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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8
  • 1998.12.10
  • 1307
유엔발전계획(이하 UNDP)이 주최한 북동아시아 빈곤완화 선도사업(North-East Asia Poverty Alleviation Initiatives)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 발전 회의(Project Development Workshop)가 1998년 10월 13일에서 15일까지 몽고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되었다. 참가국은 중국, 몽고, 그리고 한국이었는데, 한국에서는 UNDP 대표로 조중완 박사, 정부측 대표로는 보건사회연구원의 박찬용 박사 그리고 비정부기구(NGO) 대표로 본인이 참가하였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목적은 북동아시아 지역국가의 빈곤완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초안(draft)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하여 각국에서 파견된 전문가들이 모여서 자국에서 실시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빈곤완화정책에 대한 아이디어와 경험을 교환하고, 전체회의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공통되는 이슈와 문제점을 확인하였다.

첫째, 소액자활금융사업(micro-finance)의 실시

둘째, 빈곤 모니터링 시스템(poverty monitoring system)의 구축

셋째, 빈곤완화정책을 집행하는 조직의 역량강화(capacity building) 방안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에 낯선 소액자활금융사업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소액자활금융사업은 지난 10여년간 UNDP를 포함한 국제기구가 시행한 저개발국 빈곤퇴치 사업 가운데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사업 중의 하나로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극빈자들을 위한 고용창출과 소득증대를 위한 효과적인 사업임이 입증되었다. 이 사업은 처음에는 소액자활신용대부사업(micro-credit) 위주로 진행되다가 이제는 신용대부사업뿐 아니라 예금(deposit), 저축(savings),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금융사업(financial services)까지 포함하는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에도 문제점 역시 발견되었는데, 무엇보다도 대부금이 극빈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그리고 대다수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받은 자금을 가지고 자활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었다. 국제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직접 사업을 운용하는 것보다는, 지역에 기반을 둔 투명성 있는 비정부기구(NGO)의 참여를 강력하게 권고하였으며, 그 결과 이 사업의 효과성이 배가될 수 있었다.

한국 정부도 물론 이러한 형태의 대부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실직자를 위한 생활안정자금대부사업과 생활보호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생업자금융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사업 모두 상환을 보증하는 보증인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고, 또한 생업자금융자의 경우 회수율도 무척 낮은 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만약 이러한 소액자활금융제도가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린다면, 저소득층의 자활의지를 북돋고 실제적으로 자활의 길을 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사업이 갖고 있는 특징적인 장점은 바로 지역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자활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UNDP에서는 5명 내외로 구성된 기본단위(basic unit)를 조직하여, 이 기본단위를 기초로 지속적이고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자활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같이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는 등의 자활사업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UNDP에서는 이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지침을 제공하는 기술원조 프로그램(technical assistance programme)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의 관건은 결국 지역에 뿌리박고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지역사회의 문제를 같이 풀어 나갈 수 있는 역량과 책임성이 있는 시민단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아직까지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의 전체적인 역량이 이러한 금융서비스를 지역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업을 전국적인 규모에서 일시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현재 지역에 뿌리박고 지역주민들의 신망을 받고 활동하는 몇몇 선도적인 지역사회단체를 선정하여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꾸준히 개선해 가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소액으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이 사업은 결국 금융서비스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에 따라 사업의 내용을 조율하여야 하며, 또한 우리나라의 금융관계법을 개정해야 하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내에 UNDP 서울사무소를 중심으로 시민단체, 정부관계자, 그리고 금융전문인 등 관계자 회의를 개최하여 이 사업에 관하여 브레인 스토밍(brain-storming)의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이 회의의 결과에 따라서, 소액자활금융제도의 운영주체가 될 역량 있는 시민사회단체를 선정하고, 이들을 현재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있는 국가에 파견하여, 이들에게 효과적인 운영기법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에 있다.

문 진 영 / 서강대 수도자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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