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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1
  • 2021.01.01
  • 221

편집인의 글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복지동향 편집위원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할까?

정부는 연일 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복지나 노동개혁 공약 대부분을 뒤집은 것만 해도 속이 부글부글한데, 국민적 공분이 한계치에 이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또한 기업면책법에 가까운 입법안을 제출하였다. 경제와 정치 그리고 사회 개혁은 논의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 기관들 간의 권력투쟁은 점입가경이다. 검찰은 과거 군부가 행사한 무소불위의 사정 권력을 넘겨받은 듯 거침이 없이 실력 발휘하고 있으며, 사법부는 과거 사법농단의 책임자 처벌도 없이 여전히 반복되는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비판받고 있다. 국회의 협치는 사라진지 오래고 여당이 압도적 의석수로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하였음에도 처리되는 개혁 법안은 미진하다. 권좌에 있는 이들만 바뀌고, 권력의 행태는 그대로인 것이다. 바뀌지 않는 국가와 달리, 시장은 연일 격변에 놓여 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내수위축 및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였고, 이에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과 같이 신성장 동력의 방향성이 명확해지자 기술변화 투자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실업자는 늘어만 가는데 오히려 주식을 비롯한 자본시장은 최고의 활황을 보이고 있다. 지능정보 데이터 기업, 인공지능과 에너지 기업, 그리고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면서 생산성이 증가하는 반면 분배에 있어 불평등은 극대화되고 있다.

 

그런데 시민사회, 보이지 않거나 사그라진다. 오늘날 문제는 권위적 국가와 혁신적 시장의 독주를 그 누구도 견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정실자본주의라는 착취적 카르텔은 시민사회가 약화되면서 민주적 목소리가 시장과 국가의 분리를 강제하지 못했을 때 생겨난다. 시민사회가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개인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출신 국가, 지역, 가족과 같은 커뮤니티는 자신이 만족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이탈할 수 없고 또한 이탈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이에 시민사회는 보이스 전략, 즉 각종 참여를 통해 국가와 시장에 대항하며 자기 삶의 통제권을 부여한다. 건강한 시민사회는 경제 민주화의 필수적 조건이자 권위주의의 해독제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시민사회는 매우 약화되어 있다. 기술변화로 인한 고용의 종말, 중산층 감소, 가족 위기, 청년들의 절망과 무력감. 기술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은 능력주의와 경쟁주의를 심화시키고 있고, 모두가 불안한 사회에서 극우와 극좌의 선동만 남는다. 건강한 시민사회보다는 포퓰리즘 민족주의가 소속감을 제공하는 시대, 사회연대를 추구하기보다는 욕만 하는 정치. 협력보다는 갈등의 시대이다. 보수일간지에서 내어놓는 가짜 뉴스와 사이비 여론, 시민들의 불안감만 부추기는 편 가르기, 그리고 수구세력과 민족주의자만 있는 공론장 등 왜곡된 시민사회에서는 포용적 국가와 포용적 시장이 형성될 리 만무하다.

 

2021년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격변의 해이다. 올해 복지동향 첫 호는 그동안 국가와 시장에 비해 덜 다루어졌던 시민사회에 주목하고자 하며, 최영준 연세대 교수,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이사, 조아신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각기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과제들을 제안하고 있다. 그 내용은 자유와 안정, 비영리 지원, 공익활동 연대 등 다양하다. 다만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가와 시장이 확대되는 속도에 비해 시민사회는 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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