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참여연대 공식일정+ 더보기

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희망복지학교_복지강좌
  • 2009.07.01
  • 1581
  • 첨부 4


살갗으로 느끼는 복지

희망복지학교 2기로 모인지 이틀째가 되는 날. 

드디어 기다리던 현장 방문의 시간이 찾아왔다. “캠퍼스 밖 복지이야기”란 표어와 같이 학교 밖에서 ‘우리들 몰래’ 생존하는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며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현실을 대면하고 그 이야기 속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 

우리들이 강조하는 전문성 함양의 일환으로 캠퍼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론들의 학습과 습득의 증명으로 나타나는 학점이란 결과물에 매달리며 울고 웃는 우리들에게 사실과 현실을 ‘느끼지’ 못하였던 차가운 가슴이 달구어 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 부근. 세련되지만 위압적인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서울의 한 복판.
그 빌딩들 뒤쪽에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동자동의 쪽방촌이 있다. 그곳에서 지역민들의 권리 수호와 복지를 위해 숨쉬는 “동자동 사랑방”과 쪽방촌 주민들이 오늘 우리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줄 화자들이다.
 
서울역 11번 출구로 올라와 5분 정도를 걸으니 주변의 경관과 동떨어져 마치 한 공간에 존재하는 다른 공간인 듯 한 좁은 골목길이 나왔다. 골목길에 좌우측에 세워진 여인숙 간판들 속, 왼쪽 한 켠 조그마한 나무 팻말로 새겨진 “동자동 사랑방” 간판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엔 사랑방 “일꾼” 엄병천 대표님과 사랑방의 “살림꾼” 문세경 사무국장님이 우리를 위한 이야기 한 아름 품은 채 웃음으로 맞이해 주셨고 이후 도착하신 노숙당사자모임 “한울타리” 이태현 대표님께서도 이야기보따리를 들고 우리를 맞아 주셨다.
 
쪽방 촌에서 3년간 거주하시며 주민들과의 직접적 소통을 통한 활동을 해오다 장사를 시작하려던 마음을 거두고 그들의 삶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루고자 동자동 사랑방을 설립하신 엄병천 대표님.

사회복지 학도로서 제도화된 복지체계 속 한계성을 직면하고 자신의 복지인생을 걸어가고자 사랑방을 선택하신 문세경 사무국장님.

한때, 노숙 생활을 하시다 지금은 동자동의 노숙인 재활 전도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한울타리 이태현 대표님. 각자 이곳에 도달한 과정은 달랐으나 그들은 지금 이곳에 함께 있다.
 
쪽방체험에 앞서 사랑방에 대한 대표님의 소개가 시작되었다. 사랑방은 기존 복지단체가 하는 서비스 제공 위주의 사업보다 쪽방촌 주민들이 쟁취해야 할 권리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는 곳이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일정한 크기의 빵을 쪼개어 줄 수밖에 없는 제도권 기관들이 할 수 없는 일. 규격화되고 때론 달고 때로는 짠 빵을 거부하고 “그 빵은 우리의 빵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것과 더불어 당사자들이 스스로 외칠 수 있도록 정보와 사실을 제공하는 것이 사랑방의 주요 역할이다.  
 
우리는 3개조로 나뉘어 세 분의 인도를 받아 쪽방체험에 나섰다. 엄 대표님의 인도를 따라 처음 도착한 곳은 어느 5층 건물.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시커멓게 얽혀있는 굵은 전선들은 쪽방의 대표적 상징처럼 존재 하였다. 3층 쪽방에 거주중인 아주머니와의 만남을 가졌다.

질병으로 인해 일주일에 3번 1회에 4시간씩 신장 투석을 받으신다는 아주머니. 신장 투석으로 인한 상처인지 질환으로 인한 증세인지 알 수 없으나 아주머니의 팔은 피부가 짓눌려 부풀어져 군데군데가 울퉁불퉁 하였다. 생계급여를 통해 생활을 영위하며 질병과의 싸움을 계속하시는 아주머니의 삶 속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급된 금액은 고작 40만원이다.
 
미래를 위한 준비는 고사하고 오늘의 삶을 살아가기조차 힘든 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원대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외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쪽방체험 첫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신 아주머니는 다음 쪽방으로 이동하는 우리에게 살얼음 얼려진 캔 커피를 하나씩 쥐어 주시며 사회복지를 전공한다는 학생들을 향해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하신다.

“아, 사회복지 한다는 학생들이니까 지금 잘 보고 앞으로 잘 해줘. 지금 우리들 사는 모습
들 많이 보고 앞으로 학생들이 꼭 잘 해줘야해. 고마워~ 고마워~“ 

캠퍼스 안에서 사람을 위한 공부가 아닌 학점을 위한 공부를 하였던 우리들에게 아직 아무것도 드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네어 주신 캔 커피와 고마워란 진심어린 말씀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선불요금이자 저축이다. 이 후 “사회복지학도”에서 벗어나 “사회복지사”로서 살아갈 어느 때 쯤, 아주머니께서 찾아와 저축하신 캔 커피와 감사의 표현을 인출하길 원하실 때 과연 우리는 무엇을 돌려 드릴 수 있을 것인가.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조차 돌려드릴 수 없는 불행한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되리라 다짐해 보며 가슴속 한 켠에 담아둔다.
 
