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0 2000-11-10   468

편집인의 글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경제도 어려워지고 있다. 진부하지만 고전적으로 이런 때에는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이 더욱 살기 어려워지는 때이다. 모두들 옷깃을 꼭꼭 여며 닫고 스스로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더욱이 계속 될 것 같았던 개혁은 모두 피로라는 현상에 놓여있다. 정치권만, 보수층만 개혁의 피로감에 빠져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우리도 연일 계속되어도 결코 무디어질 수 없는 의료계 장기 파업에, 처음 시작과는 달리 변형되어 가는 기초생활보장법에 피로를 느끼고 사회보장운동을 하는 집단으로서의 고유 역할을 다소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번 달 복지동향 편집회의를 하면서 특히 그런 것을 느꼈다. 굵직 굵직한 사건을 정리하는 것만도 녹록한 작업이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반드시 기획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도 많았다. 다소 산만함을 인정한다. 그러나 어쩌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산만하고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들이 산만한 것을.

이번 달에 가장 중요한 일은 공무원연금을 둘러싸고 사회적으로 제기된 문제라는 데 이견은 없었다. 그래서 특집에서는 공무원 연금을 비롯한 각종 공적 연금제도의 개혁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집단 이기주의라는 매도와 사회적 연대틀을 형성해야 한다는 과제 사이에서 정확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정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 동안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제출되었고 이에 대한 평가와 요구는 향후 사회복지전달체계를 확립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고 난 이후 연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문제로 공격을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이 제도를 위한 공공행정체계 역시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이 공청회의 내용을 빠뜨릴 수 없었다. 사회보험이 도입된 이후로 시민의 참여가 구조적으로 보장된 첫 사건이 건강보험 재정위원회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건강보험 재정 수지, 즉 보험료나 수가 전반을 올리고 내리는 데 있어 시민사회가 거부하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끌고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보험재정위원회에 관한 글을 넣었다.

그 동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정리하는 동향에는 우선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올바른 의료보호법 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기초연대의 뒤를 이어서 빈민단체가 사회보장의 문제로 연대한 빈민연대틀로서 그 동안의 활동을 정리하였다. 최근 며칠 사이에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관한 내용도 정리하였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인 모성보호의 사회화, 그리고 장애인 시설직원들의 권리 찾기 운동도 동향에서 함께 다루었다.

현안이 되고 있지는 않으나 향후 개혁의 중요성에 있어 어느 과제에도 덜하지 않는 2000년 사회복지시설 평가의 효용과 개선점, 향후 과제를 또 하나의 기획으로 다루었다. 끝으로 이달의 성명서와 기사를 통해서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어려운 형국이야말로 사회적 연대를 담론화하고 그것을 사회개혁의 과제로 삼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편집진의 버릴 수 없는 소망이다.

심재호 / 편집위원, 한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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