanent supportive housing: Assessing the evidence. 65(3). 287-294. 

Sacks, S., De Leon, G., Sacks, J. Y., McKendrick, K. & Brown, B. S.(2003). TC-oriented supported housing for homeless MICAs. Journal of Psychoactive Drugs. 35. 355-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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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emberis, S., Gulcur, L. & Nakae, M.(2004). Housing first, consumer choice, and harm reduction for homeless individuals with a dual diagnosis. 94(4). 65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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