이 후 몇 군데의 쪽방들과 동자동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 사랑방의 주 1회 영화 상영이 이루어지는 “새꿈 어린이 공원”을 거친 뒤 무료 급식소가 운영되고 있는 “인정 복지관”으로 향했다. 인정 복지관 앞의 길을 기점으로 반대편에는 이미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다. 쓰나미와 같은 잠식성을 가진 거대 자본의 상징물처럼 존재하는 바리케이드는 지금이라도 곧 동자동 쪽방촌을 집어 삼킬 듯 보인다.
 
쪽방체험을 마치고 사랑방으로 돌아가는 시간 속에 엄 대표님은 많은 주민들을 만난다. 그 중 희망근로를 마치고 돌아오시며 문화상품권을 곧 받을 것이란 어느 아저씨의 말씀에 엄 대표님은 외치신다.

“아, 대통령 월급도 상품권으로 주라하지 !!!”  
 
같은 공기로 숨 쉬어보지 아니한 사람은 그 공기의 향내를 알 수 없다. 사회복지란 학문은 더더욱 그러하다. 가치와 이념을 녹아들일 통로를 찾지 못한다면 그저 명시적 문구와 우리들만의 이야기로 전락되기 십상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이야기 속에 우리의 지식과 열정이 녹아들 때 복지의 생명은 잉태되기 시작한다.
 
캠퍼스 속 학우들아.
“밖”으로 나오자. 나와서 함께 숨 쉬며 이곳의 향내를 맡아보자.

“동자동 사랑방은 가난한 사람들이 있기에 존재 하는 곳이 아닙니다.
 사람을 중시하고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곳이 동자동 사랑방이 존재해야 할 곳
 입니다.“

-엄병천 대표-








김지현(대구대 3학년, 2기 복지학교 참가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참여와 행동에 동참해주세요
참여연대 회원가입·후원하기
목록
  • profile
    와 멋지고 감동적인 내용이네요 에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목 날짜
[모집] 공공의료 서포터즈 <혈액순환> 함께 해요! (~9/22 마감) 2021.09.17
[모집] 공공의료 서포터즈 <혈액순환> 함께 해요! (~9/22 마감) 2021.09.06
[목차] 복지동향 2021년 8월호 : 우리사회가 보장할 '기본'시리즈 2021.08.01
[총정리★]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 서비스를 위해 달려온 길 4 2021.08.31
[총정리★] 코로나19 극복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활동 2021.06.01
#월간복지동향 정기 구독 방법을 찾고 계신가요? #과월호 보기 3 2013.04.22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를 소개합니다 2019.02.23
[모집마감] 제3기 희망복지학교 "복지세상을 꿈꾸다"   2010.05.14
2010 복지학교 신청서   2010.05.14
[복지학교 후기 ①] 벼랑 끝에 선 도시빈민의 삶, 쪽방촌 이야기   2010.06.29
[복지학교 후기 ②] 주거권 박탈과 가난의 되물림에 대하여   2010.06.30
[복지학교 후기 ③] 2010년 대한민국 복지 현주소 '절망의 상대빈곤' (1)   2010.06.30
[복지학교 후기④] 네버랜드를 향하여   2010.07.06
[복지학교 후기⑤ ] 울면서 공부하는 나라, 웃으면서 공부하는 나라   2010.07.07
[복지국가 강좌후기①] 어떤 복지국가를 꿈꾸나? - 보편주의 복지국가   2010.10.20
[복지국가 강좌후기②] 한국은 어떻게 복지국가로 갈 것인가?   2010.10.27
[복지국가 강좌후기③] 국가, 시장 그리고 복지   2010.11.09
[복지국가 강좌후기④] 복지국가 재정,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2010.11.18
[복지국가 강좌후기⑤] 건강보장의 정치경제학 : 무상의료에서 의료민영화까지   2010.11.25
[복지국가 강좌후기⑥] 한국정치의 새로운 화두 : 민주동맹에서 복지동맹으로   2010.12.06
[심포지엄] 진보의 미래, 보편주의 복지국가의 원칙과 전략   2011.03.18
보편주의 복지국가, 개별정책 확대 아닌 국가운영시스템의 전환 필요   2011.03.31
[모집 ] 복지국가 정책아카데미 (5/4~7/6)   2011.04.21
[영상] 심포지엄-진보의 미래, 보편주의 복지국가의 원칙과 전략   2011.04.22
[6/29~7/21] 충북지역복지국가아카데미 “어떤 복지국가에서 살 것인가?”   2011.06.14
[언론기획] 반값등록금 집회에 여학생이 많은 까닭?   2011.06.22
[언론기획] 5년동안 매달 1만원 냈는데...한푼도 못받았다   2011.07.07
© k2s0o1d4e0s2i1g5n. Some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